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뭇거뭇 기미 올라오고
추욱추욱 피부 쳐지고
희끗희끗 흰머리 올라와
거울도 보기 싫고, 옷도 입기 싫을 때
아침에 도끼빗으로 대충 머리를 빗어넘기다가,
뜻밖의 지점에서 희망을 발견한다.
머리카락들아,
그동안 머리를 감아주는 것 밖에 해주지 못해서 미안.
너희들에게 좋은 헤어디자이너를 붙여줄 터이니
나에게 제2의 전성기를 선사해주렴!
그치만
3곳의 미용실 방문과
40만원 가까운 비용을 쏟아부은 후에도
여전히 거울이 보기 싫다.
40대에 갱년기만 오는 게 아닌가보다.
머리에 돈 쳐바르면
10년은 젊어보일거라는 망상에 젖어드는
헤어사춘기도 온다.
돈만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