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영어 소통 근육이 빈약한 이유
인풋만큼 아웃풋이 나와야 하는 거 아닌가
인풋(input)을 지겹도록 많이 넣은 내 영어. 아웃풋(output)이 터져 나올 때가 지나도 한참이 지났는데 소식이 없다. 그렇게 많은 시간을 영어에 할애했는데도, 영어가 귀에 잘 들리지 않고 입에 붙지도 않는다. 영어 지식은 방대하게 늘어가도, 영어로 소통하는 능력은 어느 단계에 있는 건지 의문이다. 영어 소통 근육이 차마 사람들 앞에 내놓을 수 없을 만큼 한없이 빈약하게 느껴진다. 이것이 영어를 그렇게 오래 공부하고도 제대로 열매 맛을 보지 못하는 많은 한국인의 씁쓸한 외국어 학습 현실이다.
그토록 인풋이 많았는데도, 아웃풋에 자신감이 없는 것은, 인풋을 아웃풋으로 만들어 내는 교육도 훈련도 제대로 받은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인풋을 내 것으로 만들어 활용해, 효율적으로 아웃풋으로 끌어가는 근육이 키워지지 않았다. 소통 훈련이 전무했으니, 키워진 근육이 없고, 근육이 없으니 힘을 낼 수 없는 것이다. 생각해 보면 대부분의 학교나 학원도 영어 지식을 주입하고 테스트할 뿐, 영어 소통 능력을 제대로 키워주지 않았다. 우리가 훈련해 온 것은 눈으로 영어를 읽고 조각조각 분석해서 암기하고 시험 보는데 그치는 주입식 교육에 치중해 있었다.
문제는, 영어가 필요한 상황, 영어로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상황을 마주하게 되면, 머릿속에 주입된 영어 지식만으로 해결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실전에서는, 내 것으로 정확히 소화되어 자유자재로 활용할 수 있는 영어지식이 필요하며, 그 영어 지식을 정확한 소리로 구사할 수 있는 발성 근육, 원어민의 소리를 알아듣고 대화를 이어갈 수 있는 영어 소통 근육이 얼마나 발달해 있는지가 관건이 된다. 영어를 사용하는 사회로 가까이 다가갈수록 점점 더 실전 소통에 필요한 영어 능력의 중요성을 깨닫게 된다.
영어의 인풋에서 아웃풋을 끌어내기까지 필요한 소통 훈련 7단계
20년 넘게 미국에서 영어를 배우는 사람, 영어를 가르치는 사람으로 살아가면서 깨닫게 된 효과적인 영어 학습 방법, 영어 능력을 제대로 키우는 효과적인 소통 훈련을 단계별로 다음과 같이 정리해 보았다.
1. 정확히 사용할 수 있도록 훈련하는 어휘 학습 (어휘)
2. 생각을 효과적으로 표현하기 위한 문장 구조 정리 (문법)
3. 문장과 어휘의 쓰임의 다양한 예를 탐험하는 꾸준한 독서 (어휘, 문법)
4. 배운 것을 응용하기: 내가 하고 싶은 말을 영어답게 작문 (작문)
5. 듣기 능력을 키우는 원어민의 소리 익히기 (발음과 억양)
6. 빠른 속도로 정확한 소리를 내는 발성 근육 키우기 (유창성)
7. 실전 연습: 말하고자 하는 주제를 예상하고 미리 공부하기 (요약 정리 응용 )
위 7단계 과정 중 어느 한 단계의 근육만 약해도 내 영어가 자신이 없어지는 위기에 놓이게 된다. 어휘를 아무리 많이 알아도 문장으로 만들어 낼 자신이 없거나, 여러 가지 문장을 잘 구사할 수 있어도 어휘가 부족하면 자신이 없어진다. 머릿속에 좋은 문장 좋은 표현들을 알고 있어도, 정확한 발음과 억양을 모르고 발성 근육이 훈련되어 있지 않으면, 입 밖으로 내뱉기가 어렵고, 특히 상대가 내 말을 잘 알아듣지 못하겠다고 불평하면 점점 더 입을 닫게 된다. 내가 아무리 말을 정확하게 효과적으로 말할 수 있어도, 내 귀가 상대방의 말을 알아들을 수 없다면, 효과적인 대화가 이어질 수 없다. 우리가 영어에 자신감을 가질 수 있기 위해서 제대로 키워져야 하는 영역들이 생각보다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다음 글에서 위 7 단계 각각에 대한 이야기를 이어나가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