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화 | 나는 왜 벽을 세우고 있었을까

보호라고 믿었던 마음의 경계

by 별서점 주인장

나는 브리타 테켄트럽의 그림책

《빨간 벽》을 보며 오래 한 장면 앞에 머물렀다.


벽은 언제 생기는 걸까.


누군가 우리를 막아서 세운 것이 아니라,

이해하지 못한 마음들이 조금씩 쌓이며 만들어지는 것은 아닐까.


아이를 키우며 나는 늘 지키려 했다.

좋은 것 안에 머물게 하고,

안전한 방향으로 가게 하고,

불안한 이야기들은 멀리 두려 했다.


그것이 사랑이라고 믿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 알게 되었다.

나는 아이를 보호하고 있었던 것이 아니라

설명되지 않는 두려움을 먼저 막아 세우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보이지 않는 벽을 사이에 두고

아이와 세상을 바라보고 있었던 것이다.


그 벽은 분명 아이를 위한 것이었지만,

결국 나 자신을 안심시키기 위한 것이기도 했다.


그림책 속 빨간 벽은 단순한 장애물이 아니었다.

막아서기 위한 벽이 아니라,

서로를 바라보게 만드는 경계처럼 느껴졌다.


왜 저곳에 서 있을까.

왜 저 벽은 저렇게 강렬한 색일까.

나는 무엇을 두려워하고 있었을까.


그림책은 무엇이 맞다고 말하지 않았다.

해석을 강요하지도 않았다.


그저 한 장면 앞에 머물게 했다.


답 대신 질문이 남는 자리.

그곳에서는 이상하게도 마음이 막히지 않았다.

벽을 설명하려 하지 않자,

벽은 더 이상 두려운 것이 아니었다.


아이와 어른이 같은 장면을 바라보고,

서로 다른 말을 해도 괜찮은 시간.

설명하지 않아도 함께 있을 수 있는 순간.


누군가의 마음 앞에

잠시 멈춰 설 수 있게 하는 책을 만들고 싶다.


벽을 허무는 책이 아니라,

벽이라고 부르던 것을

다른 이름으로 바라보게 하는 책.


아이와 어른이 나란히 서서

같은 장면을 오래 바라볼 수 있는 책.


나는 지금, 그런 그림책을 꿈꾸고 있다

월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