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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의 진가를 알아야 한다

영어가 내 삶에 가치가 되게 하려면

by 하트온 Sep 07. 2021


미국 사람들 사이에 있기만 하면 영어가 늘까? 그럴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영어 교육을 위해 무작정 영어권 나라로 자녀를 보내던 시절도 있었다. 물론, 영어권 국가라는 환경은 원어민과의 언어 경험을 더 쉽게 가질 수 있는 환경일 수는 있다. 하지만, 무조건 원어민 사회 속으로 들어가 소통을 시작하라고 하는 것은, 마치 수영을 처음 해 보는 사람에게 무작정 깊은 물에 들어가서 수영을 시작해 보라고 하는 것과 같은 요구다. 


수영도, 외국어도, 무조건 처음부터 깊은 물을 만나는 것은 트라우마로 남을 만큼 위험하고 고통스러운 경험이 될 수 있다. 내 수준에 맞는 얕은 물에서 물과 친숙해지며 기본 수영 기술을 익히고 연습하는 단계가 분명히 필요하다. 그래야 깊은 물에 대한 두려움이나 불안감을 자연스럽게 이기고, 수영실력을 십분 자신 있게 발휘하여 바다로 나아갈 수 있게 된다. 그런 자신감과 안전감을 바탕으로 바다를 다루고 수영을 해내는 경험이 쌓일 때, 수영을 진심으로 즐기게 되고, 자신감이 커져, 더 연습하여 더 큰 바다로 나가고자 마음먹게 된다. 결국 깊은 물을 다루고 건너 내는 경험을 해낼 때에야, 수영이 정말 유용한 도구임을 깨달을 수 있다. 수영의 가치를 제대로 느껴야, 수영 근육을 키우는 일에 더욱 매진할 동기 부여를 얻게 된다. 


얕은 물에서 충분히 기초를 익히고 정서를 돌보기 전에 깊은 물에 바로 던져지는 경우를 보는 것만큼이나 안타까운 일은, 내 영어 실력이 자꾸 부족하다 여겨져 얕은 물에서 벗어나려는 용기를 내지 못하는 경우다. 물론 충분한 기본 연습이 필요하다. 하지만, 거기에만 머무르는 일, 얕은 물만큼이나 얕은 자신감에 시달리며, 끝없이 기초 연습만 반복하는 일은 너무나 재미없는 일이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기초단계에만 끝없이 머무는 일에 질리고, 바다에 들어갈 자신이 없는 만년 초보라는 수치심은 영어라는 이름만 들어도 울렁증이 생길 정도의 정신적 부담을 불러오기도 한다. 결국, 영어에 관련된 모든 것이 불쾌한 언어 경험으로 끝나고 만다.


영어가 불쾌하고 힘든 경험으로만 끝나지 않기 위해서, 영어의 진가를 아는 일이 필요하다. 영어의 진가란 것은 다른 언어의 진가와 마찬가지로 사회와의 소통에 있다. 인종을 막론하고, 한국에서 태어나 자란 아이들은 한국어를 익히는데 온 힘을 쓰고, 미국에서 자라는 아이들은 영어를 익히는 데 최선을 다한다. 부모가 집에서 어떤 언어를 구사하는가는 별로 상관이 없다. 사회적으로 통용되는 파워 언어, 주언어가 무엇인지를 깨닫는 순간부터는 그 언어를 익히는데 매진한다. 미국에서 태어난 아이들에게 한국인 부모가 아무리 한국어를 먼저 제대로 익히라고 야단을 쳐도, 아이들은 영어 배우기가 훨씬 더 중요한 일인 것을 온몸으로 직감한다. 어떤 환경에서도 영어부터 붙잡고 늘어져 흡수하고 습득해낸다. 자신이 속한 큰 사회가 사용하는 영어, 영어라는 언어의 진가를 절실히 느꼈기 때문이다. 


사람이 진가를 느끼는 언어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배워낸다. 영어 공부가 하기 싫고 자꾸 미루게 된다면, 당신은 영어의 진가를 아직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더 편안한 모국어 사회가 당신에게 모든 것을 충분히 제공하고 있어, 영어를 습득할 필요가 절실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한국어의 바다가 충분히 즐겁고 편안해서, 굳이 영어의 바다로 나가야 할 이유가 없는 것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영어를 꼭 배워야 할 이유가 있고, 영어를 잘하는 사람이 되는 것이 목표라면, 얕은 물에서 기초 연습을 탄탄히 다진 후, 영어의 바다로까지 나아갈 수 있는 근육을 키워내는 훈련을 밟아가야만 한다. 


정서적으로 안전한 환경, 내 모국어와 내게 익숙한 보편적 문화 정서가 존중받는 환경에서 내 수준에 맞게 잘 짜인 학습 목표에 따라, 문법을 배우고 어휘를 익히고 독해와 작문을 배우는 등의 기초 교육의 바탕을 다진 후에는, 실전의 바다에서 영어를 소통의 도구로 사용하는 일, 소통 근육을 키우는 일을 시작해야 한다. 결국 언어는 사람과 사람 간의 사회적 소통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영어를 소통의 도구로 활용하여 마음과 마음을 전하고 생각과 생각을 교류할 때 영어는 내 삶에 꼭 필요한 도구, 진정한 가치로 자리잡고, 매일 영어 근육을 키워가는 노력의 결실을 맛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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