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 나무
문득 내 등 뒤에
네가 곧고 당당하게 서 있어서
나는 안심이 되었다
나보다 크고
나보다 강하고
나보다 오래 버텨줄 것 같은 너
모두가 변하고
다 떠나간다 해도
지금 있는 것들이 언젠가 없어진다 해도
붙들 수 있는 존재 하나
나에겐 너니까
영원한 것도 없고
확실히 아는 것도 없는 미지의 세상
나 자신 아닌 다른 것에 기대려는 마음조차
미개한 마인드인가 조심스러운 현대
남몰래
내 불안한 마음을
네 단단하고 마른 팔에 척 널어놓고
나는 너에게서 열매 쏙쏙 받아먹는다
작은 안도감 한알씩
또르르 굴러내려 가
내 작은 마음을 포근히 잠재워준다
대문 사진 출처: Pixabay (by shog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