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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을 Dec 30. 2019

건강한 관계는 노력이 필요없다

과거의 나는 참 찌질했다.

예전의 나는 참 찌질했다.


 예전의 나는 참 찌질했다. 관계를 애걸했다. 무작정 잘해주고 신경써주고 나보다 그 사람이 먼저였다. 그러면 그들도 나를 그렇게 대해줄거라고 믿었다. 그 시간들이 쌓이고 쌓여 서로를 붙잡아줄 것이라고 믿었다. 그런데 아니었다. 그저 필요나 상황으로 인해 잠깐동안 형성되는 것이 관계였다. 이건 나쁜 것도 아니고 너무 일반적이고 당연했던건데 그들이 나를 그다지 신경쓰지않는다는 것을 알았을 때의 나는 상처를 받았고 무너졌고 그들을 원망했고 스스로를 자책했다. -


이런 저런 쓴맛을 본 뒤에야 깨달은 것은 

'건강한 관계는 노력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당연히 노력을 해야하는 게 아니야?라고 생각할지 모른다. 내가 말하는 노력은 이전의 내가 했던 방식의 혼자만의 노력을 의미한다. 과감하게 말할 수 있다. 이런 노력은 필요가 없다. 서로가 노력하지 않는 관계는 이어갈 필요가 없다.



 사람이 만나면 서로가 필요해서든 일시적인 환경때문이든 어떤 방식이든지 서로 연결된다. 여기서 관계는 이미 시작된다. 누군가는 작은 이유 속에서 나의 가치를 알아봐주고 귀하게 여겨주기 시작한다. 그러면 나는 그냥 그사람들을 내 방식대로 아껴주고 고마워해주면 된다. 과거의 나는 내 가치를 너무도 모르는 순진하기만한 어린애였다.



내 가치는 내가 보여주고 요구해야하는 것이다. 무례하거나 끊임없이 서운하게 하는 사람들에게 '나는 네가 그렇게 함부로 생각해도되는 사람이 아니라고.' 거리를 두고 기분 나쁨을 표현하는 것도 나의 가치를 그들에게 보여주는 일이다. 



크리스마스 날에 나에게 좋은 기회가 생겨 전시를 하게 되었다. 갑작스럽게 시작된 전시임에도 불구하고 나를 축하해주기 위해 사람들이 왔다. 크리스마스 날임에도 불구하고 굳이 전시를 보러 이곳까지 나를 보러 찾아온 사람들에 대해서 생각한다. 이들은 결코 시간이 남아서 할게 없어서 온게 아니다. 내가 집중해야할 사람들이자 나를 소중하게 생각해주는 사람들임을 절대 잊으면 안된다고 다짐한다.



올해는 사람들에게 인정받는 법에 대해 참 많이 생각했던 해이다. 


나를 인정해달라고 어린애처럼 투정을 부리고 그냥 알아서 알아주겠지 하며 열심히만 살면 절대 안된다는 것. 무언가를 계속해서 해내는 것을 보여주면서 그것들을 자랑스럽게 여기고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그러면 자연스럽게 뜻이 맞고 좋은 가치를 알아보는 사람들이 모이게 된다는 것.



전시를 끝마치고 생각들을 정리하면서 다짐한다.

우울한 세상이지만 다정한 사람이 되자고 자신의 불안과 고민을 용기있게 고백하는 사람들에게 따뜻한 눈빛을 건넬수있는 사람이 되자고. 여전히 관계 속에 무너지고 상처를 받긴 하지만 더이상 그런 사람들을 보지않는다.  더 이상 그런 사람들과의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지 않는다. 그대신 그만큼 나는 나를 아껴주는 이들에게만큼은 온힘을 다해 나의 마음을 던질 준비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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