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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꽃뜰 Jun 06. 2020

등산 장안사 불광산

장안사(長安寺)는 673년(신라 문무왕 13) 원효대사가 척반암과 함께 창건한 사찰이다. 쌍계사라고 부르다가 809년 신라 애장왕 때 장안사라고 고쳤다. 임진왜란 때 모두 소실된 것을 1631년(인조 8) 의월대사가 중창하였고, 대웅전·명부전·응진전·산신각 등이 있다.

불광산(佛光山)은 팔기산으로 불리기도 하는데 정상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8개나 되는 봉우리를 올라야 해서 붙은 이름이다. 불광산의 명칭 유래에서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없고, 원효(元曉)가 창건한 장안사(長安寺) 및 척판암(擲板庵)이 인근에 자리하고 있어 불교와 관련된 지명으로 추정할 뿐이다. 기장군의 군립공원으로 장안사(부산기념물 37)를 끼고 있으며 장안천(박지천)의 발원지로 대운산·삼각산·웅산으로 이어진다.
                                                                                                                                           <위키백과>


우리는 장안사를 간 것은 아니다. 다만 장안사 주차장을 이용했다. 오늘의 우리 목표는 불광산인데 그곳 산행을 하려면 장안사 주차장을 이용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산행에 앞서 화장실을 찾으니 우리가 차를 댄 곳에서 장안사 정문 쪽으로 한참 가서 있다. 그래도 가볍게 산행을 하려면 시작은 화장실에서! 푸하하하 그런데 우리나라 어느 산엘 가도 화장실 하나는 정말 잘 되어있다. 이 곳도 아주 깔끔하고 커다란 휴지가 방방이 배치되어있고 수도에선 맑은 물이 콸콸 나오고 비누도 있고 뿌앙~ 거센 바람의 핸드 드라이어도 있다. 혹시나 하여 그 안쪽에 까지 일부러 가서 화장실을 이용하고 주차장 밖으로 나와 산행을 시작하는데 조금 안 가 등장하는 화장실. 에구 일부러 그 안에까지 들어갈 필요 없었네. 옆으로는 계곡물이 졸졸 좔좔 흘러가고 위로는 초록빛 우거진 나무 숲. 그렇게 아름다운 풍경에 감탄하며 어느 정도 걸어가니 앗, 또 등장하는 화장실. 이름하여 쉼터라고 쓰여있으며 남자 화장실 여자 화장실 사이에 벤치까지 있다. 지금까지 거쳐온 화장실 중 가장 크고 깔끔하고 멋져 보인다. 뭐야. 괜히 그 주차장 안에까지 갔다 왔네. 여기가 최고인데. 그래도 저 화장실 사이 벤치에 누가 앉을까? 나 같으면 저기 화장실 사이에 앉아서 쉴 거 같지는 않네. 하하 그렇지? 깔깔 푸하하하 어차피 걸으러 온 건데 화장실 간다고 좀 더 걸었으면 어떠랴. 파이팅. 




길을 잘 모르는 우리. 어디로 가야 할까? 그러나 걱정할 필요가 없다. 입구에 커다랗게 안내판이 있는데 시간대 별로 코스를 나누어 잘 설명되어있다. 사진으로 찍어 갈림길마다에서 꺼내보며 우리의 산행을 점검한다. 우린 3시간 반짜리를 선택한다. 그리고 그 옆에! 해충 퇴치기. 젊은 남자 둘이서 뿌앙뿌앙 뿌려대고 있길래 기다려서 우리도 온몸과 모자에까지 듬뿍 뿌린다. 치익치익 벌레야 물러가랏. 양쪽에 스틱을 들고 걸어가는데 그 멋진 숲이 사라지며 무슨 공사 중인지 둥근 탱크가 달린 커다란 차에서 웽웽 소리가 시끄럽다. 뭐지? 작은 나무가 많이 심어져 있고 그 많은 나무들에게 지지대를 일일이 세워놓고 있으며 거기 두두두두 물을 주는 소리다. 물탱크였다. 잘 못 왔나? 땡볕에 넓은 도로. 가끔 차도 다닌다. 저렇게 차가 다닐 수 있다면 억울하잖아. 그렇지. 차가 못 다니는 곳을 걸어야지. 아래 계곡으로 내려간다. 계곡 길로 가자. 그런데 조금 가서 다시 막히는 길. 밭이 하나 나온다. 그 밭에 가기 위한 작은 길이었을 뿐이다. 다시 빠꾸. 가다 아니면 되돌아 나오고 그러면 되지. 무엇이 문제람. 좋아 보이는 곳으로 발 닿는 대로 무작정 가자고요. 




한참을 그렇게 땡볕의 넓은 포장된 도로 위를 걷는다. 다리 보호를 위해 반드시 스틱을 사용하라는 서울의 산 잘 타는 아이 조언 따라 나는 계속 스틱을 짚고 걷는데 땅땅 땅땅 포장된 도로 위라 스틱 닿는 소리가 여간 시끄러운 게 아니다. 시끄럽지? 네! 하하 귀에 거슬렸지만 참고 있었나 보다. 얼른 스틱을 들어 올려 땅에 닿지 않도록 옆으로 쥐고 걷는다. 아, 조용하다. 그런데 곳곳에 나무 심기 공사 중이다. 땀을 뻘뻘 흘리며 아저씨들이 일하는 중이다. 이게 등산길 맞을까? 아저씨 이 길이 등산로 맞아요? 웽웽 물을 주는 거대한 차 소리 앞에서 수건을 둘러쓰고 일하는 아저씨가 친절하게도 다가와 뭐라고요? 묻고는 아주 친절하게 답해준다. 네. 이리 가는 거 맞아요. 조금 더 가세요. 그래서 우린 땡볕에 좀 더 직진하고 드디어 나무 숲 울창한 나무 구름 사이로 들어간다. 와우. 그동안 뜨거웠기에 더욱 시원하게 느껴지는 울창한 숲. 밑으로는 계곡물이 좔좔 위로는 나뭇잎이 산들산들. 우리 바나나 먹고 가자. 거기 모닝커피까지. 하하 바나나와 모닝커피는 나의 준비물. 계곡물 졸졸 흐르는 아름다운 곳에 자리 잡고 앉아 바나나를 먹고 커피를 마신다. 아흥. 신선놀음이야.  



이 얘기 저 얘기 애들 이야기 남편 이야기 반찬 이야기 온갖 이야기를 하며 숲길을 걷다 보니 뱃속에서 꼬르륵. 어느새 배꼽시계가 점심시간을 알린다. 좋은 자리를 잡자. 아, 계곡 밑으로 치마바위 같은 널찍한 바위 위에 여자 둘 남자 둘이 있다. 식사는 마친 듯하고 가방을 싸들고 갈 듯도 싶더니 아니, 여자가 발을 벗고 물가로 내려온다. 아, 오래 있으려는가보다. 저 자리 정말 밥 먹기 명당자리인데. 좀 일찍 가면 좋으련만. 할 수 없이 우리는 주변에 울퉁불퉁 별로 안 좋지만 밥상을 편다. 그렇게 밥상을 다 차리는 순간 떠나는 그들. 앗, 모야. 그렇게 일찍 갈 거였어? 그럼 우리가 점심 먹을 자리 찾는 거 알았을 텐데 이리 오세요 여기 좋아요. 그렇게 말해주면 좀 좋아? 오래 있을 것처럼 그렇게 가만히 있을까? 이제 옮기기엔 너무 귀찮다. 그냥 앉아서 먹자. 투덜투덜. 하하 아, 그 자리는 정말 명당인데. 우리 같으면 이리 오세요~ 그렇게 말해주었을 텐데. 혹시 금방 가실 건가요? 그렇게 물어볼 걸 그랬나? 아, 보면 몰라? 그 등산객을 째려보며 우린 그냥 그 자리에 앉아 밥을 먹는다. 일단 개울 물에 손을 씻는다. 왜냐하면 S가 직접 기른 상추쌈을 듬뿍 가져왔기 때문이다. 산속에서 먹는 상추쌈과 강된장. 그리고 얼갈이 물김치. 하하 밥이 오데로 들어가는지 꼴깍꼴깍. 그리고 얼그레이 홍차에 S가 직접 만든 다식에 도라지 강정까지. 아, 배불러.




숲 속에서 3시 20분이 될 판이다. 우리가 올라간 곳은 너무 높아 인터넷이 안된다. 어서 서두르자. 서둘러. 세 시 이십 분에 난 무조건 인터넷이 되어야 해. 볼 게 있다고. 어서어서 내려갑시다. 달려라 달려. 속도를 내자고요. 쌩쌩. 재빨리 인터넷 터지는 곳으로 이동. 지금 이 동생들 때문에 투자 일기를 올리기 시작했기에 이들도 잘 안다. 인터넷 된다. 드디어 터지는 곳까지 내려왔다. 헉헉. 멈춰. 세시 십오 분. 준비~ 이십 분. 두두두두 탈락자가 무엇일꼬? 주식 이야기가 한참 이어진다. 그 재밌는 이야기를 하다 보니 어느새 다 내려왔다. 장안사 주차장이다. 하하 오늘 등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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