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꽃뜰 Mar 02. 2019

뉴욕 센트럴파크

커피랑 빵이랑 재밌는 소설책이랑



메트로폴리탄 뮤지움을 떠나 우리는 뉴욕주 맨해튼 도시 한복판에 있는 공원 센트럴파크 Central Park 간다. 비가 쏴아 쏴아~ 줄기차게 내리고 있다. 비 내리는 공원은 매우 운치가 있다. 해마다 2,500만 명의 관광객이 오는 곳. 미국 전역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공원. 빨강 우산 파랑 우산 깜장우산~ 연못 안의 독수리~가

아니라 천사의 날개~ 가 우리들 머리 위에 올라앉는다~ 몬 말이냐. 사진을 찍으니 천사의 날개 윗부분만이 우리들 머리 위에 있어 마치 새가 한 마리 올라앉은 듯 보인다. 공원 주변에 있는 건물들의 모습이 너무 아름다워 더 유명한 센트럴파크. 인공 호수와 연못, 몇 개의 산책로, 두 개의 아이스링크, 센트럴파크 동물원, 센트럴파크 정원, 야생 동물 보호구역, 자연경관 그대로인 넓은 자연림. 게다가 외부 원형 극장이 있어 여름마다 셰익스피어 축제가 열린다.



철새들이 쉬어가며 한참을 머무는 곳. 그래서 새를 연구하는 사람들이 자주 찾는다는 공원. 공원 주위의 10 km 내외는 산책을 즐기는 사람들과 자전거나 인라인 스케이트를 타는 이들로 붐빈다. 주말과 저녁 7시 이후로는

공원 주변의 차량통행이 전면 금지되는 곳. 누구나 이 연못 앞에선 사진 찍으며 매우 즐겁다. 우리가 그렇듯이.

연인들의 장소 베데스다 분수 바로 곁에 붙어 있는 아치형 다리. 운치를 더 해준다. 



뉴욕에서 가장 큰 베데스다 분수 Bethesda Fountain 예루살렘의 베데스다 연못을 모델로 만들어졌다는데

그럼 여기서 베데스다 연못을 찾아보자. 


베데스다 연못은 주전 8세기 구약시대 때부터 있던 것으로 샘이 아니라 내린 빗물을 모으기 위한 연못이다. 은혜의 집, 자비의 집을 뜻하는 베이트 하스다를 헬라어로 표기한 것이다. 오늘날의 온천과도 같은 곳으로 많은 번제물을 이 베데스다 연못에서 씻어 성전에 바쳤다. 병자들은 몸을 이 곳 물로 씻으며 낫기를 기대한다. 이 연못에는 천사가 가끔 내려와 물을 동하게 했다. 그때 물에 먼저 들어가는 사람이 병 고침을 받았다. 그래서 이곳은 늘 온갖 질병의 사람들, 소경, 절뚝발이, 혈기 마른 자들로 붐볐는데 이들은 절대 성전에 들어갈 수 없는 질병의 사람들로 무척 고독하고 외로운 사람들이다. 예수님께서 이 연못을 지나다 한 병자에게 다가가신다. 네가 낫고자 하느냐? 주여! 물이 동할 때 나를 넣어줄 사람이 없어서 내가 가는 동안 다른 사람이 먼저 내려가나이다. 네 자리를 들고 걸어가라. 요한복음에 나오는 38년의 질병에서 깨끗이 낫는 병자 이야기다. 이 성경 속 연못이 바로 베데스다 연못이다. 


1873년에 세워진 물의 천사 Angel of the Waters 동상이 분수 위에 있다. 그 아래로 4개의 동상은 각각 건강 Health 순수 Purity 절제 Temperance 평화 Peace 의미한다. 해리가 쌜리를 만났을 때 등 많은 영화가 촬영된 곳이다.



분수 옆으로 둥글게 쭈욱 뻗어있는 길, 비도 부슬부슬 오겠다, 분위기 좋겠다, 우린 걷는다. 미국 벚꽃일까? 아니 목련? 큼지막한 분홍 꽃이 만발이다. 신덕이 독일제 빨강 우산이 더해지며 분홍꽃은 그 절정을 이룬다. 그러나 이 잠깐 시간에 센트럴 파크를 다 본다는 것은 무리다. 워낙 규모가 커서 하루 종일 보아도 다 못 보는데 다만 몇십 분 주어진 시간에 무얼 더 볼 수 있을까. 겨울철 연인들의 대표 데이트 장소라는 울먼 아이스링크 Wollman Ice Rink 도 못 보고 작지만 온갖 동물이 있다는 센트럴 파크 동물원 Central Park Zoo 도 못 보고,

수많은 생명을 구한 용맹스러운 썰매 견 발토 동상 Balto Statue도 못 보고, 실제 양 방목지로 사용되었던 8만 9천 제곱미터의 드넓게 펼쳐진 잔디밭, 여름이면 피크닉과 일광욕을 즐기는 사람들로 붐비는 곳, 양 떼 목장이라는 뜻의 쉽메도우 The Sheep Meadow도 못 보고, 그저 연인들의 장소라는 베데스다 분수 주변에서만 왔다 갔다 하며 팡팡 사진을 찍는다.


그래도 우리가 꼭 가보고 싶은 곳이 있었으니 발걸음을 재촉한다. 1980년 12월 8일 밤 10시 50분 레논과 오노 요꼬는 여기 센트럴파크 바로 앞에 있는 다코타 아파트에 돌아온다. 이때 마크 데이비드 채프먼은 아파트의 아치에서 레논의 등을 향해 빵! 빵! 빵! 빵! 네 발의 총을 쏜다. 레논은 근처에 있는 루스벨트 병원 응급실로 급히
이송된다. 그러나 도착하자마자 40세의 젊은 나이로 사망한다. 그 날 저녁, 레논은 채프먼을 위해 Double Fantasy에 사인도 해 주었다는데 왜 죽였을까. 존을 위한 장례식은 없습니다. 존은 사람들을 사랑했고, 그들을 위해서 기도했습니다. 부디 그를 위해 똑같이 기도해주세요. 그날 오노의 말이다. 


레논의 시신은 뉴욕 시 하츠데일 펀 클리프 묘지에서 화장되었다. 오노는 레논의 재를 뉴욕 센트럴 파크 뿌렸다. 후에 그곳에 스트로베리 필즈 기념비가 만들어졌으니 우리는 서둘러 그곳에 가는 길이다. 비틀스의 리드 보컬 존 레넌을 추모하는 곳 스트로베리 필즈 Strawberry Fields 그들이 살았던 다코타 아파트 Dakota Apartments 바로 앞에 있다. 


https://youtu.be/VOgFZfRVaww


1980년 12월 난 그때가 생생하게 기억난다. 그해 2월 대학 졸업하면서 한화그룹 홍보팀에 입사했으니 12월쯤이면 어느 정도 업무도 익히고 정말 신나게 일하고 있을 때다. 마침 전철을 타고 같은 팀의 남자 직원과 어디 먼 곳에 인터뷰 가던 중이었다. 그는 연대 방송국 출신으로 나보다 세 살인가 많았다. 서소문 하얀 타이루 빌딩 10층에 있던 사무실을 나서며 가판대를 가득 채운 존 레넌 얼굴로 장식된  타임지를 우리는 사들었다. 먼 길을 가야 하므로. 그땐 이렇게 타임지 읽는 게 유행이었다. 누구나 한 권 씩은 들고 다녔으니까. 멀고 먼 길 전철 타고 가면서 타임지 속 존 레넌 기사를 함께 읽었다. 특히 거기 실렸던 Imagine 노래의 가사를 보며 존 레넌의 죽음을 많이 슬퍼하던 기억이 생생하다. 


여기야말로 우리처럼 잠깐 구경하는 것과 실제로 작정하고 오랜 시간 산책하는 것과는 많은 차이가 있을 것 같다. 커피 한 잔 사들고 맛있는 빵도 한 개 사서 하늘 한 번 보고 커피 한 모금 마시고 숲 한 번 보고 빵 한 입 베어 물고 발은 끊임없이 움직이며 산책하고 벤치가 나타나면 앉아 책도 읽고 그렇게 마냥 있는 것과는 정말 큰 차이일 것이다. 언젠가 그럴 날이 오겠지. 못할 건 또 무어 람. 암. 하하



존 레넌과 오노 요코가 살았던 다코타 아파트. 어떻게 그렇게 불같은 사랑을 나눌 수 있을까. 첫 만남은 정말 별 거 아니었다는데 사랑은 그렇게 시작하나 보다. 같은 아파트에 살던 존 레넌이 망치를 빌려달라 했단다. 아마도 무언가 망치를 쓸 일이 있었고 오노는 옆집이나 모 그랬던 것일까? 어쨌든 오노가 거절하자 곁에 있던 사람이 이 사람 백만장자예요. 몰라요? 했다는 그들의 첫 만남 이야기. 둘의 운명적 사랑은 이렇게 시작되었단다. 센트럴 파크 공원에서 나오자마자 있는 그 유명한 다코타 아파트를 보고 또 본다. 



커다란 나무 밑으로 튤립이 한가득이다. 참 예쁘다. 튤립 앞에서 이렇게 저렇게 사진을 찍는다. 부드럽고 화사한 튤립. 예루살렘 스테반 문 안에 있는 베데스다 연못을 모델로 만들었다는 베데스다 분수가 자꾸 생각난다. 맨해튼 미드타운이 끝나는 지점이면서 어퍼 웨스트사이드와 어퍼 이스트사이드의 한가운데 위치한 세계적으로 유명한 도심공원 센트럴 파크. 자본주의 대표 지역 뉴욕 그것도 맨해튼에 위치한 공원이기에 더욱 유명한 센트럴 파크. 말로만 듣다 영화로만 보다 직접 와서 보니 참 좋다. 이젠 영화로나 뉴스로나 이 곳을 보면 매우 실감 날 것이다. 존 레넌이 피살당할 때 살았던 유명한 다코타 아파트 앞에서 우리는 버스를 탄다. 다음 코스를 향하여 출발~

이전 10화 뉴욕 맨해튼 메트로폴리탄 박물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