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가지 면에서 능력이 커지고 그만큼 자율성이 발달하는 시기
아동기의 뇌
아동기의 뇌는 발달 속도가 영유아기에 비해 다소 느려지긴 해도, 지능이 직선을 그리는 발달은 꾸준히 지속된다. 아동기의 두뇌 발달 과정을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자면, 6-7세 이후에는 측두엽이 발달하여 본격적인 언어교육을 하기에 적당하며, 7-12세 무렵에는 전두엽, 두정엽의 발달로 집중력이 높아지고, 수학, 과학을 비롯한 여러 과목의 학습이 가능해진다. 연령이 높아질수록 전두엽과 두정엽은 더 발달하며, 더 중요하다고 판단하는 일에 선택적으로 집중하는 능력도 생 긴다. 초등 고학년이 되는 10세 이후에는 뇌량이 두꺼워지면서 뇌 영역 간 처리속도가 빨라지고, 논리적인 조작적 사고 능력이 발달하면서, 형이상학적 개념을 다루는 능력이 발달하고, 더 높은 수준의 사고력을 발휘하여 학습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긴다. 또한 인지능력과 언어능력의 발달로, 단순한 말을 주고받는 것이 아니라 타인과 한 주제에 관해 대화를 하는 것도 가능해진다. 그 외 아동의 발달적 특징들은 아래에 열거하였으니 참고하기 바란다.
아동기 발달 특징들
완수 가능한 사실적인 일에 몰두하고 싶어 하는 근면성이 생기고, 성취감을 추구한다.
문자, 숫자(돈), 공간, 시간에 대한 개념 발달
자신의 기호대로 책을 골라 읽으려 하며, 학습에 대한 욕구
탈중심화를 하며, 사람이 서로 다른 견해를 가질 수 있음을 이해하고, 자신의 행동을 스스로 결정(또래와의 집단적 상호작용을 통해, 남의 관점에서 자신을 바라보는 경험을 하게 된다)
비슷한 점과 다른 점을 논리적으로 판단하여 사물을 보다 구체적으로 분류할 수 있다
과거와 현재를 비교할 수 있다.
논리적 추론이 가능해진다. 다양한 면을 고려해서, 상황을 이해하고 판단할 수 있다.
과학적인 추리가 가능하지만 아직은 단순한 사고를 하며 추상적인 개념은 이해하기 힘들다 아직은 현시점에 고정된 생각을 하는 경향이 있어서 청소년기가 되어야 비로소 추상적으로 생각하고 가설을 검증하는 능력이 발전한다.
과학과 수학의 바탕이 되는 주요 개념들을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다.
현실과 환상을 구별할 수 있다.
기억력이 발달한다. 특정 정보에 주의를 기울이고, 필요하면 보유하려는 방법 모색
학교생활 및 놀이를 함께하며, 또래와의 상호작용이 끊임없이 일어나는 과정을 통해, 여러 가지 관계적 문제를 경험
신체 성장에 따른 자의식 형성, 남녀 성의 구분에 따른 사회적 역할 구별
일반적인 놀이에 필요한 신체 기능 습득
소근육 발달과 함께, 스스로 할 수 있는 것들이 많아지면서 독립심과 자율성이 발달
자신이 속한 사회 내 구성원으로서의 정체성 확립 (집단주의가 강한 한국, 일본과 같은 아시아 국가에서 성장하는 경우, 학교라는 자신이 속한 집단 내 구성원과 비슷하게 행동하고, 집단의 권위자인 교사의 눈높이에 맞추어야 한다는 압력이 훨씬 더 클 수 있다.)
가족의 한 구성원으로서 협력하는 태도와 책임감 발달
미국식 교육이 여유롭게 보이는 이유
위에 열거한 것처럼, 현대 최첨단 뇌과학 연구진들과, 듀이, 피아제, 비고츠키, 에릭슨, 브루너, 가드너와 같은 현대 교육사상을 이끌어 온 발달 심리학자들에 의해 밝혀진 아동기의 독특한 발달 과정에 대한 이해는 미국의 교육 정책, 교원 양성과정 및 학교 커리큘럼뿐 아니라 양육 문화 속에도 깊이 스며들어 있다. 19세기 후반부터 등장한 발달 단계 이론과, 타고난 성향과 기질에 맞게 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듀이와 피아제로부터 시작된 아이 중심의 교육 사상을 접하면서, 사람들은 교사 중심의 권위적인 방식의 교육을 반성하기 시작했고, 아동기의 자유로운 놀이와 경험과 사색이 아동의 인지발달, 나아가 창의성에 미치는 영향의 중요성을 이해하기 시작했다. 왜 저렇게 애들을 자유롭게 놀리기만 할까 싶은 느낌이 들 정도로 미국 부모들은 학교 수업 외 더 이상의 학습을 강요하지 않는다. 다만 아이가 선택하는 것을 존중하고 지원할 뿐이다. 점수 결과보다는 아이의 행복권을 존중하는 환경을 제공하는 것에 더 가치를 두고 있으며, 아이 스스로 자신의 길을 선택하고 연마하는 독립적인 학습자 (independent learner)가 될 수 있음을 믿는다.
한국식 교육이 치열한 이유
반면, 한국인 부모는 아이를 남 못지않게 교육시키는데 목숨을 건다. 학벌주의 서열의식이 강하게 작용하는 만큼 경쟁이 치열할 수밖에 없으며, 아버지가 재벌 회장님이나 졸부 자산가가 아닌 대부분 평범한 사람들 입장에서, 괜찮은 대학을 나오고 번듯한 곳에 취직하지 않는 이상 한국 사회에서 살아남을 다른 길은 없는 듯하다. 미국, 혹은 다른 서구권 국가에 거주하는 소수민족으로서의 재외동포 입장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다. 주류 사회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무시당하지 않고 남부럽지 않게 살아가려면, 남보다 더 공부하고 틈나는 대로 이것저것 배워놓고 이왕이면 전문직 종사자가 되어야 더 존경받으며 살아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한국이라는 나라의 독특한 역사, 그에 따른 한국인들의 독특한 경험, 그 경험이 낳은 독특한 문화와 사고방식을 이해한다면, 그렇게 결론 내릴 수밖에 없다는 걸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교육열 안에 도사리는 '불안감'
한국인의 교육 심리과 교육열을 이해는 하지만, 여기엔 분명 문제가 있다. 그로 인해 생기는 사회적 문제들, 아이들이 받는 고통과 스트레스는 더 이상 간과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자녀를 잘 교육시키고자 하는 열의가 문제일 리는 없다. 문제는 그 교육열의 근원이 '불안감'이라는 점이다.
무엇이 불안한가? 내 자녀가 경쟁에서 도태되어, 평생 괴롭고 외로운 낙오자로 살아갈까 봐 불안하다고 한다. 그럴 만도 하다. 주변에 평생 괴롭고 외로운 낙오자가 너무 많다. 독립적이고 자유롭고 여유롭고 당당하고 행복한 사람은 찾아보기 힘들다. 겉으로 보면 돈이나 학벌의 문제처럼 보일 수 있다. 겉모습만 보고 판단하는 사람들은, 누군가 힘들어 보이는 이유를 겉으로 보이는 조건에서 찾을 수밖에 없다. 저 사람이 공부를 좀 더 했더라면 저렇게 되지 않았을 텐데. 물려받은 재산이라도 있었으면 이렇게 살진 않을 텐데 싶다. 때론 '저 사람' 이 아니라 '내'가 그 주어 자리에 들어가기도 한다. 그래서 저렇게 되지 말라고, 나처럼 살지 말라고 자녀 교육에 힘껏 투자를 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깊은 불안은 돈과 학벌을 더 갖춘다고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사람이 불안한 근본적인 이유는 잘 되고 있다는, 잘 될 거라는 믿음과 비전이 없기 때문이다. 내 삶이 행복하지 않고 내가 가진 것에 만족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나 자신을 믿을 수 없고 배우자나 자식은 더 믿을 수 없다. 단점 투성이인 내가 자녀를 제대로 가르칠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되지 않고, 우리 부부의 유전자를 물려받아 태어나는 아이는 어딘가 문제가 많을 것 같고, 이대로 그냥 두면 똑같이 불행하고 실패한 인생을 살아갈 것만 같기 때문이다.
실패와 어려움을 딛고 우뚝 일어서서 성공해 본 경험이 없기 때문에, 내 삶도 내 자녀의 삶도 미래가 탄탄할 것이라는 비전도, 열정을 가지고 있는 일이 잘 되고 성공할 것이라는 믿음도 없어 이토록 불안한 것이다.
성공이란 무슨 수를 써서라도 돈벼락을 맞고, 초특급 과외를 받아서 어떻게든 명문대에 진학한다고 경험하는 것이 아니다. 거액 복권에 당첨된 사람들이 파산한 사례와, 가방끈 화려한 남보기에 다 갖춘 사람들이 한 번의 실패로 넘어져서 다시 일어서지 못하는 케이스가 부지기수다.
성공은 실패를 딛고 일어설 줄 아는 사람만 경험할 수 있는 것이다.
그 어떤 어려움이 닥쳐도 굳건히 일어서서 성공해 낼 수 있다는 비전과 믿음의 사고가 내면에 깊이 뿌리내린 사람만이, 도전하는 일마다 성공 신화로 가득한 인생을 살아가게 된다.
불안 심리에 근거한 자녀교육은 절대 좋은 결과를 가져오지 않는다. 결과에 집착해 자녀에게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는 극한 학습시간과 사교육 스케줄을 강요하는 부모가 스스로의 행동을 통해 자녀에게 전하는 메시지 자체가 자녀의 성공을 제한하는 저주이기 때문이다.
너 남들만큼 못하면, 경쟁에서 살아남지 못하면, 번듯한 대학 못 가고, 번듯한 직장 못 가지면, 네 인생도 내 인생도 다 망하는 거야. 내가 바라는 수준에 도달하지 못하는 너는 살 가치가 없어. 이 관문 통과 못하면 네 인생은 희망 없어.
이 메시지가 바로 많은 아이들의 목숨을 스스로 끊게 만들고, 살아남은 자의 가슴에 과도한 경쟁심과, 학벌주의를 뿌리내려 평생을 비교의식, 패배의식, 열등감에서 벗어나기 힘들게 만든 ‘독사과’다.
마인드의 변화가 필요하다
이제 모두 '독사과'를 뱉어내고 불안감이 불러온 '악마의 저주'에서 스스로와 자녀를 풀어주자. 그리고 정말 자녀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맑은 정신으로 생각해 보자. 그런 의미에서 아동기의 발달적 특징들을 다시 한번 짚어보자. 아동기는 자율성, 독립심, 책임감, 학습 능력, 근면 성실한 태도, 고차 사고력, 준법정신/도덕관, 신체 능력, 자존감, 자신감이 발달하는 시기다. 이러한 발달 과제들은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서 성공적이고 행복한 삶을 영위하기 위해 갖추어져야 할, 인성, 사회성, 창의적 사고력 및 성취 능력과 직결된다.
과도한 경쟁의식, 학벌주의에 오염된 교육 문화, 지식/기술 주입에 편중된 교육 시스템이 자녀의 전인적 발달과 성장을 저해하고 있었음을, 부모의 불안심리에서 비롯된 지나친 통제와 강요, 좋은 성적과 완벽한 결과에 대한 집착이 스트레스가 되어 아이의 발달을 막고 사고력과 학습능력에 손상을 입히고, 아이들의 정신을 병들게 하고 있었음을 인정해야 한다. 우리 모두 바르고 건강한 양육/교육 마인드로 머릿속을 씻어내고 변화해야 할 필요가 분명히 있다.
아동기 자녀의 효과적인 창의력 교육에 필요한 요소들에 대해서는 다음 글에서 이어 가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