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무한한 라운드
내가 만든 책을 읽고 있는 건 거울을 들여다보는 것과 같다. 집안에서도 누군가 보면 부끄러워진다. 지하철을 타고 갈 때마다 책을 펴 들고 앉아 있을까 생각해 봤다. 혹은 서 있거나. 워낙 지하철에서 책을 읽는 사람들이 없다 보니 누군가 책을 읽고 있는 풍경은 이제 휘귀해보이기까지 한다. 뭔가 시대에 뒤처진 사람 같기도 하고. 그리고 문득 읽고 있는 책이 궁금해진다. 낯설게 하는 것은 마케팅의 케케묵은 전략이 아닌가. 지하철에서 낯선 책을 읽고 있는 낯선 풍경. 연출해야겠다. 아무도 내가 쓴 책인지 모를 테니 부끄러워할 것도 없고 ㅎㅎ 15라운드가 끝인 줄 알았는데 인생은 지하철 2호선처럼 무한한 라운드라는 것. 책을 쓰는 동안 잊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