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을 배우다, 인생을 배우다
일요일이라서.
개강 전, 빡셈이 시작되기 전 마지막 일요일이라서.
더 자고 싶었던 건 당연했다.
그런데 지인과 서울에서 약속이 있었다.
어제는 주사 맞느라 운동을 쉬었고,
오늘은 약속 전에 운동을 해야 했다.
결국 일어났다.
간단히 아침을 챙겨 먹고 나가려는데 카톡이 울렸다.
“애기가 다쳐서 응급실 갔다가 밤새고 방금 왔어…”
아이는 아파서 울고,
엄마는 아이 걱정에 밤새 노심초사했겠지.
나는 “괜찮다, 나중에 보자”고 답하고
헬스장으로 방향을 틀었다.
커피 한 잔.
카페인 충전.
일요일 오전 헬스장은 오랜만이라 공기가 낯설었다.
오늘은 복습 겸 전신운동.
덤벨 회전 스쿼트.
4kg이 괜찮길래 6kg을 들었다가
안경 부술 뻔해서 5kg로 내려왔다.
몸은 늘 “조절하라”고 말한다.
덤벨 풀오버는 척추기립근만 쓰는 줄 알았는데
엉덩이 수축까지 같이 들어가더라.
알고 나면 같은 동작도 다르게 느껴진다.
케이블 원레그 데드리프트.
주먹을 당기며 배꼽을 회전하는데
오른쪽은 잘 돌아가고, 왼쪽은 자꾸 막혔다.
‘왜지?’가 아니라 ‘여기구나.’
내가 계속 인지하고 잡아야 하는 포인트였다.
케이블 힙쓰러스트.
금요일에 해본 동작을 다시 하니
발로 밀어내는 힘이 깊어지고,
엉덩이 수축도 더 또렷해졌다.
케틀벨 스윙은 아직 한 박자 늦는다.
시작점과 착지.
타이밍은 연습이 만든다.
바벨 쓰러스터 15kg.
바벨을 수직으로 들고 올리는데
생각보다 부담이 크지 않았다.
예전의 나는 이걸 ‘무섭다’고 먼저 말했을 텐데.
천국의 계단 25분.
레벨 7~10을 오르락내리락.
온몸에서 비 오듯 땀이 쏟아졌다.
오늘의 걱정도 같이 빠져나가는 느낌.
스트레칭은
레인보우 플랭크, 힙브릿지,
고관절 스트레칭, 고양이 자세 호흡으로 마무리.
운동 후에는 순대국.
순대 빼고 ‘특’.
배부르게 먹고 스벅으로 공부하러 가는 길,
텀블러에 커피만 담아 스벅 가기. ㅎㅎ
어쨌든 스벅 커피다.
앉자마자 공부 대신
바디프로필 때부터 써왔던 운동일기를 꺼내
브런치로 옮겼다.
쓸 땐 몰랐는데,
다시 보니 내가 참 오래 걸어왔더라.
지난 2월 미처 못한 심리학·사회학·윤리학도 다시 열어
키워드를 정리하다가
머리에서 지진 나는 느낌이 와서
‘오늘은 여기까지’ 하고 일어났다.
저녁은 시금치, 참치, 검정콩.
항산화, 단백질, 식이섬유까지 챙긴 식사.
다만 시금치를 많이 먹으면 옥살산이 걱정이라
‘과하게는 말자’고 체크.
밥 먹고,
다음 주 아침 음식까지 만들어 두다 보니
하루가 금방 갔다.
이번 명절엔 참 많은 일이 있었다.
차례도 안 지내기로 했고,
남편과 대화도 많이 했다.
20년 가까이 내 인생을 내가 컨트롤하지 못하고 살았는데,
이제는 조금씩,
내가 나를 움직이기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