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7시 40분, 휴대전화가 울렸다.
“엄마, 나 지금 학교 밴드부 연습하러 7시 30분까지 가야 하는데, 좀 데려다 줄 수 있어?”
집 근처 초등학교 앞에서 딸을 만나기로 하고 황급히 뛰쳐나갔다.
‘앗차… 휴대폰을 집에 두고 왔네.’
딸을 쉽게 찾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학교 앞에서 기다려도 딸은 보이지 않았다.
청소하던 수위 아저씨에게 휴대전화를 빌릴 수 있냐고 물었지만, 냉정히 거절당했다.
“그럼 대신 전화 걸어줄 수는 없나요?”
“안 됩니다.”
근처 유선전화가 없냐고 물었지만, 아저씨는 모른 척했다.
결국 나는 아이들이 있는 4층 집으로 단숨에 뛰어 올라갔다.
여러 차례 벨을 누르자 아들이 나왔다.
“동생 나갔어?”
“아까 나갔는데…”
딸의 행방을 찾기 위해 전화기를 빌려 달라고 했지만, 전남편은 딸에게 전화를 걸고 “학교 앞이라는데?”라며 소리만 질렀다.
결국 나는 다시 학교로 향했지만, 딸을 찾을 수 없었다.
다시 4층으로 돌아가 딸과 통화를 하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그는 거절했다.
“통화 좀 하게, 전화 좀 빌려달라고!”
“학교에 벌써 갔다는데 왜!!”
그는 돼지 목이 찢어질 듯 소리를 지르며 겨우 딸과 통화하게 해주었다.
딸은 엄마가 오지 않고, 전화도 받지 않자 결국 혼자 걸어간 것이었다.
전남편은 학교로 걸어가고 있는 아들에게도 전화를 걸어 소리를 질렀다.
“쒜끼야! 말을 똑바로 하라고, 어딘데?”
황급히 아들을 찾으러 나간 나는, 길 끝에서 눈물을 흘리며 걸어오는 아들을 발견했다.
그가 우는 이유가 지각 때문인지, 아빠의 아침 소리 때문인지는 알 수 없었다.
힘들게 아이들의 등교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온 나는 거실에 주저앉아 한참을 울었다.
'출근 전 몇십 분이 이렇게 힘들 수 있을까?'
아침부터 눈물을 흘린 아들, 엄마를 기다리다 걸어간 딸 때문에 속상했는지…
오늘 있을 회사 일의 압박 때문이었는지..이유는 알 수 없었다.
그날 저녁, 학원을 마친 아들을 차에 태워 집으로 가는 길에 조심히 물어 보았다.
“아빠가 평소에도 그렇게 소리질러?”
“응.”
“그렇게 소리질러도 괜찮아?”
“응.”
“어떻게?”
“아빠가 소리지르는 이유는...내가 잘 못들을까봐 그런거야...
아까도 내가 잘 안 들린다고 했었거든…”
전남편과 몇 년을 살아본 나로서는,아들의 말이 도무지 공감되지 않았다.
하지만 그런 아빠와 매일을 함께해야 하는 아들은, 그 이유를 스스로 이해하고 있었다.
오늘도 나는, 내 생각보다 훨씬 큰 아들을 보며 한없는 감사함을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