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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역전의기량 Jan 08. 2022

마음속 아빠 그릇을 비워내는 시간

어릴 적 나와 다시  만나다.


아빠.... 여기는 많이 추운데 하늘나라는 날씨가 어떤지 궁금하네.
엄마는  동생이 감사하게 잘 보살펴 줘서 많이 나아지고 있어.
오늘은 아빠한테  그동안 못한 말이 있어서.

내가 장녀로서, 동생들을 잘 보살피지 못했고
아빠를  하늘나라로 보내야 했던 날, 돈 많이 벌어서 아빠한테 성공해서 보여준다는 약속 했었잖아.
 15년이 지난 지금까지 지키지 못해 미안해. 아빠와의 약속을 지키고 싶었는데, 맘처럼 쉽지 않더라고.  

아빠를 두고 나와서 아빠를 하늘나라로 보냈던 그날의 기억의 자책 때문이었는지 더욱이 약속을 지키지
위해 나 자신을 옭아매고 완벽하려 하면 할수록 나뿐 아니라 내 주변 사람들도 아프게 되더라고.

아빠한테 했던 약속이 내 인생의 먼저가 아니라
내가 나답게 온전히 내 삶을 살면서 주변 사람들과 호흡하게 되면 자신이 자유로워질 수 있을 것 같아.
아빠도 현생에서 행복하지 못했다면 남은 인생은 하늘나라에서 누구 아빠가 아니라
아빠 자신을 챙기며 사는 삶 되길.   






누구나 가슴속에 말 못 하는 사연이 있지요.  들어보면 어느 집이나 다 있는 것인데 저라는 사람은 제가 이 세상에서 가장 힘든 사람이라 생각했습니다.  꺼내지도 못하고  늘 가슴속에 담아 두고 누가 알까 걱정하며 전전긍긍했던 세월에 항상 강한 척 센척하면서 살았습니다.  그런데 그거 아세요? 마음을 닫고 귀를 닫고  현실을 열심히 살아간들 ,  나 자신이 나를 모르는 이상에야  정신적 육체적으로 탈이 날 뿐이지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는다는 것을요.


 아마도 지나간 세월에 누가 흘러가듯  이야기해주었었는지는 모릅니다.  그러나 약이 되고 살이 되는 것도 자기 것으로  받아들이지 못하면 그냥 소비되어 사라지는 종이조각 같은 말일수 있기에  저는 터득해가는데 시간이 오래 걸렸습니다.  두 번의 유방암 수술과  평생 건강하게 살 것이라 생각했던 엄마가 치매까지 앓고 나니  더 이상 같은 삶을 살 수 없다는 생각에 다시금 제 삶을 찬찬히 곱씹어 보게 되었습니다.



아버지를 미워해도 괜찮아요.

어릴 적 아버지와의 관계는 윤아 씨 탓이 아니에요. 아버지 자신에 대한 문제였던 거예요.

마음에 가득 채워 있던 아버지에 대한 생각의 그릇을 조금씩 조금씩 비워 내보세요.  


요즘 제가 자주 보는 프로그램은  오은영 박사님이 나오시는 " 금쪽 상담소"인데요.

연예인들은 돈을 많이 벌고 쉬고 싶을 때 쉬면 되니까 고민이라는 것은 없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돈을 쓰고 싶을 때 쓰면 되는데 무엇이 고민일까? 하는 저만의 주관적인 생각이 많았었지요.   그런데  프로그램을 보면 볼수록  제가 잘못 생각하고 있었구나. 생각이 들게 되었습니다.  연예인도 사람이구나.  


위드 번아웃

금쪽 상담소 14회에서는  10년 동안 번아웃과 살고 있는 자우림 멤버 김윤아 씨가 나오셨습니다.  김윤아 씨는  2014년부터 아무 일에도 의미가 없는 번아웃이 오셨다고 하셨는데요.  번아웃과 공존하는 방법을 찾고 싶어 금쪽 상당소를  찾아오셨다고 하셨는데요. 번 아웃이란 신체적이든, 정신적이든 에너지를 전부 소진해서  완전히 고갈된 상태를 말하지요. 번아웃이 오면 무기력하기에 사소한 일에도  짜증이 오고 우울하기도 하고  아프기도 하니  하려는 일이 의미가 없게 되지요.


하려고 마음먹은 일은 완벽하게 하고 남하고 약속한 일은 꼭 지켜야 하고 대부분의 사람들보다도 주변의 상황에 예민한 윤아 씨! 위대한 탄생  멘토 준결승전에도 아프지만 다른 사람에게 피해 줄까 봐  준결승전에서도 한쪽 귀, 한쪽 눈 막고 최선을 다했던 윤아 씨에게는 어떤 이유 때문에 이런 일들이 생기게 되었을까요?


목공소에서 사이즈에 맞게 매까지 제작하신 폭력적 아빠와의 삶.

밖에서는  선량한 아버지이지만 집에서는 모든 사람을 통제하고 엄격하게  제어해야 했던 아버지.

부모로서 자신을 보호해주고 성장할 수 있게 도와주는 조력자가 아닌 불안과 두려움을 만들어 주었던 아버지이게 창조적인 음악을 만들어 내며 삶의 방향성을 만들어 가셨던 윤아 씨


어떠한 일들이 일어나면 해결 방법을 찾아 해결하고 넘어졌다 일어섰다는 반복하는 것이 인생이라 하지만

2014년 일어났던 사건에 아이들이 보호받지 못한 상황, 어른들이 할 수 있는 역할이 없었던 상황에 어린 시절 아버지와의 관계에서의 아픔처럼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이 없다는 무기력감이 강해지다 보니 어떨 때보다 강하게 왔던 번아웃








너희 아빠 XX병원에 입원해 있어.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데.


15년 전,   지금은 아빠 곁으로 가신 큰 아버지의 전화였습니다.   전화를 받고 놀래서  병원에 갔지만 얼마 지나지 못하고 아빠는 하늘나라로 떠나셨습니다.  저희 아빠는 혼자 계시다 쥐약을 드시고 자살을 하셨었는데요. 영안실에 누워 있는 아빠. 내가 그때 혼자 두고 가지 않았다면 혼자 가슴앓이하고 하늘나라로 떠나지 않았을 텐데 라는 생각에 제 가슴 한 구석이 오랜 시간 저리고 아팠었습니다.


제 나이 20살,  고등학교 졸업 이후 출퇴근 시간이 4시간이 걸리는 곳에 취업을 하면서도 유년시절 접 해지 못한 서울 생활이  즐겁기만 했었습니다.  기다리던 첫 월급날 저는 첫 월급을 타면 집에 선물을 드려야 한다는 것은 알았지만  월급을 드려야 한다는 것은 몰랐습니다.  유년시절 아빠가 실직을 한 이후 저희 집은 늘 돈에 자유롭지 못했고  엄마가 살기 위해 장사를 했지만 엄마가 늦게 오는 날이면 아빠는 엄마를 때리곤 했었습니다.  엄마가 집을 나간 이후에는 딸들을 때렸던 아빠를 보면서  내가 돈을 번다면 아빠 엄마처럼 살지 말아야지.라고 생각했기에  더욱이 제 월급을 쥐고 있으려고 했는지도 모르지요.





모 아니면 도


동생들이 먼저 집을 떠나고 아빠와 저만 둘이 살던 20살 여름 어느 날,  아빠는 밖에서 술을 드시고 집에 오셨었습니다.  저는 한편에 선풍기를 틀고 있었고 아빠는 한쪽 옆에서 술을 또 드셨었는데요.   술을 드시다 술병을 깨고 바닥에 피를 발라 유리조각을 들면서 저더러 집을 나가라 하셨었습니다.    너무나 무서웠던 상황 저는 도망갈 수밖에 없었습니다.  저는 도망쳐서  차 뒷속에 숨어 친구에게 전화를 했고 친구네 집으로 가서 하룻밤 묵었습니다.   친구네 집에서 자고  퇴근한 다음날 친구랑 손을 잡고 집에 갔지만  화가 잦아든 것이 아니라 아빠는 제 짐을 다 싸놓고 계셨었더라고요.  그 상황에 저는 많은 생각을 하지 못했었습니다.  만약 친구가 집으로 간다면 나 혼자 여기 있다면 또 맞을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드니  아빠가 싸 둔 가방을 들고 집을 나왔었습니다.  그 이후 엄마가 살고 있는 집으로 가서 같이 살게 되었었지요.


엄마와 같이 살면서도 한 번쯤은 아빠를 찾아간다던가 안부를 물어도 되는데 하지 못했었습니다.  전화를 하면 아빠가 받아 줄 것이라 생각도 못했고. 그때 아빠를 생각하면 무서운 면이 더 강했었으니까요.  





니 책임이 아니야. 이제는 아빠를 보내주어도 돼.


아빠가 엄마를 때린 것, 우리들을 때린 것은 잘했던 것은 아니만 아빠도 아빠 자신을 돌보기보다 아빠로서 책임을 다하기 위해 고군분투를 하다 보니 많이 힘들고 지쳤었는지 모릅니다.  하나둘씩 자신을 떠나는 것을 보고 나 마저 보내려 했던 아빠. 아빠가 하늘나라로 간 것도 아빠의 선택이었을지는 모르지만 내가 아빠의 딸로서  아빠의 마음을 배려하지 못해서 하늘나라로 떠나게 한 것 같아 아빠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편하게 해주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세상을 살면서 나를 먼저 알지 못하고 약속을 지키지 위해 완벽하려 했던 삶을  살다 보니 다치고 쓰러지는 것을 반복해야만 했었습니다. 작은 부분부터 만족하려 하기보다 돈을 많이 벌어 아빠한테 약속을 지키려 했던 것은 약속을 지키기 위한 책임감이었던 것이지 나 자신이 자신을 지키기 위함이 아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기에 가득 차 있던 그릇을 비워내고 저라는 사람으로 채워 나가는 연습을 하려 합니다.

내가 할 수 없는 것을 비워내고 자신을 아끼며 사랑하는 그릇이 채워진다면 세상에 존재하는 이유를  온전히 전할 수 있을 테니까요.



나답게 나를 지키며 삶의 주인공으로 살 수 있는 사람 : 나 자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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