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파리에 사는 아들은 요즘 요리 삼매경
내, 엄마를 위해 장보기부터 사진 찍었지.
maquereau 보이죠? 고등어입니다.
이거대로 해보려고 함.
앗, 네가 좋아하는 백종원이나 김수미 선생님 꺼가 아니네?
거기는 전부 고등어찜이나 조림뿐이지 이렇게 생물을 굽는 건 없더라고요.
아하 그래? 이걸 도전해보려고? 밀가루까지 묻히고 복잡하다. 그냥 소금 팍 뿌려 두 시간 정도 절였다가 물에 씻어서 낡은 프라이팬에 기름 없이 넣고 아주 약한 불에 뚜껑 닫고 하염없이 구우면 노릿노릿되는데.
그래도 이거대로 해보게씀돠~
우아 엄마 피가 너무 많다. 우선 피부터 닦아내야겠어.
그래. 그거 보통 일 아닐 게다.
냄새 정말 많이 나네.
으, 작은 거 사 왔는데 와서 보니 이리 크냐.
무시무시하다.
그치. 고등어 냄새는 유명하지. 고생 좀 할 게다.
넵. 그래도 합니다. 이거 살아있는지 팔딱 뛰는 느낌입니다.
여기 싱싱한 고등어 많은데 성공하면 고등어 자주 해 먹으려고요.
그래. 등 푸른 생선 영양가 좋으니 자주 해 먹어라.
우리나란 요즘 고등어 비싸. 옛날엔 쌌는데.
여기 큰 거 두 마리 무게 재고
4.8 유로인가 내라더니
내장 빼달라하니까 내장 빼고 나서
다시 무게를 재고 3.8 유로만 내라했어요.
오호. 내장 뺀 만큼 돈을 덜 내?
신기하네. 여하튼 잘 해봐라.
넵. 제가 성공해 보겠습니다.
피를 말끔히 씻어낸 후 대가리와 꼬리를 자르고~
짠~ 요렇게 예쁘게 되었습니다.
조심조심 칼을 들고 배를 반으로 가릅니다.
으~ 이 생선은 왜 이렇게 무시무시해요?
가시가 억세요. 으.
가시를 손으로 발라냅니다.
빼도 빼도 살살 만져보면 또 있네요.
거친 지느러미도 제거합니다.
이제 물에 깨끗이 닦아냅니다.
쏴아 쏴아 빡빡 빡빡
한 손으로 잘 쥐고 껍질에 붙은 막을 제거합니다.
쭈욱 잘 벗겨집니다.
나중엔 물에 넣어 조금 남아있는 막까지
깡그리 제거합니다.
(앗, 뒤늦게 발견. 바짝 깎은 손톱.)
이제야 좀 모든 게 깨끗하게 되었습니다.
키친타월에 올려놓고 손으로 토닥토닥 물기를 제거하고
소금을 살살 뿌려줍니다.
완벽히 정리된 고등어에 밀가루를 살살 뿌려줍니다.
올리브 오일을 두르고 밀가루 옷 입은 고등어를 투하합니다.
지글지글 자글자글 노릿노릿
맛있게 익어갑니다.
밥상이 차려집니다.
감동적으로 맛있습니다.
성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