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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꽃뜰 Apr 06. 2020

밭 가는 농부 되어~


오늘 남편과 함께 우리 밭에 왔습니다. 지난번 고생하며 S부부와 함께 깐 부직포가 혹시나 바람에 날아갈까 돌멩이를 올려놓으려고요. 파란 하늘엔 흰구름 두둥실  바람은 살랑살랑 아니 아주 세게 붑니다. 그러나 완연한 봄바람 전혀 차갑지 않아요.


우리가 고생해 나무들 주위에 깐 까만 부직포. 풀 한 포기 못 자라게 잘 버티고 있습니다. 와우 무슨 나무일까요. 정말 예쁘게 꽃이 피었습니다. 우리의 부직포 멋집니다. 우린 그날 너무도 멋지게 해냈습니다. 음나무가 이렇게 멋지게 잎을 맺었습니다. 이삼일이면 따주어야 한답니다. 돌멩이를 가져다 촘촘하게 부직포를 강화시킵니다. 꽃은 사방에 예쁘게 피었습니다.



정말 예쁘지요? 무럭무럭 잘 자라고 있습니다. 그런데 무엇이 무슨 나무인지 잘 모릅니다. 시골에 있는 작은 땅에 사과, 복숭아, 자두, 단감, 대봉... 먹고 싶은 건 모두 사다 심었거든요. 사과 세개 복숭아 두개 자두 한개 이런 식으로요. 하하 나중에 우리  밭을 본 나무 전문가가 말하더군요. 그렇게 심는 거 아니라구. 한 종류만 심어야 관리가 쉽다구. 그래도 어떡해요. 우린 먹고 싶은 과일이 너무 많은 걸. 푸하하하  어느 게 어느 나무인지 나도 S도 남편들도 잘 몰라요. 그래도 우리는 먹고 싶은 걸 심어놓고 당장이라도 먹을 듯 아주 부자가 된 느낌이랍니다. 푸하하하  


풀 한 포기도 접근 마랏.


나무들 아래 땅은 부직포로 든든히 무장되어 있습니다. 그 어떤 잡초도 접근이 불가능하지요. 음나무가 우리의 손길을 기다립니다. 멋진 우리 나무들 정말 잘 자라고 있습니다. 금방 자라겠지요? 이삼일이면 우리의 첫 수확 음나무 잎을 따서 팔팔 끓는 물에 살짝 데쳐 초고추장에 푹 찍어 먹을 겁니다. 아직 많지는 않아요. S와 함께 따려고 하나도 안 건드렸습니다. 내일모레 글피 함께 가서 딸 예정입니다. 또 소풍 가듯 S와 나는 쑥떡에 컵라면에 팔팔 끓는 물에 사과에 토마토에 막걸리에 커피 등등을 준비할 겁니다. 우리의 첫 수확을 위해서요. 남편과 나는 부직포 위에 돌멩이를 골고루 놓습니다. 돌멩이들로 부직포를 단단히 땅에 붙어있게 만들었습니다. 돌멩이는 코스트코 가방에 담아 둘이 낑낑 옮겼습니다. 하하 우리 밭 앞에 있는 돌무덤에서 돌들을 채취했습니다. 내일모레 글피 S와 나와 이제는 은퇴해 24시간 함께 있는 우리의 남편들과 첫 수확 음나무 잎을 땁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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