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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rgo Nov 29. 2023

죽음이라는 위안

일단 자고 일어나서 생각해보려고

삶이 괴롭고 힘들 땐
자는 게 최고다.
뭘해도 기운이 나지 않을 때는
그냥 아무 생각없이 자라.

기도도, 명상도
여행도, 술도
모두 쓸모 없다.
괴로움만 더 짙어질 뿐이다.

힘들수록 잘 먹고,
잘자고, 일찍 일어나는 것이
힘듦을 극복하는 가장 좋은 
해결책이다.

괴로운 오늘로부터
조금이라도 빨리 떠나고
내일 아침 일찍,
새로운 시작을 펼쳐나가면 된다.
-쇼펜하우어


때때로 나는 죽음을 생각하며 삶을 견딘다.

너무 힘들면, 도저히 안 될 것 같으면 그때 죽으면 된다고.

신기하게도 이런 생각을 하고 나면 마음이 조금은 편해지고 때로는 힘이 나기도 한다.

삶이라는 선택지 외에도 죽음이라는 선택지가 있기에 마음이 편해지는걸까.

어느 정도 일반적인, 보통 사람들과는 사뭇 다른 사고 방식인 건 알고 있다.

대체로 사람들은 죽음보다 삶을 앞에 놓고 그것만이 답인 것처럼 사니까.

하지만 나는 양극성 장애 덕분에 '죽음'이라는 길도 있다는 걸 알게 됐다.

나 또한 죽음이 두렵고 그 이름이 가지고 있는 모호함과 불안이 있다.

하지만 삶 또한 마찬가지다.

삶과 죽음 중 어느 것이 더 좋은지는 잘 모르겠다.

그저 오늘은 아직 살만하니까 살고 있을 뿐.


언젠가 죽음이 나를 선택하든, 아니면 내가 죽음을 선택하든 간에 '마지막'이 오기 전까지 그럭저럭 잘 굴러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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