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9
빵! 화장실 문을 박차고 나오는데 헉. 이게 몬일. 그가! 그가! 그가! 그가! 그가 있다. 그가 우리 학교에 왔다. 어떡하지? 아, 어떡해. 아니야 자신감. 그래. 나는 곰이다 푸하하하 외쳐대던 그 아저씨처럼. 파이팅! 아. 그러나 아니야. 화장실로 다시 뛰쳐 들어갈까? 어떡해 아 어떡해. 난 지금 엉망진창인데 어떡하지? 겨우 쫄아든 마음을 일으켜 자신감을 외쳐대며 아슬아슬 나오는 나에게 도대체 요 거이 몬 시련인고. 아. 어떡해. 왜 우리 학교에? 하긴 총무가 우리 학교다. 그를 만나러?
복잡한 나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그도 놀란 듯 처음엔 깜짝 눈을 크게 뜨더니 금방 사르르 그 살짝 눈웃음 같은 하이고 나를 미치게 만드는 그윽한 웃음을 날리며 나를 본다. 아. 어떡해. 그런 눈으로 보지 말아요. 아, 어떡해. 딱 걸린 나는 딱 동태 되어 뻣뻣한 채로 고개 숙여 인사한다.
"아, 벌써 왔어?"
계단에서 총무인 우리 학교 선배가 내려오며 소리친다.
"응. 시간이 애매해서."
아, 그의 목소리는 또 왜 이렇게 멋지단 말이냐. 저음으로 촥 깔리며 부드러우면서도 성량이 풍부한. 우아아아아
"춥지 않으세요?"
앗. 어떡해. 정말 내가 추워 보이는가 봐. 엉엉 어떡해. 난 안 추운데. 추운 건 참을 수 있는데. 남들이 쟤는 춥겠다고 생각하는 그게 못 견디겠는 건데. 아, 내가 무척 잘 보이고 싶은 사람마저도 그렇게 생각하네. 아, 어떡해. 어떡해. 왜 왜 왜 바로 그 시간에 그 화장실엘 갔을꼬. 하이고 오오오.
"아, 네. 안 추워요."
간신히 말은 했지만 아, 쥐구멍이라도 있다면. 빨리 사라져야지. 빨리 지나가시라고요. 그런데 헉.
"같이 가시죠. 상근형이 커피 산다는데."
아니요 아니요 난 안돼요. 지금은 아니에요. 안되어요. 마구마구 속에서 올라오는 소리와는 달리 헉. 나도 모르게 나오는 네! 네라니? 네라니? 아니잖아. 지금 아니잖아. 네! 가 아니라고. 빨리 사라지라고. 이 옷으로는 나의 자신감을 보여줄 수가 없어. 자신감이 있어야 그 나의 멋진 미소가 나오고 그래야 예뻐 보이잖아. 지금은 아니잖아 엉엉. 나는 도대체 왜 네!라고 답한 걸까. 아, 바보 같아. 아아아아. 망설망설 이럴까 저럴까 걱정으로 뭉쳐지면 입꼬리가 쫙 내려가며 나는 안 이쁘다. 그러나 자신감 빵빵으로 환하게 웃으며 입꼬리가 쫙 올라갈 때 그땐 내가 보아도 참으로 매력적이다. 그때 따라가야지. 오늘은 아니지!!! 어서 사라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