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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헤븐 Feb 22. 2019

기분 벗고 주무시죠

읽는 내내 이런 표정이었어요. 풉..고마운 책! ^^

삶 속에서 유머 코드를 충분히 발휘할 줄 아는 사람 

그런 사람을 상당히 매력적이라고 생각하는 편이다. 그리고 이 책의 작가님. 결국 넘치는 매력을 들켜버리셨다. 브런치 독자와 작가들이라면 한번 정도는 그의 글을 읽었을지 모르겠다. 스치듯 혹은 빠져들듯! 나는 후자에 속했고 '이 분, 한 건 하시겠다' 싶었는데 결국 해내고 마셨다. 순식간에 2권의 출간해낸 무시무시한 필력의 주인공. 사실 필력이라기보다는 그의 '생각' 이 사람들을 끌어당겼을지도 모른다. 아니 분명 그렇다. 나도 어느 순간 빠져 들어서 깔깔 대다가도 세상 진지해졌으니까. 


기분 벗고 주무시죠, 박창선, 웨일 북, 2019 



책 표지에서부터 개성 만점. 오랜만에 즐거운 에세이를 만났다. 샘난다. 이 책...^^



글쟁이라 생각했었다. 

그런데 디자이너란다. 지금은 '글 쓰는 디자이너'가 되어 이미 '디자이너 사용 설명서'라는 첫 번째 책 출간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이젠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는 이 책. '기분 벗고 주무시죠'는 제목부터 '움찔' 하게 만든다.



읽고 난 이후의 느낌?

뭐랄까... 어떻게 표현해야 하지. 저자에 빙의되어 카피캣이 되어 보자면 이 정도의 한줄평을 살포시 남겨 보자면, '와 씨, 에세이가 뭐 이렇게 오지게 유쾌해 근데 한없이 가벼운 거 같으면서도 깊이도 있어. 아 샘나!  


(역시 함부로 따라 하면 탈 난다. 사람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 그냥 생긴 대로 놀아야 하나 싶다...) 





글을 읽다 보면 저자의 개성이 여실히 드러나는 이야기들이 있다. 

그런 이야기와 필체를 가지신 분들에게 한없는 질투와 더불어 무한애정을 품곤 하는 나는, 이미 그의 팬이 되어 버렸다. 글로 연결되어서 그런 건지 이상하게 한번 만나지 못한 분의 이야기를 읽어 내리면서 적잖은 위안과 즐거움을 선물 받았다. 그러하니 어찌 좋아하지 아니할 수가! (이거 참 요새 왜 이리 팬심 자극하는 분들이 많으신 건지.. 세상엔 고수들이 참 많다는 걸 다시금 느낀다. ) 



사소한 것을 사소하지 않게 받아들일 줄 아는 사람

그런 사람의 이야기다. 참 바르게 사셨다는 느낌이어서 그런지 읽는 내내 웃고 흐뭇하면서도 세상 진지해지기도 했다. 비록 문장 밖으로 드러나는 느낌은 재밌고 찰지고 유머 매칭 끝내주게 보여주신 덕분에 (일러스트도 한몫할 테지만) 세상 가볍게 느껴질지언정, 아니. 분명 그리 가볍지만도 않다. 



일을 대하는 태도. 사람을 대하는 마음. 그리고 무엇보다 '나'를 생각하는 소중함. 

누구보다 단단해지고 있는 사람의 일상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책이다. 이 책. 읽는 내내 그래서 평온했다... 친절한 작가의 재밌고도 근사한 문장들 덕분에. 


자존감이란 건 '나를 높이는 힘' 이 아닌 것 같아요.
진정한 자존감은 오히려 '상처'까지 '나'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닐까 싶어요.
난 세상의 중심이 아니라 사랑하는 누군가의 옆에 서 있는 한 명의 사람일 뿐이니까요. 


'기분 벗고 주무시죠'는 마치 이런 느낌이다. 

지하 던전 속에서 찾아낸 반짝반짝 틈새 사이로 빛이 보이는데 그것이 황금열쇠 쪼가리라고 생각해서 찬찬히 건져내 보았더니 아니 글쎄 쪼가리가 아니라 이건 미처 찾아내지 못한 삶이라는 구멍 속에 쏙- 하니 맞아떨어지는 우리가 잊고 있던 황금열쇠 같은 이야기였어.....! 이때 BGM은 뭘 깔지! 그래. 오프닝은 귀염 뽀짝 슈퍼마리오였다가 막판에 가서는 그 왜 두둥두둥 심장을 자극하는 그 게임 엔딩곡 정도의 약간 눈물도 좀 자극하게 만드는 그 막 그런 두둥느낌....!  (이라는 식의 터무니없는 묘사도 잠시 해 보게 됩니다. 아니해보고 싶게 만들잖아요.... 훗) 



생각이 정직하고 멋있고 바른 사람의 이야기. 

덕분에 약간 '글'을 쓰는 입장에서 그의 글을 읽다 보면 늘 어딘지 모르게 '반성 모드'가 되고 만다. 이처럼 좀 더 정직하게 쓰고 싶다는 소망도 더불어 생긴다. '기분 벗고 주무시죠'라고 센스 장착하고 말을 건넬 줄 아는 사람처럼. 좀 더 우리가 세상을 살아가며 잊고 있었던 어떤 것들을 예리한 관찰력으로, 살포시 진심을 툭- 하고 멋지게 건넬 줄 아는 사람.. 그런 '나'도 상상해보며.  



기분을 벗어던지고 잠에 들었던 어제에 이어 다시 시작되는 오늘은

유자차와 얼그레이로 상큼한 하루를 다시 시작하려 한다. 어제 덕분에 기분을 벗고 잠에 들었더니 이렇게 세상 상쾌할 수가 없다며. 그렇게 모든 삶은 '태도'와 '생각' 사소한 '배려'와 '마음' 들이 뭉쳐서 멋진 오늘을 만들어낼 테다. 



읽는 내내 나. 정말 이런 표정이었어요 작가니이임! ^ㅡ^* 고마워요. 문장력은 역시 질투납니다. 



덧1) 그나저나 갈비찜의 재료는 정말이지 다 장만하고 만드는 게 아니라 마트에서 '돼지갈비양념' 하나로도 충분하다는 걸 어찌 이리 잘 아시는지. 읽다가 엉뚱한 곳에서 뿜어 버렸습니다.... 아놔 작가님 이렇게 잘 쓰기 있기 없기?! (쌩긋) 


덧2) 위장질환과 역류성식도염을 불러 일으키는 '1인 사업'의 길에 드셨으나... 그렇기에 '부의 추월차선' 또한 이뤄낼 줄 아시는 분이라는 것을 압니다. 훗..1억...! 이미 통장 잔고 한번 찍으셨을테니 쭉쭉 밀고 가시기를! (돈 이야기 나왔을 때 제 눈은 번뜩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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