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의 아니게 잠수한 7개월에 대한 변명 & 하소연 etc......
브런치에 가장 최근에 쓴 글이 언제인지 보니 2월이다.
지금이 9월이니 대략 7개월 만에 쓰는 거다.
7개월 동안 정말 다사다난, 복잡다단한 했다.
29년 동안 천국과 지옥 - 사실은 지옥에 더 가까웠던 - 을 왔다 갔다 했던 가족사의 종결과 그로 인해 작년부터 계획했던 큰그림인 3년 계획이 좌초되었다.
얼마 전 이혼 확정으로 7개월 간의 심리적 고통은 다소 해소되었지만 경제적인 문제를 비롯해 산적한 문제들이 여전히 남아있다. 이 기간 동안 늘어난 스트레스로 정신적인 문제, 그러니까 재발 위험이 있었으나 다행히 미리 알아차리고 관리한 결과 큰 위기 없이 넘길 수 있었다.
3년 동안 이제 막 회복기에 접어든 양극성 장애를 더욱 더 잘 관리해서 저하된 기능들을 이전 혹은 최소한의 구실(?)은 할 정도로 끌어올리고 작가에 걸맞는 소양을 기르려고 했었다. 그러다 부모님의 이혼 문제가 갑작스럽게 터지면서 원래도 있었던 경제적 압박이 급격히 증가했고 따라서 3년은 고사하고 몇 개월도 기다릴 수 없는, 당장 먹고 살 걱정을 해야하는 처지에 이르렀다(WTF!!!!).
전공인 심리학을 살리자니 꼴랑 학사 학위 가지고는 할 게 없고 - 임상심리사나 직업상담사 자격증이라도 땄으면 모를까 - 양극성 장애 특성을 고려하면 당장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다. 그리고 무엇보다 다년간의 칩거 생활 끝에 얻은 허리디스크와 목디스크, 손목과 팔꿈치, 어깨 통증 등 육체적 건강을 고려할 때 일을 할 수 있는 상태라 보기 어렵다는 게 문제다. 의사선생님도 지금 상황에서 알바를 한다든지 새로운 일을 뭔가 시도하다보면 기존에 높은 스트레스 상황에서 또 다른 스트레스가 추가되어 재발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면서 가급적이면 기존의 스트레스 상황이 다소 해소된 다음에 하는 게 나을 것 같다는 말씀을 해주셨다(그럼 난 글을 써서 돈을 벌어야 하는 건가봉가...?).
이제 이혼 결정도 났겠다, 조금은 살만해지니까 다시 브런치에 글을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좀 더 체계적으로, 글쓰기 훈련을 한다는 셈치고 하려고 한다. 다행히 7개월 동안 그나마 꾸준히 해왔던 할아버지 회고록 작업이 거의 끝났기 때문에 9월 안으로 마무리짓고 10월 부터는 글쓰기에 더 몰두할 계획이다.
그동안 인스타에 글을 조금씩 올리고 있었는데 인스타와 브런치를 통합하거나 글의 성격을 다르게 해서 쓰는 걸 고민 중이다. 브런치에는 양극성 장애라든지 좀 더 긴 글을 쓰고 인스타에는 비교적 가벼운 글을 쓸지도?
*** 오랜만에 들어왔는데 <정신과 가기전에 주의할 점 1>의 조회수가 1000이 넘었다는 알림에 살짝 놀랐다. 어서 2번째 글도 써야할 것 같은 기분좋은 압박감과 뿌듯함이 뿜뿜!
#잠수끝 #컴백 #양극성장애 #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