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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헤븐 Sep 07. 2019

당신들이 잘됐으면 좋겠습니다.

11명의 일곱 시간, 독서모임 이야기

누군가와 서로 공감할 때,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는 보다 깊어져 갈 수 있다.


- 오쇼 라즈니쉬 -






누군가의 목소리에 빠져드는 건 한순간이다.

'순간'이라는 시간을 잡는 것이 어쩌면 '찰나'에 불과할 수 있다 쳐도 어쩌면 그 '순간' 이 무려 '7시간'에 육박할 정도의 '유지'가 된다면 어떠할까. 그게 가능하겠냐고, 누군가는 의심하고 믿지 않을 일이다. 맞다. 예전의 나는 의심했겠다. 살 비비며 함께 하는 가족 구성원과도 무려 일곱 시간을 거의 비슷한 주제를 놓고 대화를 섞어본 일이 없었던 나에게. 그야말로 오늘은 신통방통한 기적(?) 이 펼쳐졌으니까.



 '어떤 순간은 다른 순간보다 힘이 세다'라고 했던가.

 '순간의 힘'에 나오는, 이 힘이 센 '순간'을 오늘 느낀 듯해서.... 사그라들기 전에 이렇게 기록하고 싶은 나머지, 집에 돌아와 샤워를 마치자마자 식탁 위에 놓인 키보드를 열어 재빨리 그 위에 열 손가락을 올린 나를 발견하며.... 나는 놀랐다. 아... 이 정도로 정서적 공감대에 나는 깊이 취하듯 기뻤었나 싶어서. 그렇게 다시금 방금 전까지의 시간을 회상하며 어떤 상상을 해봤다. 이들의 몇 년 후, 일상 속 스치는 장면 안에서도 오늘처럼 내가 있을까? 그럴 수 있을까... 반대로 나의 삶에서 앞으로 이들 중 누군가와 여전히 함께 느슨한 연결을 유지하고 있을까? 부디... 부디 그러하기를. 잠시나마 아낌없이 바랐다. 자신의 삶을 그 누구보다도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들로 느껴졌기에. 다만 방법을 모를 뿐, 아니 안다 해도 아직은 경험치도 미숙하고 풍성한 자신감이 있다고는 말할 수 없는, 완벽하지 않은 우리들이라서. 나는 그들에게 이렇게 말하며 한 명 한 명의 이야기를 들으며 다만 마음속으로 외쳤다.



당신들과 눈이, 목소리가, 마음이 겹쳐질수록... 알 수 없는 기쁨과 고마움, 한편으론 '용기'를 얻습니다...



'나는, 당신이 불완전해서, 그래서 '더' 좋았어요. 그 불완전 함조차 사랑스럽게 보여서...'라고.

자신은 말을 잘 '못' 한다고 말하지만, 전혀 그런 긴장감 없이 아주 자연스럽게 멋진 목소리 음을 가진 그가 말하는 '책과 삶'을 향한 성장을 해내겠다는 근사한 마음 (외모는 더할 나위 없이 출중하신)의 설회님,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 어느새 뒤에서 후광이 비칠 정도로 언제나 그의 명강의에 빠져들고 말 정도로 삶의 경험치를 아낌없이 나눠 주시려는 근사한 나이 듦을 실천 중이신 영호 변호사님, 풍성한 대외 활동으로 삶의 활력과 즐거움을 정말이지 꾸준히 만들어 내어 이제는 자신만의 판을 조금씩 유쾌하게 만들어 나가시는 멋진 똑똑이 홍경님, 우리들의 대표 러너 젊은 나이치고 깊은 태도와 생각이 묻어 나오지만 여전히 천진난만한 그 매력적인 웃는 미소가 참 멋진 슈퍼루키 현석님, 글과 말에서 경쾌한 재치를 풍기지만 언제나 자신의 삶을 한 단계 도약해내려는 고군분투함이 느껴지는 마케터이자 미래의 사업가 재민님, 조금은 투박하고 어리숙한 말솜씨이나 그 안에 투명함을 담고 있어 순수한 자신의 꿈과 의미를 위해 늘 열공하시는 귀여운 수의사 명수님, 이제 막 책을 읽다 글을 쓰는 삶을 조금 더 성장시키려 하는 웃는 미소가 참 멋진 예비 신랑 광희님, 누구보다도 굿 스피치의 태도를 가지신 경청의 마법사 웃는 미소가 참 복상이신 동희님, 너무나도 재치 있는 말솜씨에 그녀에게 가끔 질투를 느낄 만큼 상큼 발랄한 매력의 소유자, 책 읽는 미녀 지현님, 비록 오늘 모임에 못 나오셨지만 다부지고 다져진 체력으로 자신의 삶마저 건강하게 유지하고 이끌어 내고자 노력하시 설민님, 그리고... 뭐랄까 여전히 그의 목소리를 듣고 있으면 자체적으로 나의 내면 속 은밀한(?) 별 고백을 다 하게 만들 것 같아서 조금은 위험한(?) 매력을 소유하고 계신, 경청과 공감이라는 최고의 특장점을 가진 우리들의 대장, 웅구님...



함께 해서 좋았어요. 오늘도. 난 많이 웃었답니다. 고마워요..




시작이 있다면 끝도 있다는 세계의 룰을 모르지 않지만.

어딘지 모르게 11명의 7시간, 그 흐름이 벅차오르는 감동과 표현할 수 없는 고마움으로 자리했기에, 당신들과의 조만간 다가올  어떤 '끝'을 생각하게 되면, 언제나 쓸쓸함이 마음 밖으로 흘러나온다. 이들과의  '마지막'  공식적인 만남을 장식하게 될 9월의 어느 날을 상상하자니 더더욱. 어쩔 도리 없이 붙잡고만도 싶어 지는 어떤 시간들... 그럴 수만 있다면 신께 고하겠노라고. 잠시 읊조려본다. '이 사람들.... 오래 보게 해 주세요.'라고.



어쩌면, '나'라는 사람을 잘 모르는, 낯설다는 이유 덕분에. 나는 어느새 이 타인들과  '사랑'에 빠져버린걸까.

서로가 여전히 서로를 잘 몰라서, 어떤 호기심에? 아니면 마주했을 때 알 수 없듯 느껴지는 뜨겁고도 선한 각자의 생이 들려진 순간 전해지는 좋은 자극 덕분에? 혹은 당신과 내가, 같은 시간 같은 공간에서 서로 다른 목소리를 섞어가며 어느새 당신의 세계와 나의 세계가 마주했을 때의 그... 어떤 알 수 없는 희열 때문에? 굳이 정의하고 싶지 않지만, 반대로 알 수 없는 묘한 이 감정의 끝에서 그저 남는 마음은 이것일 테다.



문득, 우리가 낮에 만났지만 밤의 석양을 같이 보며 책과 삶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참 멋지겠다란 상상을.. 해봤습니다.




나는, 당신들이 잘 됐으면 좋겠습니다.라는 마음의 결.

그리하여, 낯설고도 느슨하게 연결된 당신들과 '나'의 마지막 모임을 앞두고, 나는.... 그들에게 편지를 쓸 생각이다. 한 단어, 한 문장에, 미처 못다 한 '응원'과 '지지'를 보내고 싶어서. 반대로 그건 노골적으로 내가 당신들로 하여금, 여전히 잃어버릴 것만 같은 어떤 용기, 자신감, 웃음, 미소... 좋은 에너지, 그것을 부메랑처럼 받고 싶은, 미안한 나만의 욕심 때문일지도 모를 일이다만. 나는 안다... 최소한 내가 '웃고 있다'라는 그 진실을. 그래서, 고마워서 나는.. 벌써부터 편지지를 고른다.  



이, 밤에 쓰는 편지가 열한 통이 되었을 때.

마지막 만남이 될지 모를지언정.... 이 마음이 당신들께 가닿아, 한 번 더 우리들이 웃으며 이 시간을 되도록 더 기쁘고 덜 슬프게 흐를 수 있기를. 마음의 등불을 킨 채, 조금은 철없는 어떤 고백조차도 정성 어린 마음을 담아. 당신들과의 시간을 기념하려 한다.... 낮이 짧아지고 밤이 길어지는 계절이 자연스럽게 다가오는 것을 수용하듯, 다만 칠흑 같은 어둠에도 선명한 달이 있다면 그 장면이 명장면으로 기억될 수 있는 것처럼. 당신들과의 이 시간이, 나에게는 하나의 어둠을 통과하는 데 빛나는 '달'과 같은 시간들이라고. 나는. 당신께. 고백하려 한다.



초승달이 반달이 되고, 그 반달이 다시 보름달로 차오르는 순리처럼... 그렇게 흘러가다 만난 이 인연에 고마워요.





남는 게 '사진' 같아서..그래서 열심히 찍어주고 싶었어요. (잘 못 찍지만...)
열심열심....당신들은 멋집니다.
명강연에 깊이 빠져버리고 말았는데...조금씩 끝이 온다니 참 아쉬운 건 어쩌죠.


많이..변했구나 싶었습니다. 내가..정말이지. 이렇게 웃을 수 있다니.


그래도 '빵빵 터지는 건' 여전하니, 잘 지내고 있다는 반증이겠다. 헤븐... 잘 살고 있다...



#고마웠어요_오늘도_난_덕분에_많이_웃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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