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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꽃뜰 Mar 19. 2020

독후감
여행사진 잘 찍는 법

좋은 사진을 만드는 ZAKO


오늘은 전자도서관에 새로 입고된 책이 내 시선을 확 끈다. 여행사진 잘 찍는 법. 오호. 언제나 사진은 잘 찍고 싶은데. 그래서 즉시 대출. 읽기 시작한다. 지은이가 ZAKO인데 요것이 무엇이냐. 사진가, 기자, 방송국 PD, 출판 편집자, 일러스트레이터, 홍보기획자 등 전문 분야의 사람들이 멀쩡히 다니던 회사를 때려치우고 그저 사진이 좋아 함께 모여 만든 회사란다. 그중 몇 명이 만든 책이란다. 와우 좋아하는 걸 위해 회사를 때려치울 수 있는 용기라니 지은이 소개부터 흥미진진이다. 책을 읽으며 내가 기억해야 될 것들만 추려본다.




찍고 또 찍어라. 찍자마자 잘 찍었나 못 찍었나 즉각 확인하지 마라. 찍을 때는 오로지 찍는 데만 열중하라. 난 어느 사이엔가 그렇게 되었다. 친구들은 어떻게 나왔나 봐 봐 하지만 난 이상하게 찍으면서는 안 보게 되었다. 나중에 보여줄게. 야박하게 그리 말했는데 하하 나의 방법이 맞는 거였다. 아하. 그래. 찍을 때는 오로지 찍는 데만 열중. 왜냐하면 내가 잘 찍었나 확인하는 그 순간이 바로 절대 타이밍일 수 있으니까. 그런 순간을 놓치면 안 되니까. 아하.


고르고 보정하는 것은 찍는 것만큼 중요하다. 아. 찍기만 하고 방치해두기 일수였는데 찍고 나서 고르고 보정하는 가운데 실력이 느는 거구나. 하긴 보정하다 보면 왜 그렇게 찍었을까 하는 때가 많았는데 그게 귀찮아 그냥 팽개쳐두기 일수인데 그렇구나. 사진 관리 프로그램. 라이트룸이나 어도브 브리지. 찾아봐야겠다. 100장이면 5장에만 별 다섯 개, 10장엔 별 네 개. 이런 식으로 그 프로그램을 이용해 자기 사진에 등급을 매겨라. 사진 보는 눈이 좋아진다. 후보정 작업을 즐기라. 반드시 후보정해라. 명심할지어닷.


사진을 객관적으로 평가하라. 감상자의 입장으로 사진을 찍어라. 나에게만 의미 있는 사진이 아니라 공감받을 수 있는 사진을 찍어라. 좋은 사진을 많이 보고 똑같이 찍어라. 모든 창조는 모방에서 온다. 유명 작품과 똑같이 찍도록 노력하라. 오호. 유명 작품을 고대로 본떠서 찍어보라. 아하. 


안전하게 저장하고 공유하라. 매일매일 안전하게 저장한 뒤 공유해라. 인화하거나 앨범을 만드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그러나 그런 건 정말 정말 귀찮아서 안 하게 된다. 패스.


거리는 도시의 얼굴이다. 거리에서는 움직이는 것과 움직이지 않는 것 구분해야 한다. 신호등, 건물, 표지판 움직이지 않는 것 먼저 배치한 후 움직이는 사람들을 적당한 곳에 배치하라. 움직이는 사람들이 움직이지 않는 것들과 가정 적절한 균형관계에 있을 때 셔터를 눌러라. 기다릴 줄 알아야 한다. 아하. 좋은 구도 안으로 누군가가 들어와 줄 때까지 기다리고 또 기다려야 하는구나.  


유리창과 풍경만 있는 것보다는 사람을 함께 넣는 게 효과적이다. 바라보는 사람을 함께 넣으면 더욱 좋다. 비에 젖은 유리창을 언제나 잘 표현하고 싶었다. 유리창에 맺힌 물방울에 초점을 정확히 맞춰야 한다. 아하 물방울에 초점을. 물방울 없으면 유리창 초점 맞추기 어렵다. 그렇구나. 빗방울 자체가 찍을 거리구나. 계단. 중요한 것은 대충 구도를 정해놓고 그리고 사람이 등장할 때까지 기다리는 여유. 아하.


기차역 어떤 식의 프레임. 사람이 들어오길, 햇빛이 알맞게 내리쬐길 기다리는 것이 중요하다. 눈 오는 날에 차 안에서라면 재빨리 순간포착이 중요하다. 파란 하늘은 풍력발전기 그림자가 원하는 곳에 들어올 때까지 기다려서 찰칵. 풍경사진은 좋은 날씨를 찾는 게 최선이다. 다리는 다리 자체로 훌륭한 피사체다. 떨어져 있는 두 공간을 이어준다. 다리의 교각을 아치형 액자라 여기고 그 속에 풍경을 담는 느낌으로 찍어라. 교각의 수직이 무너지면 안 된다. 포커스는 교각 너머 풍경에. 고양이는 눈동자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코나 이마에 초점 맞으면 김 빠진 사진이 된다.  


순광은 카메라 뒤에서 비치는 빛으로 대상 전체가 화사하나 질감이나 입체감은 약화된다. 사광은 45도 정도에서 비치는 빛으로 가장 생동감 있고 입체감 있게 묘사된다. 그렇다. 난 항상 해를 바로 보게 사람들을 세우고 찍었는데 그게 문제였구나. 별로 예쁘게 나오지 않았던 이유가 정면이라서였구나. 기억하자. 45도 각도로 세워야 제일 잘 나온다는 것을. 야외에서 인물 촬영과 일반적인 스냅사진에 가장 많이 이용되는 각도가 바로 45도라는 것을. 그러니까 앞으로는 해를 정면으로 바라보게 하지 말고 약간 옆으로 45도 각도록 세워야겠다. 


역광은 카메라 정면에서 비치는 빛으로 해 뜨고 질 때 역광은 매직 아워다. 정면으로 오는 빛은 나뭇잎이나 전봇대같이 빛을 한번 걸러주는 물체를 앞에 놓고 찍는 게 좋다. 아하 해가 쨍쨍 비출 때 그냥 찍기는 힘들지만 나무 들 사이에 있는 햇빛은 멋진 장면을 연출하던 게 생각난다. 그런 거구나. 나무나 꽃을 해 앞에 배치하는 것. 오케이. 측면 광은 카메라에서 90도 정도 옆에서 비치는 빛으로 빛 받는 부분과 아닌 부분 차이가 많이 난다. 대상이 가진 질감과 입체감이 살아난다. 전면 확산 광은 구름 잔뜩 낀 낮이나 강한 햇빛 아래 넓은 그늘에서의 빛으로 부드러워 사진 찍기에 좋다. 그렇구나. 구름 잔뜩 낀 낮이나 그늘 아래에서도 사진은 잘 나오는구나. 


음식 사진은 음식 나오고 1분 이내 촬영해야 한다. 김이 나는 것을 표현하려면 역광이 가장 좋다. 그에 맞게 접시를 돌려놓고 찍어라. 연기는 아래서 위로 찍을 때 잘 표현된다. 그렇구나. 음식 밑에서 위로. 1분 이내에. 카메라를 거의 테이블 바닥에 닿을 정도로 놓고 렌즈가 음식과 수평이 되는 수평 로우 앵글이 적당하다. 아하. 기억하자. 요리 사진 가장 좋은 건 반 역광의 빛, 어두운 배경. 




이런 식으로 사진마다마다에 설명이 있다. 빛은 어떻게 했고 초점은 어디 두었고 프레임은 어떻게 짰는지를 상세히 설명해준다. 기술적 포인트와 주요 관찰 대상까지. 설명과 함께 사진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나도 다음엔 저렇게 초점을 맞춰야지 등등을 절로 결심하게 한다. 


바닷가에선 인공 조형물을 프레임 안에 집어넣어라. 사람 많은 경우 연사로 찍어 많은 표정을 챙겨라. 불꽃놀이 때 불꽃이 하늘에 뜨면 이미 늦다. 시작 때부터 연사로 찍어라. 환호하는 청중과 함께 어우러지도록 하라. 땅바닥 앵글로 찍으면 훔쳐보는 느낌이다. 렌즈를 땅에 붙이고 위로 향하는 게 아니라 수평을 유지하며 찍어보아라. 개입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남을 엿보는 자가 사진가라고 수전 손택은 말했다. 로우 수평 앵글이 바로 그런 엿보는 느낌을 가장 많이 준다.


그리고 이어지는 에세이. 공원에서 자연스럽게 스며들어야 한다. 너무 찍는 데만 집중하지 말고 공원을 자연스럽게 즐기며 스며들어라. 공원을 멀리서 한 프레임에 찍으면 또 가까이에서 구체적으로도 찍어라. 돌고래쇼 같은 것 볼 때 연사 모드 이용한 연속 촬영은 필수다. 여행사진 잘 찍는 비법이라면 무엇보다 그 순간에 푹 빠져든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무조건 그 순간을 즐기라는 것이다. 그래야 사진도 잘 나온다. 


아. 재밌다. 사진마다 적혀있는 자상한 참고사항을 읽다 보니 나도 곧 잘 찍을 수 있을 것만 같다. 당장 뛰쳐나가 앵글도 바꾸고 프레임도 이렇게 저렇게 바꿔가며 찍어야겠다. 음하하하 나가 잣.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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