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바다의 추억
왜목마을에 갔다.
당진이라는 곳에 있다는 바닷가 마을을 찾아
누렇고 흥건한 겨울빛에 길은 젖었고
바다는
잎사귀를 떨군 나무처럼
조용하다.
시장통에 차려진 막사에는
가수가 노래를 부른다.
마실 나온 개도 흥에 겨운지
꼬리로 장단을 맞추며
서너 명의 사람들은 출렁이는 물처럼 춤을 춘다.
소라 껍데기 같은 모텔 안에서
비수기 적막이 숙박계를 쓰는 날
바다를 바라보는 눈빛이
쉽사리 이곳을 떠나지 않을 것 같다.
모래밭에 써진, 사랑의 잔해들은
새가 되고 싶었을 것이다.
파도에 지워지기 전에 도망가고 싶은
발 없는 새.
날고 싶은 것들이 날지 못하는
왜목마을에서는
바다를 향해 돌을 던져도
돌은 최선을 다하지 않는다.
많은 여행이 그랬던 것처럼
우리는 어두워진
바다를 떠났다.
마을을 지키는 개가 컹컹거렸고
겨울바다는 추억이
가득한 서적처럼 펄럭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