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삶의 단짠 비율

엔지니어가 분석 도출한 쉬운 양념 공식

by 하트온


요알못을 돕는 공학도의 본분


엔지니어의 본분은, 인간을 이롭게 할, 인간이 편리하게 생활할 방도를 과학/수학을 도구로 사용하여 찾는 것이다. 나는 오랜 시간 엔지니어로 훈련된 사람으로서, 항상 더 쉽게 더 편리하게 살 방법을 찾는 쪽으로 저절로 머리가 돌아가는 편이다. 특히 나는 하루 세 끼 밥 해 먹는 게 좀 더 쉬웠으면 좋겠기에, 음식을 하면서 내내 더 쉬운 방법이 없나 끊임없이 지름길을 찾으려는 마음이 된다. 누군가에겐 내가 하는 행동이 실력 자체를 키우려는 노력은 하지 않고, 쉽게 날로 먹으려고 잔머리 굴리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나는 이것이 공학적 관점에서 사람의 삶을 편리하게 돕는 바람직한 태도라고 믿는다. 그리고 내가 찾은 쉬운 맛 공식을 친애하는 전국의 요알못들에게 공개함으로써, 나는 널리 인간을 이롭게 돕는다는 공학도의 본분을 완성하려 한다.



이 세상 모든 양념의 핵심은 2:1


요리책을 보면, 들어가는 원재료에 양념 재료는 또 어찌나 많은지, 그 많은 재료를 다 구비하는 것도 벅찬 일인 데다, 각 재료를 하나하나 시키는 대로 정량을 지켜 넣는 것도 보통 일이 아니다. 요리를 할 때마다 요리책을 펼치거나, 영상을 틀어 놓고 뒤로 갔다 앞으로 갔다 하는 게 귀찮은데, 안 보면 요리할 자신이 없으니 진퇴양난이 따로 없다. 음식을 해야 할 때마다 요알못의 심정은 부담으로 짓눌린다.


어느 날 밤 자려고 누워있는 내 뇌리에 통찰의 신이 다녀가시며 나에게 선명한 숫자를 보여주셨다.


짠 : 단 = 2 : 1


그 숫자를 기억하고, 레시피들을 훑어보니, 정말 모든 레시피가 2:1 공식에 들어맞는 것을 확인하였다.


짜고 매운맛을 내는 재료의 양 : 단맛을 내는 재료의 양 = 2 : 1
떡볶이 같은 매운 양념은 고추장(+고춧가루 +간장) : 설탕 = 2 : 1
불고기 같은 짭짤한 고기 양념은 간장 : 설탕 = 2 : 1


일단 이것을 '단짠 비율'이라고 부르자. 다른 재료를 넣지 않아도 이 단짠 비율만 잘 지켜 넣으면 맛있는 기본양념이 완성된다. 고기를 양념해서 구워 먹고 싶은데, 재료도 없고 잘 모르겠으면, 그냥 이 비율대로 설탕과 간장만 넣고 고기를 양념해서 구워 보면, 꽤 괜찮은 맛이 나는 것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한국인의 식성은 이 기본 단짠으로만 만족할 수 없다. 이것보다는 더 잡내를 줄이고 감칠맛을 높여야 풍미가 깊고 좋다고 느낀다. 한식을 주로 하는 집에서는 깊은 감칠맛에 큰 역할을 하는 마늘, 생강, 양파, 술, 참기름, 고춧가루, 깨소금과 같은 다양한 양념 재료들을 떨어지지 않게 늘 갖추고 있다.


공학도가 분석한 바, 기본 단짠 비율을 지키는 것은 정말 중요하고, 나머지 감칠맛 재료들은 자신의 입맛에 맞게 집에 있는 재료 위주로 적당히 가감해서 넣으면 된다고 본다. 맛있기로 소문이 자자한 자신만의 시그너쳐 양념을 가진 사람들을 관찰해 본 결과,


고기 요리를 잘하시는 어머니들은, 양파, 파, 마늘, 생강, 참기름, 후추와 함께, 육질을 연하게 만드는데 효과적인 파인애플이나 망고 키위 같은 열대 과일을 이용해, 깊은 풍미와 육질 두 마리 토끼를 잡으신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닭갈비를 잘 만드는 춘천 출신의 친구는, 기본 고기 양념에, 양파와 마늘, 당근을 갈아 넣고, 고춧가루와 카레가루(강황)를 잘 조합하여 춘천 닭갈비 특유의 감칠맛을 만들어 낸다.


옛날 문방구 스타일 떡볶이를 잘 만드는 지인의 조언에 따르면, 철저한 기본양념에 약간의 마법가루 (다시다)를 뿌려주면 바로 그 맛이 된다고 한다. 문방구 떡볶이 고유의 깊은 싼 맛이 나려면, 절대 비싼 재료 더 첨가하면 안 된다고 한다.



우리 삶의 단짠 비율


단맛이 좋지만, 짠맛보다 많이 들어가면 안 된다. 짠맛이 매우 중요하지만, 너무 지나쳐도 안된다. 이 비율이 우리 삶에도 적용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문득 스친다. 단짠 비율이 잘 지켜지면 우리 삶도 최대치의 맛을 낼 수 있지 않을까. 우리 삶에 단 재료는 무엇이고, 짠 재료는 무엇일까. 최대치의 맛은 우리가 느끼게 되는 만족감, 행복감일까?


나는 '하고 싶은 일'과 '해야 하는 일'이 우리 일상의 단 재료와 짠 재료일지도 모르겠다는 가설을 일단 한 번 세워 본다.

해야 하는 일 : 하고 싶은 일 = 2 : 1

해야 할 일을 2개 하고 하고 싶은 일을 1개 할 때, 일상이 더 만족스러워지는지, 지금부터 실험을 해 보려 한다. 이것이 최대치의 기본 만족감을 주는지 확인한 후에, 인생에 우울 기를 감소시키고 더 감칠맛을 내는 양념들도 하나하나 찾아볼 생각이다. 매일 가설 세우기와 실험이 끊임없는 일상 연구 공학 라이프, 멈출 수도 없으니 계속 가 보련다. 연구 보고는 계속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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