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그 사람들은 모두 어디에 간 것일까?
돌아가려니 너무 멀리 와 있고
그곳으로 되돌아가자니
낡고 해진 걸 꿰맬 재간이 없다.
얼마 전 개나리의 새순같이 파릇파릇한 그 시절에 다니던 고등학교 앞을 지났다. 잠시 가던 길을 멈추었다. 학교 앞 작은 하천은 콘크리트와 아스팔트로 뒤덮인 복개천이 되어 흔적을 찾아볼 수 없었다. 여름철이면 풍기던 꼬릿 한 냄새마저도 덮어 버렸다. 시간을 덮어버린 그 신작로는 말끔 했으나 낯설었다. 길 한복판에서 빗겨 나 갓길을 서성거렸다. '복개천을 뜯어 복구하면 다시 그 시절로 돌아갈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잠겨.
인생이란, '안개 자욱한 시간의 강을 건너는 나룻배에 올라 탄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점점 아득해져만 가는 지나온 시간들. 가면 갈수록 익숙해져 보일 것만 같은 앞길은 여전히 희뿌였다. 그렇게 나룻배는 뱃사공의 어리석음을 알지 못한 채 물길을 따라 흘러간다.
그들이 떠난 것일까? 내가 떠나온 것일까?
내가 떠나온 것이었구나.
그들을 세월이라는 안갯속에 가둬둔 채로.
찢어 버리고 싶은 시간도 꿰매고 싶은 시간들도 모두 안개와 같구나.
그 둘은 언제나 같이 흐르고 있었네.
내 안에서 천천히.
그들이 떠난 것이 아니었구나.
인용 : 이병률 에세이 <혼자가 혼자에게> 중에서
제목 : 파울로 코엘료의 소설 <오 자히르>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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