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미니멀리스트 귀선 May 25. 2024

미니멀리스트의 옷 사는 팁 두 가지는?

사실 안 사는 팁 두 가지

집에 돌아와 생각했다.

역시 오늘 잘 참았어!

계획적이지 않았으니까.

내 양옆 어깨를 툭툭 치며 칭찬해 주었다.


오늘 스타필드를 다녀왔다. 그곳만 가면 아직도 눈은 두배로 휘둥그레지고 가끔은 돌아가기도 한다. 1분 1초 발걸음이 가볍고 기분 좋은 분주함이다. 쇼핑몰 안에서는 만보를 넘게 걸어도 언제나 전혀 힘들지가 않다.


여기저기서 나를 유혹한다. 한 번만 입어보라고, 세일한다고, 지금이 기회라고.


나는 옷을 좋아한다. 옷을 정말 좋아한다. 입어보는 것도 구경하는 것도. (사는 것도 물론 좋지만 미니멀리스트로서 살아가는 게 옷보다 조금 더 좋기 때문에 사지 않는다.)

특히 광장시장, 동묘, 고속터미널 지하는 아직도 이름만 들어도 설렌다.

구제 옷 구경은 보물 찾기처럼 재밌고 하나밖에 없다는 점에서 유니크하다. 나만의 개성을 펼칠 수 있달까?


밥값을 아껴서 옷을 사고, 세일하면 사고, 같은 옷도 마음에 들면 두벌씩 사고, 색깔별로 사들였다. 옷장엔 택도 안 뗀 옷들도 있었다. 한 계절에 한두 번밖에 입지 않은 옷들이 태반이었다.


그랬던 내가 변했다!

이제 옷을 살 때 이것만큼은 피하고 있다.

첫 번째는 충동구매

두 번째는 차선택의 구매


충동구매는 말 그대로 충동적으로 예뻐 보여서 사는 옷인데 열에 여덟은 후회한다.

계획적인 소비가 아니라면 항상 후회를 낳는다.

'안 살걸... 에잇 참아 볼 걸.'

여러 번의 후회를 반복한 끝에 더 이상 충동적으로 옷을 사지 않는다. 딱 그 순간만 참으면 집에 돌아와서 잘했다는 생각이  적이 있을 것이다.

만약 그 옷이 너무 생각난다면 계획한 후에 사러 간다. 그날 당장 사는 일은 없다.

(사진을 찍어놓고 며칠만 기다려본다. 3일 동안 앨범에 넣어두고 혹은 장바구니에 두고 계속 생각나고 사고 싶다면 계획해 본다. 그런데 대부분 그 당시에 충동적인 생각이었던지라 잊어버리거나 안 사귈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면 쿨하게 지워준다.)


두 번째는 차선택이다. 옷을 사러 갔는데 백 퍼센트 마음에 드는 옷이 없을 수도 있다. 그럴 땐 계획적인 소비일지라도 소비를 미룬다. 그 이유는 차선택의 옷을 사면 입긴 입을 테지만 훗날 마음에 쏙 드는 최선의 옷이 나타났을 때 미련이 없이 버려지더라. 나에게 최선의 옷이 아니라면 사는 것을 미룬다. 그리고 마음에 꼭 드는 옷이 나타났을 때 사는 기쁨은 말할 수없이 행복하다. 차선의 옷은 약간의 찝찝함이 있다. 입을 때마다 만족스럽지도 않다. 최선의 옷은 입을 때마다 기쁘며 매일 입어도 만족스럽다. 차선의 많은 옷들보다 몇 개의 마음에 꼭 드는 옷이 걸려있는 옷장은 보기에도 좋고 옷을 선택하는 일에 소중한 나의 에너지와 마음을 쓰지 않아도 된다.


입어만 본건데... 이 옷 좀 저한테 찰떡이지 않나요?


내 마음속에도 욕심과 욕구는 항상 있다.

예쁜 그릇과 옷을 보면 나도 모르게 '가지고 싶다, 사고 싶다'는 마음이 스멀스멀 올라온다.

그럴 때마다 충동적으로 구매했던 과거와 다르게 잠시 미루는 것뿐.

잠시 미루다 보면 어느새 욕구도 욕심도 다시 스멀스멀 들어간다.







이전 09화 나 정말 미니멀리스트 맞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