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부터 시작하자 - 황상욱 건강운동관리사
처음으로 소개할 운동은 "Deab-Bug"라는 운동이다.
가장 기본 운동이자, 어떤 운동을 하든 간에 먼저 익혀야 하는 운동이다.
왜 플랭크가 아닌 이 운동을 해야 할까?
사람이 허리를 삐끗하거나, 담이 걸리는 이유는 움직일 때 안정성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움직임에 필요한 안정성을 만들기 위해 특정 근육이 과도하게 일을 한다.)
플랭크는 움직임 없이 정렬을 유지하는 운동이지만
Deab-Bug는 사지를 움직이면서 몸통 정렬을 안정적으로 유지해야 하는 운동이기 때문에 안정성 트레이닝을 하고자 하는 우리의 목적과 맞다.
지면 반발력(Ground Reaction Force, GRF)과 걸음(Walking)
사람은 누구나 땅을 밟으며 걷는다. 그렇게 걸을 수 있는 까닭은 땅이 사람의 체중을 버텨주기 때문이다.
물리법칙에 따라 작용이 있으면 반작용도 있는 법. 발로 힘차게 미는 만큼, 땅도 힘차게 발을 민다.
그 힘이 올라오며 발, 정강이, 무릎을 지나 허리에 도달한다. 인체는 이 힘으로 이용해 상체의 회전 만들고 전방의 추진력을 얻는다. (에너지를 흡수하지 않고 이용한다는 점에서 인체는 참 신비롭다.)
이 모든 일련의 순서들이 올바르게 이뤄지기 위한 전제는 단 하나다.
"신체 정렬이 올바른 상태"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것.
정상적인 신체 정렬의 경우, 충격을 흡수하는데 무리가 없도록 디자인되어있다.
반면, 오른쪽 그림처럼 정렬이 올바르지 못하다면 구조의 특정 부분에 스트레스가 가해진다.
(하지만 정렬이 올바르지 못하다고 해서 항상 통증이 있거나 나쁜 것은 아니다.)
충격이 쏠리면 뇌는 몸을 방어하기 위해 주변의 근육을 동원하여 구조를 보호한다.
문제는 이와 같은 상황이 지속적, 만성적으로 나타날 때 구조를 잡아주는 근육이 버티지 못한다는 것이다. 마치 3명의 업무를 1명에게만 시키는 것과 같다. 이 때 근육은 '통증'을 이용해 자신의 위급함을 신체에 알린다. (‘통증’은 나쁜 것이 아니다. 몸상태를 알려주는 신호일뿐이다. 만약 통증을 느끼지 못하는 수준까지 악화된다면 정말 문제가 심각하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우리는 가만히 있거나 움직일 때 외부 스트레스를 최소화할 수 있는 최적의 정렬을 만들어야 한다. 최적의 정렬을 정적으로 혹은 동적으로 유지하는 힘을 만들어줘야 하는 것이 코어 운동의 역할이다. (정렬이라고 해서 똑같은 자세로 계속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운동선수들에게 정적인 정렬 유지는 치명적이다. 이처럼 항상 맞고, 옳은 것은 없다.)
신체의 정렬 중, 오늘은 골반을 이야기하며 운동을 시작해보려 한다.
골반 중립(Neutral Pelvic Position)
골반 중립, 말이 좀 이상하다. 영어를 한국어로 옮기려 하다 보니 어감이나 본래의 느낌이 잘 살지 않는 부분이 있다. 이럴 때 그림을 보면 이해하기 훨씬 쉽다. 가운데 그림이 골반을 중립으로 잡고 있는 모습이다.
그림을 보면 골반을 물이 담긴 양동이로 묘사한 것을 볼 수 있다. 여기서 물은 에너지 혹은 힘을 의미한다. 이 그림이 말하는 바는 골반이 안정적인 상태로 있어야만 에너지를 더 잘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왜 그럴까?
골반은 무게 중심이 되는 부분이자 상체와 하체를 연결해주는 다리역할을 하는 부분이다. 움직일 때 무게중심이 어디에 위치해있는지, 하체에서 전달된 힘을 상체에 어떻게, 얼마나 잘 전달할 수 있는지는 골반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골반을 중립으로 만드는 것이 힘을 전달하고 몸통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데 도움이 된다면 항상 골반 중립을 유지해야하는 것일까?
그건 상황에 따라 다르다.
쇼트트렉 선수, 멀리뛰기 선수, 농구 선수 등 운동선수들이 경기하는 것을 보면 오히려 골반이 계속 움직이는 것을 볼 수 있다. 지금 이야기할 단계가 아니기 때문에 차후에 더 언급하도록 하겠다. 지금 알아야할 것은 골반을 중립으로 만드는 것이 자세 정렬에 있어서 중요하다는 것이다.
자, 이제 Dead-Bug 운동을 해보자.
편히 바닥에 누운 뒤, 무릎을 굽혀 땅을 지지한다.
그런 다음 골반의 움직임을 인지하기 위해 그림처럼 골반을 왔다갔다 움직여본다.
호흡의 경우 정상으로 돌아갈 때 들숨, 허리를 땅에 딱 붙일 때 날숨을 쉰다.
이 때, 상체에 긴장을 주면 안된다. 허리를 바닥에 붙일 때 복부의 긴장과 골반의 움직임에만 집중해보자.
파트너가 있으면 더욱 재미있게 운동할 수 있다. 허리 밑에 만원을 두고 파트너가 돈을 가져가지 못하게 허리로 만원을 지긋이 누르자. 15초 동안 버티면 만원은 당신의 것. 시급도 아니고 초급이 만원이다.
도전할 만하다.
익숙해졌다면 수건을 허리로 가볍게 누른 상태를 유지하고 손을 천장에 뻗어보자.
호흡은 참지말고 자연스럽게 쉰다.
그런 다음, 계속 수건을 살포시 누르며 한 손씩 머리 위로 내리며 교차시킨다.
손이 내려갈 때 들숨, 원래 상태로 돌아올 때 날숨을 쉰다.
주의할 것은 허리가 바닥에 뜨지 않아하며, 호흡을 참지 말고, 상체의 긴장을 줘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오래 앉아있거나 컴퓨터 업무에 익숙한 분, 어깨가 굽고 거북목인 사람의 경우,
운동 같지 않아보이는 이 동작만 실시해도 옷이 땀으로 젖는 것을 볼 수 있다.
이젠 두 발과 두 손을 모두 바닥에서 띄운다. 동영상에서 보이는 것처럼 시작 상태를 만들고
한 발씩 발을 내려본다. 마찬가지로 호흡은 참지말고 자연스럽게(내릴 때 들숨, 돌아갈 때 날숨)
허리는 계속 수건을 눌러줘야한다. 상체의 긴장은 당연히 풀어야한다.
상체에 긴장이 많이 간다면 무릎을 피지말고 그대로 굽힌 채로 발가락을 바닥에만 터치한다.
그래도 많이 들어간다면, 전 단계 운동으로 돌아간다.
레벨 2처럼 먼저 처음 자세를 만든다.
이번에는 팔과 동시에 발도 움직임을 추가해보자.
수건을 계속 누르며 이번에는 한 쪽 발을 내림과 동시에 반대쪽 손을 머리 위로 올린다.
호흡은 내릴 때 들숨, 돌아갈 때 날숨이며 마찬가지로 상체에 긴장을 줘서는 안된다.
이렇게 총 3가지 단계의 Dead-Bug를 알아봤다.
처음 봤을 땐 별 운동같지 않은 운동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지만, 일단 해보시라.
결코 무시할 운동이 아니다.
횟수와 세트 수에 얽메이지 말고 위 움직임들을 2~3분 정도 무리없이 하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
어깨 관절 움직임에 문제가 있는 사람이라면(오십견, 유연성 부족 등) 손이 바닥에 닿기 힘들 것이다.
만약 닿는다고 해도, 허리에 있는 수건을 못 누를 가능성이 크다.
다리 움직임에 문제가 있는 사람들이여도 다리가 움직일 때 허리가 뜰 가능성이 많다.
이 동작에서 허리가 뜨는게 도대체 뭐가 문제일까?
중력의 방향은 다를지라도 사람이 누우면 중력의 영향을 고르게 받는다. 쉽게 말해 더 편하다는 말이다.
편한 자세에서도 몸통 정렬을 유지하지 못하는데 하물며 서있는 상태에서 정렬을 유지할 수 있을까?
당연히 힘들 것이다. 그리고 위 자세는 신체 발달 과정 중 자연스럽게 생겨나는 동작이다. 아직 뒤집기를 하지 않는 아기들을 보면 Dead-bug 시작 자세를 굉장히 편안하게 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먹고 사느라 바빠서 몸에 무관심했다면, 늦지 않았다.
지금이라도 하나씩 천천히 따라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