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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승희 Feb 02. 2022

오래된 통장

쓰담쓰담 짧은 글쓰기 -만남-

오래된 통장


스치고 지나가는 것이 월급 통장 속 돈 뿐만은 아니었다.

텅 빈 월급통장에 허탈해지지 않으려 저금통장을 마련했다.

밥 한 끼, 편지 한 통을 차곡차곡 모았다.

가끔 열어보면 푼돈에 이자가 쌓여 있었다.

여행 같은 뭉텅이 돈이 입금되기도 했다.

통장을 농장 깊은 곳에 넣어두고 잊어버렸지만 급한 일이 생기면 제일 먼저 생각났다.

시간은 복리의 마법을 부렸고 오래된 통장은 써도 써도 닳지 않는 화수분이 되었다.

스치고 지나가는 많은 것들 중에 얼마간은 특별히 아끼며 살고 싶다.



작년에는 유난히 잊고 지내던 지인들에게 도움을 많이 받은 한 해였습니다.

추억은 윤활유가 되어 긴 세월에도 '너와 나' 사이를 녹슬지 않고 부드럽게 이어주고 있었습니다.

나도 누군가에게는 든든한 저금통장 같은 사람이 되면 좋겠다 싶었습니다.

글쓰기를 통해 이렇게 마음을 터놓을 수 있을까 싶은 감사한 인연들도 새롭게 맺었습니다.

그래서 올해는 더 사람 욕심이 나는지도 모르겠어요.

힘에 부치지 않게 조금씩 조금씩만 저축하고 시간의 흐름에 맡겨보고 싶어요.

시간이 복리의 마법을 부려 부자로 만들어 주어도 좋고, 차곡차곡 쌓아가는 즐거움만을 누려도 좋을 것 같아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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