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아이 학교 선생님으로부터 문자를 받았다. 유치원 때부터 선생님이 전화나 문자가 오는 날이면 대부분 아이 관련해서 일이 생겼거나 상의해야 할 일로 연락을 받았던 터라 선생님 연락은 언제 어디에서든 조마조마하다.
무슨 일일까? 하이톡으로 받은 문자를 열어보니 수업시간을 참여하는 아이 사진이 왔다. 언제 그렇게 의젓하게 컸는지 놀래면서 보고 있었는데 바로 다음 선생님의 메시지
아이가, 종합장이 없대서
독서하고 있는 모습을 찍으셨다고 했다.
준비물을 가지고 갔어야 했는데 놓쳐버린 것이다.
매일매일 내일 준비물과 학교생활을 간략하게 담긴 문자를 선생님께 받으면서도 준비물은 당연히 아이가 챙겨 갈 것이라 생각했었던 팥쥐 엄마는 얼굴이 새 노래져서는 내일 챙겨 보내겠다고 했다. 선생님께서는 종합장이 없는 집에서 해 올 수 있게 과제를 내주셨다고 했다.
팥쥐 엄마는 자라면서 엄마가 장사를 하시고 남는 시간은 집안일하시느라 눈코 틀새 없이 바쁘셨기에 학교 준비물은 자기 스스로 챙기는 것을 당연한 것이라 생각했다.엄마의 도움을 받아 준비물을 챙겼던 거의 기억은 없었다. 혹시나 준비물을 스스로 챙기지 못하면 주위 친구에게 빌리거나 빌리지 못하면 선생님께 혼나곤 했다.
뭐든 자기 물건은 자기가 챙기고 자기 숙제는 자기가 알아서 해야 하는 것이 정답이라 생각하고 자랐던 나였다. 그러나 어린 나이부터 뭐든 스스로 알아서 하면 부모는 편할지 모르지만 그 나이에 겪어야 하는 일들을 못하고 지나게 될 수도 있다. 때로는 엄마에게 응석도 부리고 때도 쓰고 싶은데 엄마가 현실에 부딪혀 아이 말을 들어줄 시간이 없다면 아이는 겉으로는 잘 자라고 있는 것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마음이 아파가고 있는지 모른다.
엄마가 모든 것을 챙겨주지 않고 아이가 스스로 준비물을 챙기려면 가족 간의 대화도 잘 이루어져야 한다. 아이가 엄마에게 학교 다녀오면 학교 생활도 자연스레 이야기하는 연습도 되어야 하는 것이다. 뭐든 다 저절로 이루어지는 것은 없다. 그런데 이 모든 것을 당연하게 될 것이라 생각했던 팥쥐 엄마는 선생님의 문자를 받고 아이 종합장을 사러 문구점에 가면서주마등처럼 기억들이 지나간다.
무의식적으로 아이도 내가 했던 것처럼 당연하게 준비물을 알아서 챙길 수 있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엄마가 먼저 아이에게 배려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데 말이다.
종합장을 사다 두고 그날 저녁 학교에 다녀온 아이에게 이 얘기 저 얘기하면서 왜 준비물을 얘기를 하지 않았는지 물어봤다.
그저 잊어 먹었다고 얘기하는 아이인데 팥쥐 엄마 이미 챙겨가지 못한 준비물을 아이에게 따져서 뭐하고 싶었던 것인지
분명, 선생님께서는 종합장에 숙제를 해서 내일 가져올 수 있게 해달라고 하셨다. 아이에게 숙제해야 하는 거 아니냐고 물었더니 몇 번 실랑이 끝에 방에 가서 혼자 책상에 앉아 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그리 오래가지 못하고 울먹거리기 시작했다. 우는 소리가 나서 방에 가보니 아이는 하는 방법을 잊어 먹었다 했다.
처음에 준비물을 챙겨 보냈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을 것인데 팥쥐 엄마의 부주의로 아이가 울먹거리기까지 만들었던 것이다. 수업시간에 잘 듣지 않고 뭐했니 라는 소리가 목구멍까지 올라왔으나 차마 하지 못했다.
자기 딸은 자기처럼 살게 않겠다고 해 놓고 자기가 하던 것처럼 똑같이 따라 하게 둔 내 잘못인데 누굴 보고 뭐라 할 자격이 있는 건가 해서 하고 싶었던 말을 꾹 참고 아이 숙제를 할 수 있게 도와주었다.
숙제가 끝나기가 바쁘게 내일 준비물은 다 챙겼지?
라고 물어만 보고 잠자기 바쁜 팥쥐 엄마는 같은 일이 또 생기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잊어 먹고 아이에게 쏟아 부치곤 한다.
언제나 아이가 엄마품에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아이가 스스로 할 수 있으려면 할 수 있을 때까지 엄마가 도와주어야 하는 것은 사실이다. 같은 일을 반복하지 않고 엄마가 모든 것을 챙겨주지 않아도 아이가 챙길 수 있도록 연습시키는 방법은어떤 것이 있을까?
1)잠자기 전, 아이와 함께
하루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자.
: 저녁을 먹고 아이와 함께 도란도란 앉아서 오늘 있었던 일을 이야기해보자. 오늘은 무슨 과목을 배우고 어떤 것이 재미있었는지 어떤 것이 재미없었는지 물어보고 듣는 것이다.
이때 말투는 닦달하듯 쏟아 부치며 이야기하면 안 된다. 그랬어?/등 말 꼬리를 밝게 올려가며 말하는 사람이 더 말하고 싶게 이야기하도록 하자. 아이의 말을 잘 들어주고 호응해주는 순간 아이는 엄마가 알아준다는 것으로 많은 것을 이야기하고 싶을 것이다.
2) 알림장을 보며 내일을 준비하자
: 내일은 어떤 일들이 펼쳐질지 알림장을 보며 함께 이야기 나누어 보는 것이다. 무슨 과목을 배우는지 학교 친구들과 약속한 것은 없는지 내일 급식은 어떤 것이 나오는지 등등 내일 할 일을 그리며 올리고 입으로 말해 보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사소한 것일지 모르지만 아이가 입으로 말해보며 내일을 그린다는 것은 생각지 못한 일들을 엄마 도움으로 미리 준비할 수 있다. 허겁지겁 당일 아침에 하루를 챙기느라 분주해 하는 것이 아니라 미리 준비하며 아이와 같이 웃으며 하루를 마감할 수 있다면 이보다
더 행복한 일이 더 있을까!!
아이가 엄마가 살아온 대로, 자기 삶을 닮지 않기를 진정 바란다면 말 뿐아니라 작은 행동부터 하나씩 실천해보는것이다. 나중에 더 큰 후회를 만나 헤어나오지 못하는 슬픔에 빠져 아파하지 말고 할수 있는 것부터 하나씩 바꾸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