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실 기미가 쏙 들어가 버렸다.
그러게 말이야.
첫눈 온날 내가 미쳤지 그때 왜 산책을 나가냐.
살얼음판에 미끌 넘어져서 팔이 똑 부러졌잖아.
운동을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 때문이야.
엄마 나 갈게. 이따 혹시 기미가 보이면 이걸 눌러요.
여긴 간병인 통합시스템이라 간병인이 상주하고 있어.
그 간병인 비용으로 일부러 하루에 만 육천 원씩 더 내는 곳이야.
미안해하지 말고 혼자 못할 것 같으면 꽉꽉 누르세요.
아, 내가 정말 힘들다. 엄마에게 내색할 수도 없고.
뭐라 할 말이 없네.. 언제 내려갈 수 있을 것 같니?
도와줄 사람을 쓸 수 있는 상황인가?
아 몰라. 오늘은 마음이 많이 그래. 괜히 막 눈물이 나오네. 그냥 그래.
만사 제치고 올라와서 이게 며칠째야 끝도 알 수 없고. 엄마에게 내색할 순 더더욱 없고 엉엉
정말 힘들겠다... 이것저것 다 챙겨야 할 테니...
도와줄 사람 쓰는 걸 연구 좀 해봐라.
오빠~ 걱정하지 마. 이제 마음 다스리기 했어. 사실 그렇게 힘들 것도 없어.
그냥 마음이 많이 울적해져서 어디 풀 데가 없어서 해본 소리야. 파이팅!
하하.. 역시 내 누나야... 꿋꿋하게 열정적으로.... 좀만 기둘려..
내가 가서 누날 도울 테니.. 그때까지만...
엄마~ 주방장이 정말 좋아하겠다. 식판 완전 초토화야.
이렇게 깔끔하게 싹싹 다 먹을 수 있을까? 하하
엄마~ 커피는 양치 후에 깔끔한 입으로.
그치그치 양치질 먼저 해야지.