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장에서 알았다. 근육에도 성격이 있다는 걸

운동을 배우다. 인생을 배우다.

by 역전의기량

오늘은 복습하는 날.
머릿속에 남아 있는 수업 내용을
대화 형식의 이야기로 풀어보려 한다.




헬스장에서 운동을 하다 보면 가끔 이런 생각이 든다.

왜 어떤 사람은 오래 버티고, 어떤 사람은 순간 힘이 좋을까.



어느 날 데드리프트를 하다가 동쌤에게 물었다.


“동쌤, 왜 어떤 사람은 오래 운동하고도 멀쩡한데
어떤 사람은 몇 번만 해도 힘이 빠질까요?”

동쌤이 웃으면서 말했다.

“사람마다 타고난 기질이 다르듯,
근육도 저마다 가진 특성이 조금씩 다르거든요.”


“근육도 종류가 있어요?”

“네. 크게 지근섬유랑 속근섬유로 나뉘어요.”


“근육도 종류가 있어요?

몸속에 있는 건 다 살 아니면, 그냥 근육인 줄 알았는데요.

살은 물살 같은 건 줄 알았어요.”


동쌤이 웃었다.


“우리 몸은 생각보다 똑똑하니까요.

근육도 다 이름이 있는 거지요.”




“아, 그렇구나.

지근, 속근?

지근은 느리다는 그 ‘지’인가요?”


“맞아요. 먼저 지근섬유(TypeⅠ)부터 볼게요.


지근은 말 그대로 천천히 움직이는 근육이에요.

대신 오래 버티는 능력이 좋아요.”



지근섬유는

마이오글로빈 함량이 높고,

모세혈관 분포가 많고,

미토콘드리아 밀도가 높다.


“모세혈관은 들어본 적 있는 것 같은데요.

마이오글로빈?

미토콘드리아는 뭐예요?”


“쉽게 말하면요,

마이오글로빈은 근육 안에서 산소를 붙잡아 두는 저장창고 같은 거예요.


산소가 들어오면 잠깐 잡아두었다가

근육이 필요할 때 꺼내 쓰게 해주는 거죠.


그리고 미토콘드리아는

그 산소를 이용해서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공장 같은 곳이에요.



몸이 움직일 때 필요한 ATP라는 에너지를

여기서 만들어내는 거예요.”


“아, 그러니까

마이오글로빈은 산소를 저장해 두는 역할,

미토콘드리아는 그 산소로 에너지를 만드는 역할이네요?”


“맞아요.

그래서 지근섬유는 산소를 이용하는

유산소 에너지 대사 능력이 뛰어나고,

피로에도 강한 거예요.”



동쌤이 러닝머신 쪽을 가리켰다.


“저기서 오래 뛰는 사람들 보이죠?

저런 운동은 지근섬유를 많이 써요.”


생각해 보니

나는 가끔 러닝이나 롤링머신, 스키머신을 오래 하고도

멀쩡히 집에 간다.


“그럼 저는 지근이 많은 건가요?”

“그럴 수도 있죠.”




동쌤이 다시 바벨 쪽을 가리켰다.

“반대로 속근섬유(TypeⅡ)도 있어요.”


속근섬유는

마이오신 ATPase 활성도가 높고

근형질세망이 발달되어 있어서

근수축 속도가 빠르다.


“마이오신 ATPase요?

근형질세망 발달이요?

칼슘을 공급한다는 이야기는 들어본 것 같은데요.”

동쌤이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요. 어렵게 들리는데 쉽게 보면 돼요.


마이오신 ATPase는

근육이 ATP를 빨리 써서 힘을 내게 도와주는 성질이라고 생각하면 돼요.

이게 활발할수록

근육이 더 빠르게 수축할 수 있어요.


그리고 근형질세망은

근육 안에 칼슘을 저장해 두는 창고 같은 거예요.




근육은 칼슘이 나와야 수축하거든요.

그런데 속근섬유는 이 근형질세망이 더 발달되어 있어서

칼슘을 더 빠르고 많이 꺼내 쓸 수 있어요.


그러니까 정리하면


마이오신 ATPase가 활발해서

ATP를 빨리 쓰고,


근형질세망이 발달되어 있어서

칼슘도 빨리 공급되니까,


속근섬유는 순간적으로 강한 힘을 빠르게 낼 수 있는 거예요.”



“아, 그러니까

속근은 에너지도 빨리 쓰고

칼슘도 빨리 꺼내 쓰니까

수축 속도가 빠른 거네요?”


“맞아요.

대신 그렇게 빨리 쓰는 만큼

지근섬유보다 피로도 빨리 오는 거고요.”


그래서


점프,

무거운 중량 들기 같은

순간적으로 큰 힘을 내는 운동에 많이 사용된다.



동쌤이 말했다.

“기량님이 지금 하는 데드리프트 같은 거요.”


무거운 바벨을 들고

순간적으로 힘을 내는 동작.


이때는 속근섬유가 크게 작용한다.

하지만 단점도 있다.



속근섬유는 힘은 강하지만

지근섬유에 비해 피로가 빨리 온다.


그래서 무거운 중량을 몇 번 들고 나면

숨이 차고 힘이 빠지는 것이다.


헬스장에서 사람들을 보면


누군가는 오래 버티고

누군가는 순간 힘이 강하다.


그 차이는 노력도 있지만

어쩌면 근섬유의 특성 차이일지도 모른다.




운동을 하다 보면

내 몸이 어떤 근육을 더 잘 쓰는지

조금씩 알게 된다.


그리고 그걸 알게 되면

운동도, 내 몸도

조금 더 이해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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