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tional Gallery of Art
'내셔널 갤러리 오브 아트(National Gallery of Art)'가 일부 개장했다는 소식을 듣고 오늘 오전 사람 없는 시간에 조용히 다녀왔어요.
'내셔널 갤러리 오브 아트'가 생소하신 분을 위해 간단히 소개를 하자면, 20세기 초반 워싱턴 지역에 세계적 수준의 미술관의 필요를 확신한 '앤드류 멜론(Andrew W. Mellon)'의 기여와 공로로 탄생하게 된 미술관인데요. '앤드류 멜론'은 1921년부터 1932년까지 4명의 대통령을 거치며, 재무장관으로 역임했던 사람으로, 금융업자이자 미술품 애호가였다고 합니다. 1936년, 프랭클린 루즈벨트 대통령 시절, 그는 자신의 개인 재산으로 새로이 미술 박물관을 지어, 자신이 소장한 그림과 조각들을 기부하겠다는 서신을 대통령에게 보냈고, 루즈벨트 대통령이 그의 제안을 승인하고, 1937년에 의회가 그의 '선물'을 받는 공식 절차를 밟았다고 합니다. '내셔널 갤러리 오브 아트는' 1941년 완공된 서관과 1978년 완공된 동관, 1790년부터 존재해오던 - 1966년에 인수- 조각공원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서관에는 13세기 작품부터 20세기까지, 동관에는 20세기 이후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The National Gallery of Art was conceived and given to the people of the United States by Andrew W. Mellon, a financier and art collector who served as secretary of the treasury under four presidents from 1921 to 1932. During his years as a public servant, Mellon came to believe that the United States should have a world-class national art museum comparable to those of other nations. In 1936 Mellon wrote to President Franklin D. Roosevelt to offer his gift of paintings and sculpture for a new museum in Washington, DC, that he would build and finance with his own funds. Roosevelt endorsed Mellon’s offer, and Congress accepted his gift in 1937. https://www.nga.gov
오늘 날씨가 상당히 쌀쌀해서, 길가에 파킹을 하고, 종종걸음으로 달리다시피 걸어 미술관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코로나 상황이라 그냥 들어갈 수 없고, 집에서 전자 티켓을 끊고 가야 했고, 미술관 입구에서 스마트폰을 열어 전자 티켓의 QR code를 스캔하는 확인 과정을 거쳤습니다. 2001년 9월 11일에 일어났던 '구일일 테러' 이후로 박물관, 미술관 출입 시 항상 가방 소지품 검사를 했는데, 지금은 가방 검사는 하지 않고, 티켓 검사와 보안 검색대 통과를 거쳐야 하는 시스템으로 변경되었습니다.
동관은 문을 닫았고, Constitution 애브뉴 쪽으로 나 있는 서관 입구로 들어가야 했어요. 미술관 실내로 들어서니, '역시 잘 왔어'라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대리석 실내가 주는 웅장하고 강한 에너지와, 예술가가 공들여 디자인한 아름답고 조화로운 공간이 주는 균형 잡힌 기운을 제가 심히 필요로 하고 있었던 모양입니다.
실내 인테리어가 대부분 대리석 (pink Tennessee marble)으로 되어있는 서관은 로마의 고대 신전, 판테온 (Pantheon)을 본떠 만든 건축물로 1937년 건축가, John Russell Pope에 의해 디자인된 '네오클래식 양식(neoclassical style)' 건물이라고 합니다.
오늘, 제 눈에 들어왔던 작품 몇 개를 사진에 담아 보았습니다.
미술관 구경도 먹고 봐야 합니다. 카페에 가보니 코로나 팬데믹의 영향이 느껴집니다. 예전에 다닥다닥 붙어 있던 테이블들이 널찍널찍 떨어져 있네요. 더 쾌적하고 깔끔한 느낌이 들긴 합니다. 저는 여기서 '뜨아'를 한 잔 했습니다. 아이스크림도 있고, 샐러드와 샌드위치도 파는 잠시 들러 간단히 요기하기 적당한 곳입니다.
커피 한 잔 마시고, 더 둘러보는데, 오늘은 평소 보기 힘든 장면과 마주쳤어요. 한쪽 구석에서 미술품 복원 작업이 한창이었습니다. 가벼운 그림 작품이었다면, 지하 실험실로 이동시켜서 복원 작업을 했겠지만, 쉽게 움직일 수 없는 조각상이라 장비를 들고 와서 미술관에서 일을 벌여야 했던 모양입니다. 사람들이 몰려들어 보려고 할 게 분명하니, 가까이 와서 방해하지 않게 할 방법으로, 복원사 주변에 투명 바리케이드를 치고, 카메라로 세밀한 작업 과정을 담도록 설치하고, 사람들은 바리케이드 뒤에 서서 스크린 화면으로 생생한 상황을 볼 수 있도록 했네요. 저는 한때 '복원 미술' 쪽으로 전공 방향을 틀려고 매우 애썼던 적이 있어서, '복원 미술'이라는 주제는 저에게 '매우 놓치기 아까운 남자를 놓쳤던 아쉬움'같은 미련이 남아 있는 분야입니다. 세계적인 미술관 한가운데서, 미술 역사가 놓치기 아까워하는 중요한 작품을 진지하게 복원 작업하는 저 남자가 부러운 마음 반, 그냥 오고 싶을 때 와서 편하게 이것저것 구경하고 떠나는 자유로운 내가 낫다며 애써 정신승리하는 마음 반. 언제나 인생은 '반반미의 미학'입니다.
'내셔널 갤러리 오브 아트'의 매력은 방대한 미술 작품 컬렉션, 훌륭한 건축과 더불어, 실내 어느 공간에 서 있어도 '잘 디자인된 공간의 쾌적함이란 이런 거구나'를 느낄 수 있고, 동시에 고대 신전 같은 거룩하고 우아한 기운이 넘치는 실내 인테리어/조경도 한몫합니다.
오늘은 제 스케줄이 허락하지 않아서, 코로나 전에 보고 못 봤던 친구 얼굴 잠시 보고 오는 느낌으로 정말 잠깐 다녀왔어요. 저는 곧 여기에 또 올 겁니다. 또 올 때 다른 작품들도 사진을 찍어 보여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