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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찬 the 하트히터 Sep 07. 2020

우리는 왜 실수를 반복하는가?

feat. 빌 게이츠는 알고 있었다

빌 게이츠는 알고 있었다?


출처 : 유튜브, 2015년 '빌 게이츠'의 TED 강연

얼마 전 '빌 게이츠'가 2015년 TED에서 했던 강연이 화제가 되었다. 'The next outbreak? We're not ready'라는 제목의 강연에서 빌 게이츠는 앞으로 몇십 년 동안 인류의 생명을 위협하는 것은 전쟁이 아니라 '바이러스'이며 인류는 아직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경고한다. 그리고 5년 후인 지금, 빌 게이츠의 예언이 맞아떨어지기라도 한 듯 우리는 코로나19 사태와 마주하고 있다.
사실 빌 게이츠가 코로나19사태를 예언했다기보다는 2014년 서아프리카의 에볼라 사태가 배경이 되어 우리 인류가 부족한 것은 무엇이며 앞으로 준비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경고한 강연이 지금의 상황에 와서 다시 주목받게 된 것이다. 실제로 빌 게이츠는 아내인 멀린다 게이츠와 '빌&멀린다 게이츠 재단'설립해 각종 전염병 연구와 백신 개발, 빈곤 퇴치 등에 많은 공헌을 하고 있다.


전염병은 세상에서 다시 나타날 수 있음을 모두가 알고 있다. 그럼에도 , 왜 그런지 우리는 파란 하늘에서 뭔가가 뚝 떨어질 수 있다고는 잘 믿으려고 하지 않는다. 지난 역사에서 전염병은 전쟁만큼이나 많이 일어났다. 하지만 전염병과 전쟁은 늘 사람들을 놀라게 한다.

- 알베르 카뮈, <페스트>






인류와 전염병의 역사


작가이자 의학 역사가인 '마크 호닉스바움'의 저서 <대유행병의 시대>는 인류의 역사와 함께 한 전 세게 전염병들의 역사에 대해서 다루고 있다. 스페인독감부터 현재의 코로나19까지 100년의 역사 속에서 전염병들이 어떻게 시작이 되었고 어떠한 영향을 미쳤으며 그 과정 속에서 우리가 앞으로 무엇을 해나가야 하는지 교훈을 던져준다. 특히 각 챕터를 읽다 보면 마치 한 편의 다큐멘터를 보거나 현장에서 직접 가 있는 듯한 생생함을 느낄 수 있을 정도로 몰입감이 좋았다.


<대유행병의 시대>, 442p
병원체는 예측하기 힘든 방식으로 끊임없이 돌연변이가 생긴다는 사실이 그 첫 번째였다.
두 번째는 인간이 사회적, 문화적 행동 변화를 통해, 또는 환경, 동물, 곤충의 생태에 영향을 주는 방식으로 미세 기생체에 강력한 진화적 압력을 가한다는 점이다.

- <대유행병의 시대>, 326p


각 챕터별로 지난 100년간 우리 인류에게 피해를 주었던 전염병들을 하나하나 살펴보면서 인류에게 피해를 주는 것은 단순히 병원체 자체이기보다는 인류가 깊숙이 개입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원래는 여러 동물들의 서식지였던 숲 가장자리에 사람이 농사를 짓거나 목재, 야생동물 고기를 확보하기 위해 더 깊숙한 곳까지 침투함에 따라 동물들과 인간의 접촉은 더 빈번해졌고 전염병이 시작될 위험을 명확히 높였다. 또한 도시화로 인해 밀집되고 혼잡해진 환경과 해외여행, 국제무역으로 더욱 넓어진 세계의 상호 연결성도 핵심 요인으로 꼽을 수 있다. 즉 대유행병은 병원체의 능력이 아니라 우리 인간이 만들어 낸 결과인 것이다.


사실 자연의 야생 서식지까지 침범해서 거주지를 꾸준히 확장한다는 점에서 오늘날 이 균형을 깨뜨리는 가장 큰 위협 요소는 인간이라고 할 수 있다.

- <대유행병의 시대>, 145p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


이미 충분한 경고가 있었던 만큼 지식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그러한 경고를 충분히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바이러스학자와 다른 전문가들이 예고한 대유행병에 대비하지 못한 우리의 총체적 실패이며 이런 상황을 가속화시킨 무사 안일한 정치인들이 빚어낸 결과라는 사실이다. 코로나19 사태가 끝나면 두 번 다시 같은 실수를 저지르는 어리석은 일이 없기를 바란다.

- <대유행병의 시대>, 536p


현재 우리 인류는 첨단 과학과 의학 기술의 발전으로 그 어느 시대보다 건강하고 안전한 시대에 살고 있다. 아니 그렇게 믿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믿음들은 항상 인류가 전염병에 대해 안일하게 대처하게 하게 만들었다. 과도한 오만이 결국 스스로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이다. 한 번 성공했으니 다음에도 또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역사 속에서 살펴봤을 때 실제로는 전혀 그렇지 않았다.
모두가 코로나 백신을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여태껏 인류 역사상 정복된 바이러스는 천연두 밖에 없다. 백신 개발시간도 많이 소요되는 데다가 전염병 발생 이후에 연구가 시작되기 때문에 이미 많은 사람이 피해를 입은 후에 행해지는 조치이다. 즉 사고가 터지고 수습하는 격이란 것이다. 당연히 백신 개발도 중요하다. 하지만 그전에 앞서 인류의 역사와 전염병의 역사 속에서 반복되는 오류들을 반성하고 교훈을 배워야 한다. 중요한 것은 지식보다자세와 의지, 그리고 행동이며 같은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는 것이다. 같은 실수가 반복된다면 그것은 이제 실수가 아니라 '문제'이다.




불안은 '사실'로 해결하고, 분노'진실'로 해결한다고 했다. <대유행병의 시대>는 막연한 불안에 사로잡히거나 여론과 주변에 호도되지 않고 스스로 판단할 수 있도록 의식과 행동의 변화에 도움을 주는 책이다. 제대로 알고 불안에 떨지 않아야 지금의 사태를 막연한 감정으로 대하지 않을 수 있다. 지금을 살아가는 모든 분들이 반드시 읽어보기를 추천하는 정말 시기적절한 책이다.


또 한 번 바이러스가 유행해야 세상이 정신을 차리고 주목하는,
그런 일은 생기지 않기를 바랍니다.

- <대유행병의 시대>, 498p






* 참고 : <대유행병의 시대>, 마크 호닉스바움 / 유튜브 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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