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를 운영하면서 일회용품을 쓰지 않을 수가 없었다. 일회용품을 사용할 때마다 마음과 행동이 일치하지 못하는 점에서 여간 불편했다.
집에서는 내 살림이고 나만 조금 불편하면 되니까 가족들과 함께 쉽게 일회용품들도 끊을 수 있었다. 하지만 카페에서는 내 마음만으로는 운영하기 쉽지 않았다. 손님, 직원, 본사와 함께 조율하며 운영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내가 할 수 있는 선에서...
너무 불편하지는 않게 조금씩 천천히 바꾸는 것이다.
가장 쉬운 것에서 어려운 것으로...
물론 본사에 피해 주지 않고 직원들에게도 양해를 구해야 한다.
우선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매장 안에 손쉽게 쓸 수 있게 일회용품을 비치하지 않는다.
필요한 손님들에게는 직접 주는 방식으로 바꾼다. 일회용품을 쓸 때 손 닿기 쉬운 곳이나 눈에 띄는 곳에 있으면 무의식적으로 자주 많이 쓰게 된다.(내가 그랬다.) 그래서 화장지나 빨대는 꼭 필요한 분에게 직접 내어 드린다.
일회용품을 써야 한다면 이왕이면 친환경 용기나 빨대를 사용한다. 모두가 내 마음 같았으면 싶지만 불가피한 상황이 많다. 그럴 땐 이왕이면 오랫동안 썩지 않는 플라스틱보다는 조금이라도 빨리 썩는 생분해 용기들을 구매한다. 주문할 때마다 높은 가격 때문에 고민이 되기도 하지만 그만큼 자연에 덜 해가 된다고 생각하면 마음이 덜 불편하다.
한번 더 물어본다.
비닐봉지는 필요한지, 빨대는 필요한지, 홀더는 필요한지
생각보다 괜찮아요라고 대답하는 손님들이 많이 있다. 음료를 내어드리기 전에 빨대 필요하세요?라고 한 번 더 물어본다면 무의식적으로 꽂아주는 빨대를 줄일 수 있다. 빨대가 꼭 필요했던 나도 이제는 카페에 가면 빨대를 받지 않는다. 홀더도 하지 않는다.
사장의 권한으로 텀블러 할인 제도를 만들었다.
텀블러를 가지고 다니는 생활을 하다 보면 종종 뜻밖의 행운이 온다. 카페에 가면 텀블러에 음료를 받았다는 이유로 적게는 300원 많게는 500원까지 음료를 할인해준다. 나는 텀블러를 가져왔을 뿐인데 할인해준다니 소소한 행복을 느끼며 더 맛있게 음료를 즐길 수 있다. 그래서 우리 가게에서도 텀블러를 가져오면 할인을 해준다. 고객님은 환경을 지키고 나는 일회용품을 지키는 꿩 먹고 알 먹고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일을 할 수 있다.
설거지는 비누로 수세미는 천연수세미로.
액체로 만든 주방세제는 싸고 편리하지만 쓰레기가 나오고 성분도 안전하지 않다. 집에서 사용하는 설거지 바를 가져와서 사용하고 있다. 작은 가게라 설거지거리가 많이 나오지는 않기에 불편함 없이 (항상 고맙게도) 모두들 잘 사용하고 있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