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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꽃뜰 Jun 06. 2020

비밀

아아악 어떡하지? 아, 그만 읽게 할까? 아, 나도 참참참. 거기 주식 이야기가 나오는데! 난 나의 모든 글을 주식 이야기만 빼고 그의 감수를 받는다. 등산 갔던 글을 쓰고 여보~ 이거 봐줘. 하고는 그가 나의 노트북으로 보고 있을 때 난 침대 위로 벌렁. 누워서 핸드폰으로 그 올린 글을 본다. 그런데 악, 아아악, 그가 워낙 찬찬히 읽으니까 거기까진 안 간 것 같은데. 내가! 주식 이야기를 쓴 것이다. 아, 어떡해. 어떡하지? 그가 눈을 부라리며 이건 무슨 이야기냐고 하면 어떡하지? 아. 이 참에 고백 해? 어떡할까? 아, 그렇다고 읽는 중에 어떻게 못 읽게 해? 더 이상하지? 에라 모르겠다. 


끝이 좀 이상하다 


잘 썼다. 끝이 좀 이상한 거 빼고. 휴. 난 서둘러 응답한다. 그렇지? 끝이 좀 이상하지? 말이 좀 안 되지? 그래. 영 이상해. 그것만 아니면 괜찮아. 그러는데. 헉. 이걸 보고 내가 그 몰래 투자한다는 걸 모른다는 것인가? 난 비밀이 탄로 날까 봐 두근두근 난리였는데 아니 그는 어떻게 저리도 아무 일 아닌 듯할까? 모지? 혹시 알고 있는 걸까? 아님, 내가 주식을 하리라고는 생각도 안 하기에 그게 전혀 의심으로 와 닿지 않는 걸까? 아, 어떻게 할까? 저걸 고쳐? 그대로 올려? 정말 모르는 걸까? 어떻게 모르는데 내가 주식 이야기를 썼는데 주식 해? 이렇게 물어야지 끝이 좀 이상하다로 끝날까? 모지? 하이고. 비밀이란 언제나 두 근 두 근이다. 차라리 비밀이 밝혀지면 좋겠다. 그런데 그는 정말 모르는 걸까? 저런 이야기 정도로는 정말 탄로가 안나는 것일까? 에잇 모르겠다. 그대로 올리고 그리고 내가 뭐 나쁜 짓 한 것도 아니고 나중에 들통 나면 그때 대처하자. 그래. 기왕 쓴 글, 그대로 올린다. 파이팅!





<나도 모르게 써넣은 주식 이야기가 등장한 글>

https://brunch.co.kr/@heayoungchoi/1481


<사진:시애틀의사진잘찍는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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