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식집에서 '용기'를 내었다.

용기 내 프로젝트 분식 편

사장님 여기에 포장 부탁드려요~~

“사장님 여기에 포장 부탁드려요~”

  용기를 내었다.

 드디어 일회용 포장용기 없이 떡볶이 포장에 성공했다.

  배달이나 포장을 해서 먹을 때 생기는 일회용품들이 너무 싫었다. 일회용 수저나, 젓가락은 애초부터 받지 않고 집에서 챙겨서 다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장과 배달을 완전히 포기할 수 없는 아이러니에 고민했고, 포장 용기를 직접 가지고 다니기로 마음먹었다.

  하지만 그마저도 쉽지 않았다.

 언제, 어디서, 갑자기 떡볶이가 먹고 싶을지 몰랐기 때문이다. 일회용 젓가락은 뺐지만, 떡볶이는 또 일회용 용기에 담아 온다. 마침 포장 용기를 챙긴 날에는 당기지 않는 떡볶이.. 한동안 포장용기를 챙긴 날과 먹고 싶은 날이 맞지 않아  나의 ‘용기 내 프로젝트’는 한 번도 성공하지 못한 채 양심만 콕콕 찔린 날이었다.

  사실 일회용품은 싫었지만, 더 적극적으로 용기를 내지 못한 이유가 있었다. 처음 도전하는 일은 누구나 긴장되고 두근두근 할 것이다.

‘혹시나 사장님이 번거로워하시면 어쩌지?’

‘주위 손님들이 혼자 유난이라고 생각하면 어쩌지?’

‘사장님이 거절하시면 어쩌지?’

 그럼 나는 다시는 용기를 내지 못할 것 같았다. 그날도 많은 성공 후기들을 찾아보고, 조심스럽게 포장용기를 들고 갔다. 다행히 저녁시간이 지난 시간이라 손님들도 별로 없었고, 사장님 기분도 좋아 보였다.

“사장님~ 떡볶이랑 쫄면 1인분씩 여기에 포장 가능할까요?”

“오, 그럴게요.”

 친절하신 사장님은 흔쾌히 내가 가져간 포장 용기들을 가져가셨다. 조금 후에 내가 가져간 용기에 떡볶이와 쫄면이 가득 담겨 나왔다.

“떡볶이 좀 더 넣었어요~”

 조마조마했던 나와는 달리 오히려 담담하게 포장 용기를 건네주시며, 조금 더 담아주셨다는 사장님.

  나의 첫 ‘용기 내 프로젝트’는 떡볶이집에서 성공했고, 담담하게 덤까지 더 주신 사장님 덕분에 용기까지 얻었다.

“짜잔~ 이것 봐, 사장님이 우리 집 반찬통에 떡볶이랑 쫄면이랑 담아주셨어!! 그리고 더 많이 담아주셨대.”

집에 오자마자 ‘용기 내 프로젝트’를 성공한 나는 흥분한 상태로 남편에게 자랑을 했고, 우리는 포장재 없이 포장해 온 떡볶이와 쫄면을 맛있게 먹었다.

■용기를 가져가면 좋은 점.

1. 환경호르몬에서 벗어날 수 있다.

  포장용기는 대부분 일회용 플라스틱이다. 뜨거운 음식을 포장할 때 플라스틱에서 환경호르몬이 배출된다.  환경호르몬은 정상적인 호르몬이 우리 몸에서 만들어지거나 작용하는 것을 방해해 사람의 건강과 생식 작용에 영향을 주는 화학물질이다. 한번 생성되면 잘 분해되지 않고 사람 몸속에서 오랫동안 저장되어 해를 끼치기도 한다.

2. 쓰레기를 줄일 수 있다.

  포장, 배달음식을 줄이지 않은 이상 일회용 포장 쓰레기를 피할 수 없다. 집에서 포장 용기를 가져가면 일회용 포장 쓰레기를 줄일 수 있다.

3. 덤을 얻을 수도 있다.

   경우에따라 다르겠지만 친절한 사장님을 만난다면 덤까지 챙겨주신다. 덤을 바라고 용기를 챙겨가는 것은 아니지만, 친절하신 사장님 덕분에 어디서든 (포장) 용기를 내밀 수 있는 '용기'를 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