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에 대해서 공부하다보면 먹는 것에 대한 중요성을 많이 듣게되죠?그 중심은 장(腸)에 있습니다. 우리가 먹은 음식은 장에서 소화가 되고, 음식의 영양소는 결국 장에서만 흡수할 수 있습니다. 장이 제대로 기능하지 않으면 아무리 좋은 음식과 영양소를 먹어도 몸에 제대로 흡수되지 않습니다. 이런 당연한 사실은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간과하고 있었습니다. 장이 잘 소화하고 흡수할 수 있는 방식으로 먹지 않으면 그 영양소가 뇌와 몸에 흘러가지 않는 것이죠. 뇌와 몸을 건강하게 하려면, 먼저 장을 건강하게 해야 합니다.
장이라는 땅에서, 몸과 마음이 자란다
장은 건강한 몸과 마음을 만들기 위한 기본이 됩니다. 우리 몸은 세포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 세포의 활동성은 호흡과 식사를 통해 결정됩니다. 식사로 장에 들어온 영양소가 우리 몸 곳곳으로 운반되어 세포를 구성하고 호흡으로 폐로 들어온 산소와 함께 활동에 필요한 에너지가 됩니다.
예를 들어, 영양소인 단백질은 소장에서 아미노산으로 분해되고 세포로 흘러들어가 다시 단백질로 합성됩니다. 이 단백질이 몸속의 근육, 골격, 장기, 혈관, 신경 등이 만들어지는 재료가 됩니다. 그리고 산소와 함께 작용하면서 세포에 에너지가 됩니다.
마음 역시 세포의 작용으로 만들어집니다. 우리는 마음가짐이나 생각, 행동방식을 의지로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결국 세포의 구성과 건강 상태에 영향을 받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의 마음가짐이나 생각, 행동방식 역시 장에서 만들어진다고 할 수 있습니다.
장이 하는 역할은 무엇일까?
장은 크게 3가지 일을 합니다. 먼저, 음식을 소화하시고 영양분을 몸에 흡수합니다. 그리고 이런 영양분은 세포에 에너지가 됩니다. 마지막으로, 면역작용을 통해 밖에서 몸속으로 들어온 세균, 바이러스 등을 막습니다.
장이 하는 일 1 영양분 흡수(소화작용)
장은 소화·흡수를 담당하는 소장과 배설을 담당하는 대장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소장에서 분비된 소화효소에 의해 영양소로 분해된 음식물은 혈액으로 흡수됩니다. 흡수 면적이 늘리기 위해 소장에는 무수한 주름이 형성되어 있습니다. 대장은 수분을 흡수하고 비타민 B와 비타민K를 포함한 비타민의 일부를 합성하며, 소화 후 남은 음식물은 대변을 형성하여 배변해주는 기능을 합니다. 잘 흡수하고 잘 내보내는 장이 건강한 장입니다.
장이 하는 일 2 세포에 영양분 공급(활동 에너지 생성)
흡수된 영양소를 통해 우리 몸의 세포가 원활하게 에너지를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세포는 활동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두 개의 체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하나는 당질로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해당계(glycolysis)'라는 단순 체계이고, 또 하나는 해당계로 분해된 영양소와 산소를 결합해서 에너지를 만드는 '미토콘드리아계'라는 고기능 체계입니다. 이 2가지 체계를 일종의 에너지 공장이라고 할 수 있는데 우리 몸속 세포마다 수백 개에서 수천 개나 내장되어 있습니다.
해당계 에너지는 바로 만들어 바로 쓸 수 있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원료가 되는 포도당의 일부는 간이나 근육의 세포 속에 줄줄이 묶인 상태로 저장되기에 빠르게 에너지를 쓸 수 있습니다. 이렇게 줄줄이 묶인 포도당이 '글리코겐'입니다. 글리코겐이 세포 속의 해당계에서 분해되면 우리 몸에 에너지가 보충되면서 단숨에 힘을 낼 수 있습니다.
다만, 에너지를 지속해서 소비해야 할 때는 미토콘드리아계 에너지가 필요합니다. 해당계에서 피루브산으로 분해된 영양소는 세포의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미토콘드리아로 운반돼 TCA회로(Tricarvoxylic Acid Cycle)라는 순환 과정을 빙빙 돌아서 수소를 뽑아냅니다. 이 수소가 다른 경로로 운반된 산소와 결합해 물이 생기는 과정에서 굉장한 에너지가 만들 냅니다.(그런데 세포를 노화시키는 활성산소도 이때 생긴다고 합니다.)
해당계 에너지의 양은 전지 2개분(2 분자)인데, 미토콘드리아계 에너지는 36개분(36 분자)이나 된다고 합니다. 때문에 해당계 에너지를 많이 쓰면 순발력이 좋고, 미토콘드리아계 에너지를 많이 쓰면 지구력이 좋습니다.
장이 하는 일 3 면역작용
소장에서 영양소를 흡수하지만 세균이나 바이러스의 침입을 막도록 면역체계가 있습니다. 소장의 표면을 이루는 상피세포에는 병원균 등의 침입에 대비하기 위해 '자연면역'의 감지기가 빽빽이 돋아나 있고, 소장의 무수한 주름 틈새에는 '획득면역'의 핵심인 수많은 백혈구가 출동 명령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렇듯 우리 몸의 면역 체계는 '자연 면역'과 '획득 면역'으로 나뉩니다.
자연 면역은 세포 하나하나에 갖춰진 원시적인 방어 기능입니다. 바이러스와 병균이 몸속에 침입하면 세포 안 팍에 둘러쳐진 TLR(Toll-Like Receptor, 톨 유사 수용체)라고 불리는 감지기가 가장 먼저 반응하여 주변 세포에 알립니다. 그러면 세포들이 항균, 항바이러스 물질을 일제히 분비해 이러한 병원체를 없앱니다. 이런 자연 면역이 제대로 작용하면 감염에 걸리더라도 초기 단계에서 낫습니다.
일반적으로 면역이라고 하면 획득 면역이라고 할 수 있는 백혈구의 작용을 먼저 떠올리는데, 백혈구라는 방어부대가 활동하는 이유는 자연 면역이라는 최전방이 종종 뚫리기 때문입니다. 백혈구의 방어 구조는 매우 복잡합니다. 백혈구가 수행하는 방어 기능은 항체라는 무기로 바이러스나 병균을 잡은 후 먹어치우는 것으로 마무리되는데, 항체를 만드는 과정이 너무 까다로워 완성에만 5~7일이나 걸린다고 합니다. 1차적인 자연 면역이 중요합니다.
대다수의 병원균은 자연 면역을 통해 1차적인 방어하고 이가 뚫린다면 획득 면역을 통해서 처리됩니다. 장은 이렇게 면역체계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장에 좋은 생활습관은?
1. 장에 맞는 음식을 먹는다
기본적으로 장에 잘 맞는 음식을 먹는 게 중요합니다. 어떤 영양소를 함유하고 있는지 보다 훨씬 중요합니다. 왜냐하면 모든 영양소는 장에서 소화되어야만 세포로 운반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장과 궁합이 잘 맞는 식품은 기본적으로 동물성보다는 '식물성'입니다. 콩류> 생선> 육류 순입니다. 같은 식물성이라도 가공을 하면 장과 성질이 맞지 않게 됩니다. 가공하고 정제한 백색 탄수화물보다는 갈색 탄수화물을 먹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장에서 소화가 어려운 식품들도 발효하거나 물에 불려서 발아시키면 장과 성질이 잘 맞도록 변화하여 소화가 용이해집니다.
2. 식이섬유를 챙겨 먹는다
식이섬유는 장에서 소화 흡수되지 않아 영양소라고는 할 수 없지만, 소화되지 않은 채 대장으로 운반되어 장운동을 돕습니다. 장운동은 장이 단독으로 움직여서 생겨나는 현상이 아니라 음식에 들어 있는 식이섬유와 함께 움직이며 생겨납니다. 때문에 식이섬유가 부족하면 필요 이상으로 장운동을 해야 하고, 이 상태가 오래 지속되면 장벽이 두꺼워지고 딱딱해지고 맙니다. 이런 바람직하지 못한 운동이 되풀이되면 장이 만성피로에 시달려 장운동도 둔해집니다. 그 결과 변이 장에 머무르는 시간이 길어져서 여러 가지 해로운 물질이 생기고 유해한 균이 번식하기 시작해 장속은 마치 음식물 쓰레기통처럼 되고 맙니다. 이런 경우 방귀의 냄새도 독해집니다. 방귀 냄새를 통해 장이 얼마나 더러워졌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평소 식사 때 식이섬유 함유량이 높은 식물들을 함께 먹어주는 것이 좋습니다.
<식이섬유의 함유량이 높은 식물>
정제하지 않은 곡물류: 현미, 납작보리, 메밀 100% 국수, 오트밀
콩류: 콩, 비지, 콩가루 등의 콩제품
채소, 과일류: 우엉, 시금치, 호박, 고구마, 브로콜리, 바나나
해조류: 톳, 미역, 우뭇가사리
버섯류: 표고버섯, 목이버섯
3. 장속 미생물을 신경 쓴다
건강한 장을 위해서는 미생물을 신경서 주어야 합니다. 장 속에는 100~300 종의 미생물이 무려 100조 마리나 서식한다고 합니다. 그중에는 비피두스균(유산균의 일종)으로 대표되는 유익균이 있고, 대장균, 월치균(Welch bacillus)따위의 유해균도 있습니다. 그리고 유익균도 유해균도 아니지만 상황에 따라 유리한 쪽으로 붙는 '눈치균'도 많이 있다고 합니다.
유해균은 장 속 단백질을 부패시켜 악취를 풍기는 인돌(indole)이나 스카톨(scaktole), 아민(amine) 등의 유해물질을 만들어냅니다. 이 유해물질은 영양분의 소화 흡수를 방해하고 변비나 설사, 고혈압 노화 등의 원인이 되며, 발암물질을 만들어내고, 과민성 대장 증후군이나 염증성 장질환 등을 일으킵니다.
반면에 유익한 유산균은 장에서 영양소의 소화흡수를 돕고 비타민도 합성합니다. 그리고 외부에서 침입한 병원균의 증식은 막고 면역 세포의 활동을 자극하는 등 우리 몸의 건강을 증진하는 방향으로 작용합니다.
눈치 균들이 유해균들과 작용하지 않기 위해서는 장 속의 유익균이 20%만 되면 된다고 합니다. 유익균으로만 되어 있다고 좋은 것은 아니라고 합니다. 이 정도 비율을 유지하는 게 좋습니다.
4. 단식을 한다
장을 건강하기 위해서는 휴식하게 하는 것도 중요하기 때문에 주기적으로 단식을 해주어야 합니다.
공복일 때 세포가 자가 소화작용(Auto Phagy)이라는 재활용 기능을 가동합니다. 제대로 합성되지 못한 불량 단백질은 세포에 쌓인 쓰레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불량 단백질을 아미노산으로 분해한 뒤 이를 단백질 합성의 원료로 또다시 사용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단식을 하지 않고 계속 먹기만 하면 장뿐만 아니라 세포에도 단백질 쓰레기가 점점 쌓이고 자가 소화작용도 작동하지 않습니다.
이렇게 하루를 내보내는 일(배변)로 시작하면 장속의 쓰레기(변)가 쉽게 배설됩니다. 게다가 과식도 억제되므로 그 영향이 세포 속 쓰레기 처리로도 이어집니다. 이처럼 장과 세포 양쪽에서 면역력을 높이면 감염 등을 물리칠 수 있을 정도로 생명력이 높아집니다.
단식하는 법은 어렵지 않습니다. 전날 밤 8시부터 이튿날 정오까지 16시간 동안 단식을 하고, 하루의 약 절반은 '장이 쉬는 시간'으로 만들어 줍니다. 아침 식사는 소화에 부담이 되지 않으면서 비타민, 미네랄 등의 미량의 영양소를 보충할 수 있는 제철과일이나 물 500~750ml를 먹습니다. 정오까지 열에 익힌 식품은 먹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이러한 아침 단식법은 장의 독소 제거를 촉진합니다.
5. 장 마사지를 한다
단식과 함께 매일 장을 마사지(안마)하는 것도 획득 면역의 백혈구의 기능을 활성화하는데 좋습니다. 소장 안 쪽 면에 노폐물을 걸러내는 작용을 하는 림프관이 밀집되어 있는데, 장에 일정한 자극을 주면 림프를 마사지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장을 마사지해서 장운동을 촉진하면 소장에서 대기하는 백혈구의 작용이 활성화되어 면역력이 강화됩니다.
소장 주무르기: 천장을 보고 누운 상태에서 배꼽 주의를 양 손가락 끝으로 꾹꾹 눌러준다. 단단하게 뭉쳐있는 부위는 많이 주무른다.
대장 주무르기: 천장을 향해 누운 상태에서 어른족 무릎을 왼쪽 무릎 위에 올린 후 오른쪽으로 돌아누워 왼쪽 옆구리가 위로 오게 한다. 배의 왼쪽 부의를 왼손으로 천천히 주무른다.
소화가 잘 안되고 먹어도 영양이 잘 흡수되지 않는 느낌이 드신다면 장이 건강하지 않은 상태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장이 모든 건강의 기초가 되는 세포의 건강을 책임지고 있기 때문에 건강하게 유지해주면 좋겠습니다. 위에 말씀드린 5가지 장에 좋은 습관을 하나씩 실천해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