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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니멀리스트 귀선 Jun 13. 2023

괜찮아, 중고지만 사랑이야

물려받는다는 것은 사랑받고 있는 것이다.

“와~새로운 옷이네? 누구 형아 옷이야?”


물려받은 새로운 옷을 입힐 때면 눈치 빠른 아이가 말합니다. “이거 ㅇㅇ형아 옷이야. 형아가 옷이 작아졌는데 승현이 좋아해서 물려준 거야.”라고 이야기를 해줍니다. 아이 역시 고맙게도 중고에 편견이 없습니다. 오히려 즐기는 눈치입니다. 가끔 필요한 새 옷을 사주기도 하는데 새 옷 입은 날과 물려받은 옷을 입은 날의 차이는 늘 그렇듯 엄마만 느낄 뿐입니다. 옷을 험하게 입는 남자아이에게는 특히 물려받은 옷은 엄마의 잔소리를 줄여주는 고마운 옷이기도 합니다. (밖에서 놀다가 구멍이 난 새 옷을 보면 마음이 그렇게 쓰리더라고요.) 하지만 물려받은 옷은 구멍 나도록 맘껏 놀아도 된다는 마음으로 아이를 흐뭇하게 지켜볼 수 있는 여유가 생기지요. 물려받은 옷은 잘 입히되 상태가 좋은 옷은 대물림 하기도 합니다. 아이가 클수록 그 빈도는 줄지만요.

    

첫 아이를 키우면서 새 물건을 사준 일이 손에 꼽습니다. 그 이유는 많은 물건을 물려받아서 사용했기 때문이에요. 한 철 신긴 신발부터 운동복세트, 티셔츠, 바지, 잠바, 책, 장난감 등 종류도 참 다양했네요. 물론 귀한 첫 아이에게 새 옷을 사주면 기분은 좋지만 물려받는 일 또한 굉장히 뿌듯한 일입니다. 매번 스쳐 지나가는 통장 안의 돈도 아껴지고요. 환경에도 도움이되는 일입니다. 그리고 사실 중고라고 해서 헌 것은 아니랍니다. 아이들은 하루가 다르게 금방금방 크고 한 철밖에 입히지 못한 옷은 많이 아쉽기도 하지요. 그럴때 좋아하는 이웃에게 물려주면 아쉬운 마음이 사라지기도하지요.


아이들의 취향도 모두 달라서 사용하지 않는 물건은 사용빈도가 적어도 중고물건이 되기도 하는데요. 특히 어릴수록 아이들의 옷은 마치 새 옷 같기도 하지요. 서로 사용하지 않는 옷과 장난감을 물려주기도 하고 빌려주며 빌려 읽고 하는 동안 이웃 간의 정도 한층 돈독해짐을 느낍니다. 물려주면서도 미안한 마음과 물려받으면서 감사한 마음속에서 사랑과 정을 느낍니다. 중요한 것은 서로 좋아하니까 물려주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좋아하지도 않는 사람에게는 물려주지도 않겠지요? 그래서 물려받는 것은 사랑을 받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생각해 보니 참 사랑을 많이 받은 것 같네요. 앞으로 저도 많은 사랑을 나누어주렵니다.


물려받은 모자
물려받은 잠옷
물려받은 패션


물려받은 스웨터
물려받은 수영복
물려받았는데 작을 때, 신데렐라 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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