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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소년은 그림자가 되어 어둡게 누워 있다. 주검처럼 바닥에 납작 엎드려 꼼짝도 않는 작은 몸. 바닥에 끼얹어진 한 바가지 물처럼 바닥에 스며들며 서서히 증발해가는 어린 시절. 그는 분노에 사로잡힌 눈으로 바닥을 응시하며 중얼거린다.
나는 궁금하다. 우리 삶에는 정말 아무런 의미도 없는 걸까. 아무리 찾으려 해도, 지어내려 해도, 없는 건 없는 걸까. 그저 한만 남기는 세상인가. 혹시라도 살아 있다는 것. 희열과 공포가 교차하고 평온과 위험이 뒤섞이는 생명 속에 있다는 것, 그것 자체가 의미일 수는 없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