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여자 2

소설 습작

by 하트온

진아의 부모님은 음대와 미대 사이에서 잠시 고민했지만, 화려한 옷을 입고 주목받기를 좋아하는 대담한 진아의 천성을 이해했더라면, 고민할 필요가 전혀 없는 일이었다. 미대 포트폴리오를 만드는 일보다, 악기 연주 실력을 어떤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일이 더 쉬운 길은 결코 아니었지만, 진아는 어릴 때 억지로 배웠던 플루트를, 이번엔 기꺼이 제 손으로 선택했다.


다행히 진아의 아버지는 대한민국 최고의 플루티스트가 이끄는 강도 높은 훈련을 받게 해 줄 수 있는 능력이 있었고, 진아가 아버지를 따라 발을 푹 담근 고급 인맥의 거미줄은 금방 진아를 끌어당겨 끈끈해지게 만들었다. 1년가량의 준비 끝에, 진아는 발걸음 가볍게 미국의 명문 음대의 문턱을 넘어설 수 있었다. 물론 거기에도 진아 아버지의 역량이 닿는 고급 인맥의 거미줄은 빈틈없이 끈끈하게 포진되어 있었다. 아직 어설픈 단계의 진아는 미국에서도 아버지의 인맥이 찾아낸 미국 최고의 플루티스트의 레슨을 받았다. 진아의 아버지는 가장 아름다운 소리를 낸다는 전 세계 몇 개 밖에 없다는 고가의 플루트를 찾아내어 진아의 손에 쥐어주기까지 했다. 일단 이 길에 들어선 이상, 딸 진아를 따라올 자가 없는 유명 플루티스트로 만들어 내고 말리라 그는 결심했다.


진아는 진아대로 애를 썼다. 아버지가 일러준 대로 미국 음대에서 만난 교수들에게 한국에서 자신 집안의 사회적 입지와, 정치 고위층에까지 포진된 아버지의 인맥 역량을 반드시 알려, 자신이 무사히 학위를 받는 데까지 협조한다면, 한국에서 콘서트를 열고 음반을 내고 유명세를 누리도록, 한국 시장을 열어주겠다는 영업도 과감히 감행했다. 물질주의 사회에서 자본주의 정신으로 강하게 무장된 미국 음대 교수들은 한국 명문가의 젊고 아름다운 아가씨와 친해두면 나쁠 것이 없겠다는 계산으로, 진아가 가고자 하는 길에 지나야 하는 무거운 관문을 만날 때마다 물심양면으로 도왔다. 마침내 음대 학위를 거머쥔 진아의 입에서 이런 고백이 나왔다.


"아버지가 정말 훌륭한 분이라는 걸, 내 인생의 가장 큰 인복이라는 걸 이제야 깨달았어요. 이제 아버지만 믿고 살아갈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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