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 나무
누가 짓밟는다고
우는 대신
발 함부로 댈 수 없게
높이높이 자라 버려라
누가 꺾는다고
하나쯤 잃어도 웃어넘기게
사방으로 무성해져 버려라
누가 때린다고
주먹질 발길질에도 끄떡없게
단단한 존재가 되어 버려라
누가 모욕한다고
침을 뱉어도 양분 삼게
다 좋은 것으로 만들어 버려라
누가 나를 죽이려 든다고
나의 피 흘림조차 의미가 되게
삶과 죽음을 초월하는 가치 있는 삶을 살아 버려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