스쿼트, 앉아보고 일어나보자 - 황상욱 건강운동관리사
여전히 글이 늦다. 개인적인 게으름도 있지만 제일 큰 부분은 느낌이 아닐까 싶다. 작곡가들은 영감을 받으면 '악상이 떠올랐다.' 라고 표현한다. 마찬가지로 나도 뭔가 딱 느낌이 오는 날에 글을 써야 문장도 어색하지 않고 아이디어도 잘 나오는 것 같다. 뭐... 이거나 저거나 독자들에겐 변명일뿐이니 죄송할 따름이다. 바로 운동으로 들어가보자.
오늘 배울 운동은 스쿼트이다. 아마 여러분이 알던 스쿼트와는 상당히 다른 스쿼트가 될 것 같다. 흔히 '스쿼트'를 언급하면 많은 사람들이 떠올리는 말이 있다.
무릎은 발 끝을 넘어가지 마세요 혹은 무릎 각도를 90도로 만드세요.
퍼스널 트레이닝을 받을 때 이런 말을 하며 스쿼트를 시키는 트레이너가 있다면 당장 환불하기 바란다. 합당한 이유가 있다면 모르겠지만, "무릎 나가요."라는 이런 되도 않는 이유만을 댄다면 주저말고 다른 곳을 찾아보라. 운동을 들어가기 전, 저 문장이 무엇이 문제인지 잠깐 살펴보겠다.
지금 무릎을 한번 쫙 폈다가 굽혀보자. 얼만큼 움직이는가? 대략 150도 정도 움직이는 걸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다. 이처럼 자연스러운 무릎의 움직임은 150도까지 일어난다. 이제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이 들 것이다.
왜 90도까지만 움직이라는걸까? 더 굽히면 무릎에 무리가 가기 때문에? 과연 무릎에 무리가 갈까?
자, 쉬운 예를 들어보자. 볼트가 있고 이 볼트를 조이기 위해 스패너를 써야한다. 어느 각도에서 힘을 주는 것이 효과적일까?
위 그림처럼 90도에서 힘을 가할 때 강하게 나사를 조일 수 있다. 일상생활에서도 많이 느껴봤을 것이라 생각한다.(역학 포스팅이 아니니 모멘텀이나 토크의 개념은 따로 이야기하지 않겠다.) 이제 이 예를 스쿼트에 적용시켜보자. 그럼 다음과 같은 결론을 얻을 수 있다.
오히려 90도로 앉을 때 무릎에 무리가 더 간다.
잠깐 짚고넘어갈 부분 하나,
90도 스쿼트, 즉 하프 스쿼트가 안좋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목적에 따라 스쿼트를 선택하라는 것이다.하프 스쿼트는 퍼포먼스 향상을 위해 선수들이 즐겨하는 스쿼트 종류 중 하나이다. 끝까지 앉는 풀스쿼트에 비해 대퇴사두근의 작용이 더 많기 때문에 허벅지 근육을 집중적으로 발달시킬 수 있다.(대퇴사두근이 작용이 많기 때문에 무릎에 더 많이 긴장이 간다.)
그래도 뭔가 반박하고 싶다면 다음 그림을 보자.
아기도 스쿼트할 때 저렇게 쭈그려 앉는다. 아직 어리니깐 무릎이 튼튼하다는 소리는 하지마시라. 성장이 끝나지도 않은 아기가 튼튼해봤자 얼마나 튼튼하겠는가.
스쿼트 후 무릎이 아픈 건, 무릎이 발 끝을 나가서가 아니라 당신의 발목, 고관절, 흉추의 가동성이 나오지 않기 때문에 그런 것이다.
무릎은 아무런 잘못이 없다. 유명한 기능해부학 책에 이런 말이 하나 나온다. "knee is the slave to the hip and foot." 다시 말해, 무릎은 고관절과 발목의 노예란 소리이다. 즉, 무릎의 통증은 무릎 자체에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발목이나 고관절의 이상으로 인해 스트레스 포인트가 무릎에 집중되어 나타나는 것을 말한다.
스쿼트를 하고 싶다면 발목, 고관절, 흉추에 신경을 쓰자.
서론이 길었다. 이제 운동을 해보자.
1) 그림처럼 의자에 앉는다.
2) 발이 지면에 닿아야한다. 발이 닿았을 때 무릎 각도는 90도를 유지한다.
3) 체중은 양 발, 그리고 의자에 닿는 엉덩이뼈 이 3군데에 고르게 분포한다.
4) 체중 분포를 유지하며 그림처럼 '골반만' 앞, 뒤로 움직인다.
5) 하루에 10번씩 10세트 실시. 쉬는 시간은 제한이 없다.
주의할 점)
1) 체중이 엉덩이뼈에만 있으면 안 된다. 양 발에도 고르게 분포할 것
1) 레벨 1과 나머진 다 동일하다. 양 발, 엉덩이뼈에 체중을 고르게 분포한다.
2) 그 자세를 유지하면서 누가 내 정수리를 천장을 쭉 잡아당긴다고 생각하자. 턱이 자연스레 당겨지며 가슴이 펴질 것이다.
3) (2)번 자세를 유지하며 레벨 1 운동을 실시한다.
4) 하루에 10번씩 10세트 쉬는 시간 없이
주의할 점)
1) 골반을 앞뒤로 움직일 때 분명 가슴이 움직이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가슴이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골반이 움직여야 하는 걸 명심해야한다.
2) 많이 어렵다면 예전 포스팅에서 언급한 운동들을 실시하길 바란다.
1) 이제 체중을 양 발에 더 옮기며 의자를 빼보자. 자연스럽게 엉덩이가 뒤로 더 빠지게 될 것이다.
2) 척추는 마찬가지로 그림처럼 곧게 유지한다. (누가 정수리를 잡아당긴다고 생각해라.)
3) 위 자세를 유지하며 레벨 1 운동을 실시
4) 하루에 10번씩 10세트 쉬는 시간 제한 없음
주의할 점)
1) 중간에 허리가 아프면 바로 쉬길 바란다.
2) 허벅지 높이를 유지하며 골반을 앞뒤로 움직여야한다.
3) 골반이 움직일 때, 가슴이 움직이면 안 된다. 척추에는 움직임이 없어야하고 곧게 펴져야한다.
1) 그림처럼 쭈그려 앉는다. 레벨 3까지 열심히 했다면 무릎이 다칠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2) 허리는 레벨 2처럼 바르게 만든다.
3) 그런 다음 레벨 1 운동을 실시한다.
4) 하루에 10번씩 10세트 쉬는 시간 없음
주의할 점)
1) 체중은 발에 온전히 둬야한다.
2) 발가락이 떠서는 안 된다. 만약 뜬다면, 전 레벨 운동으로 돌아가 무게중심 분포에 더 신경을 쓴다.
스쿼트는 가장 기본이 되는 움직임이지만 그렇다고 가장 쉬운 움직임은 아니다. 좌식생활과 잦은 컴퓨터 사용으로 인해 쪼그려 앉는 패턴을 잊어버린 사람이 많다. 인간도 동물이기에 움직임은 인간이라는 존재에 필수적인 요소이다. 하지만 스쿼트가 잘 되지 않는다고 걱정할 필요도 없다. 이 글을 여기까지 읽었다면 움직이려는 마음가짐이 분명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귀찮을 뿐. 움직이려 하는 건 꼭 해야할 숙제나 과제가 아니다. 자신을 그런 틀에 얽메지말자. 그저 움직이는 것을 생활에 한 부분이라고 생각하고 즐겁고 행복하게 움직이면 된다. 그렇게 한다면 스쿼트를 굳이 연습하지 않아도 자연스레 쪼그려 앉는 자신의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모두 파이팅이다.
p.s. 개인적으로 내 글은 매니아층만 본다고 생각한다. 대중들에게 쉽게 읽힐 주제도 아니고 쉽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쓰지도 않았다. 물론, 문장 자체는 쉽게 풀어썼지만 중심 원리나 핵심 내용은 무게를 주어 썼다.
"그래서, 뭐 어떻게 해야하는 건데?", "그래서 이것만 하면 되는거야?"
이런 식으로 이 글을 읽지 말았으면 한다.
운동하는 건 바로 자신이다. 운동이 어떻게 좋고, 몸이 어떻게 움직일 때 느낌이 더 잘 드는지 본인 몸에 집중을 하며 운동을 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이거 한다고해서 살 안빠지니 다이어트 생각으로 이 글을 기대했다면 뒤로 가기를 누르면 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