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새로운 계절을 만든다. 대부분 봄으로 표현한다. 그런데 나는 당신을 계절이 사라진 시절에 만났다.
계절이 오고 가는 것이 느껴지지 않았다. 사람들이 말하는 계절에 대한 감상 정도를 듣고, 몸이 느끼는 변화가 극에 달했을 때 그 계절에 맞는 옷을 입었을 뿐이다.
비극이었을지 모르지만, 당신은 사계절이 뚜렸한 사람이었다.
하지만 계절이 없어진 나를 만나 당신 또한 계절을 이야기하지 못했다.
사람들은 어디로 많이 간다는 이야기, 친구들은 어디를 다녀왔다는 이야기
심지어 오늘 날씨가 좋다는 말까지도
나에게는 거대한 스트레스로 다가왔다. 무언가를 느끼고 싶지 않았던 시절이었다.
나를 설명하고 싶지도 않았다. 나는 그냥 이런 사람이라는 것을 당신이 느끼기를 바랬다.
그렇게 봄,여름,가을,겨울 한번의 계절이 다 지나고 다시 봄이 왔을 때
바람이 느껴졌다.
"날씨가 좋다. 봄인가."
갑자기 툭 이런 말이 튀어나왔다.
당신은 놀란 눈으로 나를 바라봤다. 그리고 웃었다.
없는 계절 속에 당신이 있었다. 그리고 계절을 느끼는 날 사랑하는 당신이 있다.
사랑이란 말을 계절로 쓴다면, 예전과는 다르게 쓸 것 같다.
계절보다 먼저 당신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