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Argo May 01. 2020

취맛 : 연재를 시작하며

제 취향 맛보고 가실래요?

내가 좋아하는 무언가를 다른 사람에게 소개하는 것은 즐거운 일이기도 하지만 때로는 지루하고 답답하며 신경 쓰이는 일이 되기도 한다. 내가 왜 그것을 좋아하는지 상대방이 공감할 수 있게 설명하는 과정에서 즐거움과 보람을 느낄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설득의 과정이 지지부진 하거나 설득은 커녕 내 취향을 형편 없다고 매도하는 반응이 나오면 그만큼 절망스러운 일이 또 있을까? 대다수의 사람들이 타인의 비판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점에서 말이다.


누군가 취미가 뭐냐고 물어보면 주저 없이 "독서 - 이건 직업적인 이유도 있지만 - , 음악 감상, 영화 보기"라고 말할 수 있는 나에게도 이 세 취미의 세부적인 취향을 타인에게 설명하는 건 쉽지 않다. 대중적이면서도 동시에 대중적이지 않은 취향 탓도 그렇고 설명하는데 써야 하는 에너지가 썩 달갑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서로의 취향을 탐색하는 과정 - 보통 첫 만남에서 이뤄지는 - 에서 좋아하는 작가나 가수, 작품, 배우 등을 물어보고 이것이 대략적으로 일치하면 그때서야 조금 더 심도 깊은 이야기를 시작한다. 


나만 좋아하기에는 아까운 것들이 세상에는 너무나 많다. 그래서 하나하나 세세히 설명하며 영업(?)하고 싶지만 그러기엔 시간도 힘도 부족하다. 그래서 짧은 평을 남겨 다른 사람들에게 작은 흥미를 느끼게 하기 위해 추천글이자 영업글을 틈틈이 써보려 한다. 마트에서 맛만 보라고 건네주는 시식용 음식처럼 가볍게, 그러나 매력을 담아 권하는 이 글이 누군가의 새로운 취향에 길라잡이가 되었으면 좋겠다. 



작가의 이전글 #잡문단문 1. 이혼을 안하는 방법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