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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헤븐 Mar 17. 2020

회사 다니며, 피하고 싶었던 동료들의 특징

퇴사 후 느낀 찐 교훈 시리즈 5탄) 피할 수 있다면 피하고도 싶었던 

저는 그 누구도 비판하지 않습니다. 

저는 일하고 싶은 동기를 부여해야 한다고 믿습니다. 

그래서 저는 칭찬하고 싶어 하고, 흠잡으려 들지 않습니다.


- 데일 카네기, 인간관계론 - 






권고 퇴사를 한 지 이제 이주일이 지났다. 

실업급여를 신청하기 위해 지역 내 고용보험센터로 발걸음을 향하며 이상하게 그 시간이 멋쩍게 느껴졌다. 평일 낮 시간이 낯설게만 느껴졌기 때문이리라. 여전히 낯선 감정은 그렇게 불쑥 찾아온다. 코로나 19 여파로 고용센터의 대기자 수는 그리 많지 않으리라 생각했던 나의 예측은 완벽하게 어긋나면서... 



실업급여를 신청하는 인파로 붐비는 장면을 지켜보며, 통계청 수치를 잠시 의심했다. 

실업률이 다소 하락했다던 최근의 보고 자료는 탐탁지 않게만 느껴질 뿐, 실물 경제와 위기는 이미 시작되었다는 것은, 제조업의 희망퇴직 뉴스들과 이미 연일 폭락하는 연쇄 폭락장을 지켜보며 확실히 숫자적으로 체감되는 중인 요즘, '직장 다니던 시절' 이 어쩌면 '호시절' 이었었나 싶어서 잠시 쓴웃음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대기번호표를 찍고 순서를 기다리는 중에, 잠시 어떤 창구에서의 실랑이 현장을 목격했다. 

큰 소리를 내며 자신의 '하소연'을 퍼붓고 있었던 실업급여 수급대상자로 추정되는 남성과, 창구에서 상담을 진행하던 여성의 장면이었다. 뚫린 귀라서 누가 뭐래도 '제대로 사실 파악이 안 된 남성' 에게 '원칙적인 설명만을 요구하는 여성' 과의 대화였다. 잠시 그 대화를 목도하면서... 나는 한 때 이전 직장에서 피하고 싶은 동료들의 모습이 잠시 스치는 것 같았다. 한편으로는 그 피하고 싶은 장면의 캐릭터 속에 '나'가 있던 건 아니었는지의 반성과 함께. 



일은 결국 '사람' 이 하기에.. 로봇에게 지지 않으려면.... 그래서 인간은 '인성' 이 있어야.....



약 10년간 직장 생활하면서 이런 동료는 정말이지 피할 수 있다면 피하고 싶었다. 



1. 자신의 언어'만' 사용한다. 

상대방이 그 '지식'을 아는지 모르는지는 그들에게는 '알게 뭐냐' 다. 구매 담당자면 구매 업계에서 사용하는 용어'만'을, 개발 담당자면 그들이 사용하는 개발 용어만 사용한다. 영업이나 마케팅이나 디자인도 마찬가지. 자신의 업종과 필드에서 종사해보지 않은 카운터 파트들이 듣기에는 개인적인 '국어 독해력과 문해력'에 의지해서 그들의 문장을 해석해야만 한다. 배려라는 것이 조금이라도 묻어났다면 소위 '그들의 언어'만을 주야장천 말하지 않았을 거다. 



따지고 보면 모든 일의 팔 할은 '대화' 일 텐데

잘 소통되지 않은 현상은 서로 간의 '이해'가 부족함으로 인해 생기는 것, 그렇지만 나는 그 이해라고 하는 것이 철저히 개인 1인의 독해와 국어 능력치에만 기대서는 제대로 된 소통을 해내기 어렵다고 본다. '한쪽의 수고로 다른 한쪽의 편함' 이 주어지는 건 결국 건강하지 못한 대화법이나 마찬가지니까. 결국 '배려' 없는 센스 장착 없이 앞뒤 설명 없이 그저 자신들의 언어만 사용하는 동료들은... 정말 피하고 싶었다. 



대화는 어려워도 해야 한다. 그 대화가 잘 안 되면 결국 '일' 이 잘 안 되기에. 




2. '내 일 아니니까, 나는 일 다 했으니까'라는 식의 모르쇠형

하나의 프로젝트가 흐르는 것을 지켜보면서 내 담당 제품의 개발 초기부터 양산 이후의 단계를 관리하는 일을 했었다. 직전 회사에서의 지역 담당자로서, 아무래도 그런 필드에 종사하다 보니 처음부터 끝까지 깊숙이는 아니어도 넓고 얕게 아는 수준의 지식과, 각 파트에서 어떤 일들을 하는지를 지켜볼 수 있었다. 한데 프로젝트를 하다 보면 '그건 내 일이 아니고 당신 일이에요'라고 딱 선을 긋는 분들이 계신다. 이게 나쁘다는 게 아니다. 문제는 '다른 사람 일은 알 바 모르겠고 나는 다 했어요'라는 식의 '태도' 에서부터 어긋남은 시작되곤 한다.



앞선 글에서 좋은 동료들의 특징 중 하나를 '전체' 이자 '하나' 로서 '내 일'이라는 

훌륭한 생각을 가진 동료들과의 협업은 정말 좋았다. 성과도 꽤 괜찮았다. 프로젝트가 순탄하게 돌아가는 게 보였다. 그러나 반대로 매끈하지 못한 불통이 연속되는 프로젝트들을 가만 따져 살펴보자니, 소극적 방어적인 태도를 보이는 '내 일' '남 일' 따지는 것이 아주 명확한 플젝 멤버들이 많은 프로젝트는.... 자꾸 프로젝트가 산으로 가더라. 



물론 프로젝트나 기업 규모가 커질수록 분업은 확실히 돼야 한다. 

그러나 그 '분업'의 경계가 모호한 상태에서 R&R 을 따지기 시작하면.... 일이 아닌 다른 '일' 때문에 여간 시간 낭비 에너지 낭비가 아닐 수 없었고 그 와중에 일이 제대로 돌아가기 위해선 결국 '내 일 아니어도 내 일처럼'이라는 태도의 동료들이 나름 구원투수로 나서게 되더라... 좋은 동료들, 한편으로는 안타까운 동료의 모습들이 스치고 지나간다. 



전체 일은 '연결' 된다. 그 연결을 모르고 단면만 보고자 하는 동료들은.. 정말 피하고 싶더라.........




3. 겉과 속이 다른 동료들도 '최악'의, 피할 수 있다면 피하고 싶은 유형의 '회사 인간' 들이었다. 

앞에서는 희희낙락 좋은 게 좋은 거다. 뒤에서는 그룹 지어 속닥이고 편 만들고 (그런 유형의 특징은 보통 혼자 다니지 '못' 한다는 것) 엄청난 비난과 소문을 만들고 다니는, 그야말로 '사일로' 같은 유형이나 다름이 없는 동료들이었다. '썩은 사과 한 개가 전체 사과 박스를 썩게 만든다'라고 했던가. 그들의 부정적인 발언, 언행일치가 되지 않는 이면적인 모습들, 의사 결정권자가 만약 일관성 없이 그런 태도의 사람이라면 더더욱 그 조직 그 팀은 해체되고 신뢰를 잃어가기 십상이다. 



실무를 진행하며 그런 이중성을 은연중에 드러내며 일을 진행하는 이들과의 '일' 은 

이상하게 좋지 않은 느낌이었다. 에너지 뱀파이어라는 단어가 괜히 나온 게 아닌 것처럼. 사람이 무섭게 느껴질 정도로... 결국 조직 생활은 관계에서 나오는 것인데, 하물며 그 관계에 적당한 거리를 두는 이유는 바로 이런 유형들 때문이 아닐까 싶고... 그렇다. 그냥... 



뒤에서 딴 말 하는...... 사람들이 종종 있다. 일터는 그렇다. 그게 참 무섭다... 여전히도. 앞에선 웃고 뒤에선 후려까고. 




실업 급여 수급 현장에서 '자신의 언어' 만을 사용하고 '내 일은 했으니 거기까지'라는 

남성과 여성의 대화를 듣자니, 잠시나마 나는 그런 유형의 사람이 아니었는가를 반성하게 되었다. 비난한 적은 없었을까, 언어만 사용한 아닐까, 문장의 진심이 혹은 그녀에게는 진심으로 들리지 않았던 아닐지를, 너무 내가 좋자고 말만 했었나 싶고, 오지랖에 너무 일을 챙기다 보니 섣부른 판단이나 되려 일을 만들려 귀찮게 했던 아닐지 등등등. 




"사람들이 당신을 피하고, 당신 모르게 당신을 조롱하고, 심지어 경멸하게 만드는 방법을 알고 싶다면 그 비결을 알려 주겠다. 절대로 다른 사람의 말을 오래 듣고 있지 마라. 끊임없이 당신에 대한 이야기를 늘어놓아라."    - 데일 카네기 인간관계론 - 




우리가 가지고 있는 최고의 재능 중 하나는, 어쩌면 상대방을 인정하고 격려하는 것. 

이 인정과 격려, 칭찬과 배려야 말로 좋은 조직 문화를 만들고 일을 조금 더 '하고 싶게' 만드는 원동력은 아니었을지를, 나는 실업급여를 받는 이제야 조금 더 뚜렷하게 체감하고 만다. 내 순서가 되어 상담을 해 주신 그 직원 분의 바쁜 와중에도 친절하게 설명해줬던 그 태도에 감사함을 느끼며..



오늘, 당신의 새벽 출퇴근길을 조금 더 격려하고 응원해보며. 

여전히 일터에서 고군분투하고 있을 당신들이 보다 넓은 그릇의 아량을 베풀 수 있는 '어른' 으로서의 '회사 인간' 이기를... 퇴사를 한 내 주제에, 그럼에도 감히 바랐다. 결국 후세대의 일터는 현세대의 어른들이 만드는 것이기에...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어른' 들은 일을 '잘' 해야 한다.... 어떤 '일' 이든.... 



앞 세대의 일과 후세대의 일... 두 세대는 그렇게 공존한다... 서로 잘해야 한다 그래서. 너나 할 것 없이... 배려를... 인정을.. 격려를



#직장인 파이팅

#프리랜서 소상공인은 더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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