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집불통 엄마와 알파세대 아이의 소통법
엄마, 내일 내가 학교 가서 선생님께 엄마 자리 만들어 달라고 할게.
엄마 책가방 메고 나랑 학교 같이 가자.
계속 말을 바꾸어가며 계획을 하나둘씩 변경하고 있는데 아이에게만 맡겨 둘 수는 없을 것 같아, 내가 직접 아이의 시간표를 그리며 함께 보완하려고 했다. 그래서 아이의 노트에 시간표를 그렸는데...... 무언가 이상하다? 아이가 평일에 9시에 자면 그다음 날 아침 7시에 일어난다. 어어어?? 그럼 시간표 상으로 2시간밖에 남지 않는데...... 나머지 시간은 어떻게 적지?

한참을 쳐다보다 남편에게 질문했다. 남편은 한심한 눈으로 쳐다보면서 " 당신 시간표 안 적어봤지?"라고 묻는데 , 내 머릿속 어릴 적에는 아침에 눈 뜨면 학교 가고 하교하면 엄마 장사를 도와 드리러 가서 하루를 마감했기에 시간표를 그려보며 하루를 계획해 본 적이 없었다. 놀란 토끼 눈으로 남편을 쳐다보고 있는 나를 보며 아이가 말한다.
" 엄마, 내가 그려 줄게.! , 사실 나도 시간표 그리다 막혀서 시계로 안 그리고 노트에 풀어 적긴 했었어." 자기가 엄마와 이야기할 것이 생겼다는 게 신이 났는지 직접 그리지 시작했다.
신이 나서 그리지 시작한 아이는 먼가 이상한 것을 느낀다. 주말에는 아침 9시에 일어난다 하지만 일어나서 서 세수하고 밥 먹으면 10시가 될 텐데...... 시간이 거꾸로 간다?

알고 보니, 엄마랑 아이가 하는 행동이 똑같은데 아이한테만 맡겨두고 혼자 알아서 했으니
고집불통 팥쥐 엄마는 아이를 이해하지 않으려 했던 지난날을 또 반성하게 되었다. 이래서 하라고만 하는 게 아니라 왜 안되고 있는지도 파악해야 하는 것이었다.
계획표를 한 번에 다 완성할 수는 없어 잠시 접어두고 뭐하나 했더니, 엄마와 할 수 있는 것에 대해 계획표를 만들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만들어낸 계획표인데 그동안 얼마나 놀고 싶었나라는 스치듯 지나가는 생각에 미안도 했지만 나는 아이와 함께 지금 이 순간을 즐기기로 했다.
아이는 돼지 학교 선생님으로 고집불통 엄마는 아이 학교의 학생으로 입학해서
수업을 참여하게 되었는데 돼지 학교의 교훈을 따라 하라고 하며 삼창을 시킨다.
" 우리 학교 교훈이에요. 따라 합니다. 보지 않고 막말하지 않는다. 또박또박 말한다."
따라 하면서도 그동안 고집불통 엄마의 행동습관을 보고 아이가 말하는 것 같아 내심 찔렸다.
교훈을 삼창 시키더니 그리도 아이가 풀기 싫어했던 수학 문제를 나한테 내며 풀어보라 했다.
" 제가 문제를 내면 선생님 도움 없이 맞춰 보시는 거예요. "
"네"
" 1 +1 = 은 뭘까요?"
나는 금방 맞추면 재미가 없을 듯해서 , 답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계속 오답을 말했다.
엄마의 말이 안 되는 대답을 들으니 하나하나 고쳐주면서 아이 문제를 내면서 그 문제를 풀기 위해 어떻게 하면 답을 찾을 수 있는지 설명해주기도 했다.
이리도 재미있게 이야기하는 아이에게 팥쥐 엄마는 일하고 오면 학습지 안 풀었다고 혼냈던 기억이 머리를 스치고 가면서 마음이 저렸다. 마냥 어린아이 인 줄만 알았는데, 언제 이렇게 많이 컸는지 엄마가 자기 이야기를 듣고 같이 놀아준다는 것이 그리도 좋았는지 아이는 그 어느 때보다 신이 나서 얘기했다. 쉬는 시간이지만 쉽지만 않았던 수학 시간이 지나고 2교시가 시작되었다. 아이 선생님은 고집불통 엄마 학생에게 질문한다.
" 엄빠가 뭘까요? "
" 엄빠? 그게 뭔지 알파 세대 아이들은 우리 때보다 줄임말을 더 많이 쓰는구나!"
아이의 질문에 대답을 못하는 나를 보고 옆방에 있던 아빠가 아이와 함께 대답한다.
" 엄빠는 나도 아는데, 당신은 모르는구나!" " 엄빠는 엄마 아빠야"
엄마는 뭐든 다 알고 있을 것이라 생각하던 아이가 엄마에게 대답을 말해 주며 " 할 말 많않은 멀까요?"
이게 뭔 난리 인지, 책도 많이 보고 신문도 보고 했었던 나인데 아이의 질문에 한 번도 대답을 못한 나는 이번에는 초록창에 도움을 받기로 했다. 초록창이 말하는 할 말많않은 할 말은 많은데 하지 않은 것을 뜻한다고 했다. 재빨리 검색한다고 했지만 아이 선생님께 들킨 고집불통 팥쥐 엄마는 선생님께 마이너스 10점을 받았는데 점수를 받고 나니 적잖이 당황했지만 엄마 잘못이라 순간 말을 이어가지는 못했다.
수업시간에 제대로 문제를 맞히지 못한 팥쥐 엄마는 쉬는 시간에 아침에 읽지 못한 신문을 읽기로 했는데 소리 내어 읽는 신문을 남편이 듣고 있자니 달려와 말한다. " 왜 이렇게 못 읽느냐며, 당신도 책가방 매고 아이랑 학교 다시 가라고 했다." 그래 놓고 자기가 뺐어 읽는데 나랑 별반 차이 없는 아빠

엄마 아빠의 신문 읽는 것을 듣자니 아빠가 엄마보다 나은 것처럼 들린 아이는 다음부터는 엄마에게 내일 학교 가서 엄마 자리 만들어 달라고 선생님께 말씀 드릴 테네 나랑 책가방 매고 학교 같이 가자고 했다. 아빠는 왜 같이 안 가냐며 물어보니 아빠는 더 배울 게 없다고 했다.
자기 계발을 한다고 강의도 많이 듣고 책도 보긴 했지만 정작 함께 숨 쉬고 소통하는 아이와는 내가 아이를 가르쳐 주어야 된다고 생각했지. 아이에게 배울 것은 없다고 생각했다. 나이가 많다고 그만 배울 것이 없는 게 아니었다. 사람은 죽을 때까지 배워야 한다고 했던가!! 한 시간 정도 아이와 웃고 떠들었을 뿐인데 아이의 새로운 모습을 알게 되었고 아이에게 지금 세대 아이들과 소통하는 법을 배우며 우리 집은 순식간에 웃음바다가 되었다. 어찌 보면 너무나 이 모든 게 뭐 대단한 것이라고 그동안 못하고 살았는지부터 후회도 된다. 아이가 바른 인성으로 성장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다른 게 필요한 게 아니었다. 그저 엄마부터 아이를 인정하고 아이 말을 잘 들어주며 엄마가 행복해지는 것부터 시작하는 것이다. 새로운 것을 배우며 아이와 함께 숨쉬기 위해 고집불통 팥쥐 엄마는 오늘도 책가방을 메고 학교에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