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도무지 영화보기에 흥미가 생기지 않았다. 개인적으로 특별히 보고싶은 영화도 없었고, 영화관까지 찾아가기도 번거롭고, 회사에서 벗어나 영화관에서까지 2시간이나 의자에 앉아 있고픈 마음이 없었다. 그런데 어쩌다보니 올 하반기에 2주 연속 영화관에 들르게 되었다. 왠지 모르게 끌렸던 두 편의 영화, <완벽한 타인>, <보헤미안 랩소디>로 영화에 대한 애정도가 다시 높아졌다.
<보헤미안 랩소디>는 퀸의 음악을 소재로 해서인지 다들 '사운드, 사운드' 하길래 평소 스피커나 오디오에 별로 관심도 없었는데, 굳이 돌비가 개발한 서라운드 사운드 기술인 Dolby Atmos가 접목되었다는 MX관에서 관람했다. 스크린X 싱어롱 상영회도 인기라는데, 다채로운 앵글의 장면들까지 좌우 스크린에 나와 공연장처럼 떼창열기가 뜨겁다고 한다. Atmos 시스템은 자연스럽고 실감나는 사운드로 청중을 몰입시켜 모든 영상을 소리로 들을 수 있게 해주어 강력하고 새로운 청취 경험을 선사한다. 머리 위에서 내리꽂히고, 좌우에서도 울려 퍼지는 사운드로 귀가 자연스럽게 활짝 열렸다. 유레카! 소리라는 것의 강력한 힘이 이런 거구나..처음 느껴보는 신세계였다.
이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하여 영국 락밴드 퀸과 리드싱어 프레디머큐리의 생생한 삶이 그대로 그려졌다. 보헤미안 랩소디는 프레디머큐리가 직접 작곡한 곡으로 퀸만의 파격적이고 독특한 구성을 가감없이 담아냈다. 그가 천재뮤지션으로 태어나 꿈을 이루는 과정에서 오는 혼란과 갈등, 외로움, 거기에 불운까지 겹쳤다. 이민자 출신으로 아웃사이더처럼 하루하루 무의미하게 살아가다가 자신만의 음악세계를 멋지게 만들어 가기 시작한다. 평생 Performer로 살고 싶다던 그는 에이즈에 감염되어 끝내 마지막 무대를 끝으로 죽음을 맞이한다. '나는 최고가 아니라, 전설이 될거야'라는 말을 남기고.
주인공역을 맡은 라미말렉은 행동연구가를 초빙해서 연구할 정도로 프레디머큐리와 싱크로율 100%라는 극찬을 받는다. 프레디머큐리의 외모 뿐만 아니라 시선, 마이크를 움직이는 디테일까지 신경썼다고 한다. 그는 영화 촬영 중간중간에 실제로 프레디머큐리로 환생한 느낌을 받으며 카메라조차 완전히 잊는 순간이 있었다고 한다. 앞으로 더 주목할 만한 배우이다.
영화의 백미는 역경 끝에 재결합 하여 다시 한 무대에 오른 퀸의 LIVE AID 무대였다. 말로 표현은 안 되고 그냥 전율 그 자체. 퀸과 동시대에 살았던 분들은 그 감동이 배가되었을 듯 하다. 실제로1985년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LIVE AID 공연은 관객 10만명 동원, 전 세계 15억명 인구가 시청한 전설적인 공연이라고 한다. 영화를 보는내내 같이 일어나서 환호하고 싶을만큼 실감나게 공연장면을 연출했다.
내가 퀸을 전혀 모르는 사람도 아니고 그렇다고 열혈팬도 아니지만, 스토리를 따라가면서 불후의 명곡들을 감상할 수 있어서 퀸에게 괜히 감사한 마음까지 들었다. 마지막 20분 동안 클라이막스에 이르는 공연장면에서 울컥하기도 했다. 모두를 심장뛰게 하는 공연실황이 나오자 열광의 도가니가 되었다. 음악과 리듬이 관객들의 마음과 영혼에 깊숙이 파고 들었다.
음악을 중심으로 제작된 영화 중 레전드급이다. 영화가 끝나고도 그 감흥과 여운이 한참동안 가시지 않고 다음 날까지도 보헤미안 랩소디가 귀에서 맴도는 느낌이었다. 이 영화로 퀸 노래가 음원차트 역주행을 하겠다. 역시 시대와 세대를 초월하는 싱어와 명곡들은 언제나 사랑받을 자격이 있다. 프레디머큐리의 염원을 담아 외친 'We are the champions'처럼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로 영원한 승리자가 되는 꿈이 실현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