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을 배우다. 인생을 배우다.
복습2탄
헬스장에서 운동하며 알게 되었다.
근육에도 성격이 있다는 것을.
지근은 오래 버티고
속근은 순간 힘이 좋다.
여기까지는 이해가 됐다.
그런데 또 이런 말이 나온다.
근섬유. 그리고 근섬유 비율.
나는 또 물었다.
“동쌤, 근육 성격이 다른 건 알겠는데요.
근섬유가 있다 했잖아요.
거기에 근섬유 비율도 있다는데…
근섬유는 뭐고, 비율은 또 뭐예요?”
동쌤이 웃으면서 말했다.
“근육을 하나의 덩어리로 생각하면 헷갈려요.
근육을 자세히 보면 그 안에는 아주 가느다란 근육 세포들이 모여 있어요.
그걸 근섬유라고 해요.”
“근섬유요?”
“네.
근육 → 근육다발 → 근섬유
이렇게 점점 작은 단위로 나뉘어요.
그리고 그 근섬유에도 종류가 있어요.
아까 말했던
지근섬유(TypeⅠ)
속근섬유(TypeⅡ)
이런 것들이죠.”
아.
근육 안에 지근과 속근이 섞여 있다는 말이
이 뜻이었구나.
나는 다시 물었다.
“그러면 근섬유 비율이라는 건 뭐예요?”
동쌤이 설명을 이어갔다.
“근육 안에 있는 근섬유는
지근이랑 속근이 섞여 있는데요.
사람마다
어떤 근섬유가 더 많이 들어 있느냐가 달라요.
그걸 근섬유 비율이라고 해요.”
예를 들면
어떤 사람은 지근섬유가 70%이고
속근섬유가 30%일 수도 있고,
어떤 사람은 속근섬유가 더 많을 수도 있다.
그래서
어떤 사람은 오래 버티는 운동에 강하고
어떤 사람은 순간 힘을 쓰는 운동에 강한 것이다.
그런데 문득 궁금해졌다.
나는 또 물었다.
“동쌤, 그러면 이건 타고나는 거예요?
아니면 운동하면 바뀌는 거예요?”
“기본적인 근섬유 비율은 유전적인 영향이 커요.
그래서 마라톤 선수들은
지근섬유 비율이 높은 경우가 많고요.
역도 선수들은
속근섬유 비율이 높은 경우가 많아요.”
“그럼 타고난 사람이 유리한 거네요?”
“유리할 수는 있죠.
근데 그게 절대적인 조건은 아니에요.
근섬유 비율이 전부는 아니거든요.”
듣고 보니 그 말도 맞았다.
타고난 바탕은 있을지 몰라도
결국 운동을 얼마나 꾸준히 하고,
어떻게 훈련하고,
얼마나 버티는지가 다르니까.
나는 다시 물었다.
“그럼 운동하면 근섬유도 바뀌어요?”
“완전히 다른 근섬유로 바뀌는지는 아직 논란이 있어요.”
동쌤은 이렇게 설명했다.
지구력 훈련을 오래 하면
속근섬유가 조금 더 지근섬유 쪽
특성을 보일 가능성은 있다고 한다.
하지만 저항성 훈련을 한다고 해서
지근섬유가 속근섬유로 완전히 바뀌는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
그러니까 운동은
근섬유를 완전히 다른 종류로 바꾼다기보다
원래 가지고 있는 근육의 특성을
어느 방향으로 더 잘 쓰이게 만드느냐에 가깝다는 말이었다.
생각해보면 그것도 그렇다.
2년 전, 살기 위해 처음 운동을 시작했을 때와
지금은 같은 몸인데도 쓰는 방식이 달라졌다.
10kg 바벨도 겨우 들던 내가
지금은 20kg 오버헤드 프레스를 한다.
예전에는 버티지 못하던 운동을 버티고,
예전에는 흔들리던 자세를
조금씩 전보다 안정적으로 잡는다.
내 몸 안에 완전히 새로운 근육이
생겼다기보다 원래 있던 근육을
조금 더 잘 꺼내 쓰게 된 것 같기도 하다.
나는 또 물었다.
“그럼 나이 들면요?
근육도 달라져요?”
“달라지죠.”
노화가 진행되면
속근섬유, 특히 Type Ⅱx 섬유가 감소한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지근섬유 비율이 높아진 것처럼 보이게 된다.
“그래서 나이가 들수록
순간적인 힘이나 폭발적인 움직임은 줄어들고,
오히려 천천히 버티는 움직임이 더 남게 되는 거예요.”
그 말을 듣고 나니 나이가 든다는 것도
단순히 약해지는 게 아니라
몸의 성질이 조금씩 달라지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근섬유도 그렇다.
타고난 부분도 있고,
운동으로 달라지는 부분도 있고,
시간이 지나면서 바뀌는 부분도 있다.
몸은 하나로 고정된 것이 아니라
계속 적응하고, 변하고,
살기 위해 움직이고 있었다.
운동을 하다 보면
내 몸이 어떤 근육을 쓰는지
조금씩 알게 된다.
외부의 시선보다
나 자신과 조금 더 친해지는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