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던

그림자 강아지

by 이운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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꺾인 손 끝에서

그림자 하나가 나를 봤다.


짖지도, 물지도 않았지만

가만히 곁을 지키던

어릴 적 나였다.




탈구로 꺾인 손가락의 엑스레이 사진을 보다가,

문득 그 모양이 어릴 적 그림자놀이 속 강아지처럼 보였습니다.


아픈 순간인데도 웃음이 났고,

그 웃음 속엔 설명할 수 없는 감정이 따라왔습니다.


짖지도, 물지도 않고

그저 곁을 지키는 그림자 하나,

그 존재는 나를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그것은 어쩌면,

세월 속에 잊고 살았던

어린 나 자신이었는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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