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뭄바이 관종 여우' 소설 투고를 준비하면서

내 글을 사랑하기 1

by 하트온

보여줄 준비됐나요?


아직, 아직요. 오늘은 하루 종일, 뭄바이 관종 여우 시놉시스와 소설 원본을 수정하고 다듬는 작업을 했다. 마치 내 마음이 향하는 심히 끌리는 누군가에게 보내 주기 위해 내 손으로 만든 크리스마스 선물을 준비하는 느낌이다.


선물에 먼지나 흠은 없는지, 제대로 완성된 것인지 확인하고, 어떤 상자가 가장 내용물을 돋보이게 하겠는지 크기와 깊이를 잘 맞추어 고르고, 예쁜 리본으로 상자를 장식하는 과정을 거친다.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는 입장은 어떨까 상상을 해 본다. 그 사람은 친구가 되고 싶어 하는 사람들로부터 엄청나게 많은 수의 선물을 받는 사람이란다. 자신이 받는 선물 중, 가장 마음에 드는 선물 몇 개만 골라서 그것을 보낸 사람과만 인연을 이어간다고 한다. 매우 까다로운 사람임에 틀림없다.


내 선물이 너무 쉽게 내쳐지기를 원치 않는다. 내 글의 마음이, 친구 하고 싶어 하는 그 사람의 마음에 가 닿도록 만들어야 한다. 선물 포장에서부터 호감을 얻어내야 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남들과 비슷비슷한 포장도, 신뢰가 가지 않는 허점 투성이의 포장도 걸러질 것 같다. 가장 나다운 독특한 모습이 좋은 느낌, 완성된 모습으로 드러나는 그런 포장이어야 할 것 같다.


이메일만 읽어도, 시놉시스 첫머리만 봐도 진정성이 느껴지고 재능이 흘러내리는 그런 인상을 주고 싶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서두르지 않기로 한다. 몇 날 며칠을 계속 들여다보며 읽고 또 읽고 수정을 해볼 참이다.


이렇게 시간을 공들여 쓰는 것을 보고, 내 안의 자본주의자와 실용주의자가 복장 터져 죽으려고 한다.


"눈만 나빠지지 뭐가 남는 게 있다고. 뭣이 중헌디! 그냥 취미로 재밌는 소설이나 읽고 글 쓰고 싶을 때 글 쓰고 그렇게 자유롭게 살아."


어쩌면 내 노력은 말 그대로 헛수고가 될지도 모른다. 아무도 고르고 싶어 하지 않는 선물이 될 수도 있다.


그럼에도, 나는 내가 만든 내 글을 위해서 최선을 다 하려 한다. 내가 낳은 자식이 특출 난 천재가 아니어도 혼자 일어서 나아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공부시키고 뒷바라지하는 것처럼, 내가 낳은 글이 퇴짜를 줄줄이 맞을 그분들의 안목에 못 미치는 글일지라도, 나는 내 글을 끝까지 사랑하며 최선을 다 해보리라고 마음먹는다. 내 글로 이루고 싶은 꿈이 있기에. 내 글이 나아갈 수 있도록 길을 터주고 싶기에.


아무것도 안 하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나는 무슨 작은 일이라도 일어나기를, 약간의 발전과 성장이라도 일어나기를 바라기에, 도전을 한다. 매일 조금씩 작은 도전을 하기로 한다. 이제부터 시작이다.



보여줄 사람 고르기


소설 투고를 받는 출판사 중 마음이 가는 출판사를 고르는 중이다. 사실 어느 출판사가 좋은 출판사인지 미국에 앉아서 알기는 다소 어려운 감이 있다. 한국 책 서점을 둘러볼 수 없기에, 인터넷상에 도는 글이나, 인터뷰 기사 같은 것을 읽고 판단할 수밖에 없다. 이건 그나마 내가 선택하는 일, 내게 칼자루가 쥐어지는 일이긴 한데, 마치 온라인 데이팅 사이트에서 사진만 보고 만날 사람을 고르는 것 같은 막연함 막막함에 당황스럽기도 하다.


이상형 이성을 그려보듯, 내 이상형 편집자를 한 번 그려본다. 바쁜 일과 속에서도 새로운 작가의 재능을 알아보고 키우겠다는 소명의식이 있는 사람. 함께 발전하고 성장하고자 하는 긍정적인 비전을 가진 사람. 무엇보다 내 글을 사랑하고 아껴 줄 사람. 내 선물을 잘 알아보고 나를 놓치지 않을 사람.


내 이상형 편집자님, 우리 꼭 만나요, 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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