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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꽃뜰 Aug 25. 2020

1972년도 일기 16

중학교 3학년 때

2월 17일 목요일 날씨 맑음


공부도 때를 놓치면 못한다는 아빠의 말씀. 잘 기억해두어야겠다. 하나 기억만 하면 무엇하나? 실천을 해야지. 내가 요즘 수다스러운 것일까? 과외에서 약간 말이 많은 듯했다. 애들이 날 어떻게 생각할까. 난 그것이 매우 궁금하다. 애들의 나를 보는 각도가 항상 의문 중의 하나이다. 난 나대로 만족도 하며 실수도 해가며 생활을 해 나가고 있지만... 또 하나 나의 결점. 무슨 일을 대하건 그 당시에는 말문이 확 막혔다가는 후에 좋은 말들이 생각나는 데는 정말 화가 날 지경이다. 


2월 18일 금요일 날씨 맑음


며칠 동안 일기를 안 써 메꾸자니 힘이 들다. 베끼고 싶은 시로 메꿔야겠다. 앞으로 일주일도 안 남은 3학년 생활. 경기. 과외를 계속했으면 좋겠다. 그렇게 한다면 내가 아주 잘할 용기와 자신이 있기 때문이다. 왜 이렇게 말이 콱콱 막혀 들어가는지... 오늘은 이만 자고 내일 일찌감치 일어나겠다. 지각을 어제도 해서 안 한다고 다짐을 해 놓고 나서 또 지각을 하여 정말 염치가 없고 미안했다. 내일은 일찍 나가겠다. 


2월 19일 토요일 날씨 맑음


성적을 알았다. 4등이다. 석주가 2등, 경화가 3등. 또 놀랜 것은 문학반 CA성적이 보통으로 쓰여 있었다는 점이다. 경화가 글이 뽑혔다고 하여 아주 적극적이라고 써놓고... 정말 분한 일이다. 경화로부터 석주가 매우 싫다는 소리를 들었다. 제일 미워한다고 말했다. 나도 그렇게 생각을 하고 있던 차라 덩달아 지껄였다. 결국 친구를 모함한 것이 돼 버렸다. 나라도 그를 변호해야 했을 것이다. 잘못을 반성한다. 동시에 떨어진 성적을 메꾸자는 마음을 다시 한번 되새겨 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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